꽃감독 또 꺾은 대투수 “다음엔 꺾일게요”

김은진 기자 2024. 8. 29. 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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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천중단 1시간 기다린 양현종
홈런 맞자 마운드 찾은 감독
“괜찮다” 설득 후 무실점
강우콜드로 10승째 수확
KIA 양현종이 27일 광주 SSG전 5회초 도중 마운드에 올라온 이범호 감독과 이야기하고 있다. 아래 사진은 4회말 비로 중단됐던 경기 재개를 앞두고 몸을 풀고 있는 양현종. KIA 타이거즈 제공



양현종(36·KIA)은 지난 27일 광주 SSG전에서 던지다 한 시간 이상을 쉬었다. 4회초 투구를 마친 뒤 4회말 무사 만루에서 경기가 비로 중단됐기 때문이다.

비가 잦아들면서, 52분 간 중단됐던 경기가 재개됐으나 KIA 타자들이 SSG의 바뀐 투수를 상대로 계속 안타를 쳤다. 타자일순까지 하는 사이, 양현종은 어깨를 식지 않게 하기 위해 애를 썼다.

4회에 KIA가 4-0으로 앞서 있던 경기는 5회초 시작할 때 10-0이 되어 있었다. 평범한 이닝과 이닝 사이에도 투수들은 예민한데, 양현종은 그렇게 한 시간 이상 간격을 둔 채로 5회초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정상적이진 않았다. 4회까지 쾌투를 펼쳤던 양현종은 5회 시작에 안타-안타-볼넷으로 무사 만루에 몰린 뒤 홈런을 맞았다. 이범호 KIA 감독이 직접 마운드로 향했다. 비는 내리고 있고 6점 차의 리드, 경기보다는 양현종의 상태를 보기 위함이었다.

괜찮은지 걱정하는 이범호 감독에게 양현종은 “괜찮다”고 답했다. 전처럼 서로를 끈질기게 설득하는 상황까지는 아니었지만, 양현종은 또 한 번 걱정하는 감독을 돌려보내고 자신의 이닝을 마무리했다. 내야안타 2개를 더 맞았지만 더는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쳐 약속을 지켰다.

6회초 시작하려던 순간 다시 폭우가 내리면서 32분을 더 기다린 끝에 이날 경기는 KIA의 강우콜드 승리로 끝났다. 양현종은 승리투수가 됐다.

양현종은 “비로 중단된 상황에서 팀이 크게 앞서 있었기 때문에, 중단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더 던지고 싶었다. 감독님이 마운드에 오셨을 때 별다른 얘기는 하지 않았다. 오래 쉬었기 때문에 계속 던지면 부상 올까봐 염려가 된다고 하셨다. 괜찮다고 대답했고 5회를 다 던졌다”며 “사실 괜찮을 것이라 생각하고 마운드에 올랐는데 1시간 정도 길게 쉬다 보니 조금 버거운 느낌은 있었다. 다음 등판에서 비슷한 상황이 발생하고 벤치의 교체 결정이 나면 그때는 따라야겠다. 좋은 경험이 됐다”고 말했다.

양현종이 비록 5이닝 강우콜드지만, 불펜 투수를 아예 등판하지 않을 수 있게 5회를 끝까지 책임지고 승리한 것은 KIA에 큰 에너지가 되었다.

양현종은 “시즌 초반 구상했던 선발 로테이션에서 나 혼자 남게 되었는데 당연히 부담을 느낀다. 그래도 어린 선수들이 기대 이상 잘 해주고 있어서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내 컨디션도 매우 좋은 상태는 아니지만 오늘을 기점으로 조금씩 끌어올려 시즌이 끝날 때까지 꾸준함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양현종은 이날 승리로 시즌 10승째를 거뒀다. 10년 연속 170이닝 투구에 도전하는 양현종은 149이닝을 던진 상태다.



광주 |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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