닿을 듯 멀어지는, 중년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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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득한 우주를 외로이 떠돌던 두 사람이 운명처럼 조우했다.
어릴 적 사고로 가족을 잃고 항공우주 과학자가 된 태섭과 평생 원망하던 아버지가 죽은 뒤 방황하는 지희.
연극은 강박적으로 감정과 주변 환경을 통제하는 태섭과 울컥 치솟는 감정을 참지 못하는 지희가 만드는 평행선을 통해 중년의 사랑과 성장을 그려낸다.
무대 바닥에는 대형 트레드밀 2개를 나란히 붙여 두 사람의 관계를 물리적으로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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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웅 24년만에 무대 복귀
아득한 우주를 외로이 떠돌던 두 사람이 운명처럼 조우했다. 어릴 적 사고로 가족을 잃고 항공우주 과학자가 된 태섭과 평생 원망하던 아버지가 죽은 뒤 방황하는 지희. 이들은 오랜 시간 홀로 견뎌야 했던 서로의 아픔을 들여다보며 사랑을 느낀다. 그러나 같고도 다른 상처는 두 사람을 끌어당기는 한편 밀어내기를 반복하게끔 한다.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U+ 스테이지에서 공연되고 있는 연극 ‘랑데부’의 이야기다. ‘만남’을 뜻하는 프랑스어인 랑데부는 두 개의 우주선이 같은 궤도로 만나 나란히 비행하는 것을 지칭하기도 한다. 연극은 강박적으로 감정과 주변 환경을 통제하는 태섭과 울컥 치솟는 감정을 참지 못하는 지희가 만드는 평행선을 통해 중년의 사랑과 성장을 그려낸다. 태섭 역은 영화 ‘신세계’ 등에 출연한 배우 박성웅과 최원영, 지희 역은 문정희와 박효주가 맡았다.
2인극인 이 작품 속에서 두 주인공은 마치 펜싱 경기를 벌이듯 날카로운 대사를 주고받으며 가까워지고 멀어진다. 이는 가로로 길고 폭이 좁은 런웨이 형태의 무대를 통해 긴장감 있게 연출됐다. 무대 바닥에는 대형 트레드밀 2개를 나란히 붙여 두 사람의 관계를 물리적으로 표현했다. 단출한 무대는 소품 하나 없이 색색깔 조명만으로 채색됨으로써 등장인물의 눈빛과 말투에 대한 집중도를 높였다.
서사는 다소 예측 가능한 방향으로 전개된다. 그러나 박성웅은 약 24년 만에 돌아온 이번 연극 무대에서 천진함과 중후함을 매끄럽게 오가는 입체적인 연기로 작품에 깊이감을 더했다. 문정희는 그와 상반되는 캐릭터의 발랄함을 잘 살려내며 “알고 있는 것과 느껴지는 것이 다른” 사랑의 감정을 효과적으로 풀었다. 다음 달 21일까지.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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