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카페] 백세시대 진정한 ‘카르페 디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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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네스북 최고령자인 스페인의 마리아 브라냐스 모레라 여사가 얼마 전 117세의 나이로 유명을 달리했다.
그래서 저 말은 현재의 삶을 즐기는 카르페 디엠이 아니라 건강을 위한 운동과 식습관에만 신경 쓰는 과소비 시대의 현대인을 의미한다.
식습관이건 운동이건 자신에게 적절한 방식을 채택해야 올바른 카르페 디엠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자연을 포함한 모든 사물에 대한 배려야말로 백세시대의 카르페 디엠을 선물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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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네스북 최고령자인 스페인의 마리아 브라냐스 모레라 여사가 얼마 전 117세의 나이로 유명을 달리했다. 그야말로 ‘백세시대’다. 그래서인지 인터넷에는 건강 정보가 넘치고 노년의 건강을 위한 방송 프로그램이 즐비하다. ‘카르페 디엠(Carpe diem)의 희열이 아니라 닥터 크노크(Dr. Knock)의 승리’라는 말이 있다. 여기서 ‘크노크’는 쥘 모랭의 희곡 ‘크노크 또는 의학의 승리’에 나오는 인물로 그는 질병이나 세균에 관한 이야기를 전달해 사람들을 병원으로 가게 만든다. 그래서 저 말은 현재의 삶을 즐기는 카르페 디엠이 아니라 건강을 위한 운동과 식습관에만 신경 쓰는 과소비 시대의 현대인을 의미한다.
솔직히 고백하면 필자도 예외는 아니다. 노년의 건강을 위한 운동과 식습관을 개선하려고 건강 정보를 찾아 헤맨다. SNS에서는 건강 지식 전도사들의 인기가 치솟고 있으며 구독자 수도 유명 연예인 못지않다. 유익한 정보를 무료로 접하다 보면 정성 들여 영상을 제작한 전문가들이 고마울 따름이다. 그러나 문제는 실행의 여부이며 더 중요한 것은 균형이다. 무엇이든 과하면 탈이 나는 법. 건강에 대한 지나친 집착이나 과잉 운동 역시 부작용이 따르기 마련이다. 식습관이건 운동이건 자신에게 적절한 방식을 채택해야 올바른 카르페 디엠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건강만이 아니다. 백세시대에는 여러 문제가 놓여 있다. 무엇보다 지구 온난화가 더욱 심각해질 거라고 한다. 다가오는 미래에는 여름뿐 아니라 봄과 가을까지 열대야가 이어질 거라는 예측 역시 두렵다. 숨 막힐 정도로 덥다가 갑자기 쏟아지는 폭우는 습기까지 더해져 한층 괴롭다. 곧 9월인데도 이처럼 기승을 부리는 무더위가 익숙하지 않지만 이런 날씨를 마냥 탓할 수만은 없다. 생태계의 파괴를 일으킨 주범이 누구인지 우리는 분명히 알기 때문이다.
매주 시행되는 아파트 단지의 분리수거 현장을 보면 지구를 쓰레기 공장으로 만드는 것 같은 죄책감이 들기도 한다. 넘치는 종이, 플라스틱, 캔, 스티로폼 등. 이런 것들이 처리될 장소를 잠시 상상해 보지만 어느새 다시 일회용품을 사용한다. 한국은 전 세계에서 택배 배달 시스템이 가장 발달한 나라인 것 같다. 힘든 장보기를 하지 않아도 스마트폰만 한번 클릭하면 다음 날 새벽에 물건이 도착한다. 신기하면서도 편리하다. 그런데 그만큼 쌓여 가는 일회용 포장지들 때문에 마음이 무거운 것도 사실이다.
올여름 혹독한 무더위를 겪으니 이런저런 생각이 많아진다. 에어컨을 온종일 틀고 있으면서도 내년에 닥칠 더위를 미리 걱정하곤 한다. 하지만 닥터 크노크의 승리처럼 카르페 디엠을 누리지 못한 채 미래를 걱정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지금이야말로 자연을 위한 배려가 무엇인지 고민할 때다. 자연을 포함한 모든 사물에 대한 배려야말로 백세시대의 카르페 디엠을 선물해 줄 것이다. 나의 건강뿐 아니라 존재하는 모든 것에 대한 배려를 통해 지금 이 순간을 누리는 그런 카르페 디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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