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전하며 배터리 진단 ‘스마트 충전기’ 보급, 내년 4배가량 늘린다
전기차와 배터리를 만드는 기업이 안전 기술 연구·개발(R&D)을 늘리고, 안전 관련된 영역에선 정보 공개도 확대하는 등 기업 몫도 중요하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과 포비아(불안)가 겹친 상황 속에서 정부가 전기차 전환을 위해 제도·인프라를 뒷받침해도 소비자가 당장 사용해야 하는 전기차, 배터리 ‘제품’의 안전에 대한 신뢰가 없다면 시장 확대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전기차의 ‘두뇌’ 역할을 하는 배터리 관리시스템(BMS), 안전과 성능을 모두 개선할 수 있는 전고체 배터리, 화재예방형 충전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개발이 이어지고 있다. 자동차 기업이 가장 공을 들이는 건 BMS다. BMS는 배터리셀 전압, 온도 등 화재나 오작동 원인을 규명할 수 있는 핵심 정보를 담아 ‘블랙박스’ 역할을 한다. 그러나 배터리 바로 옆에 붙어 있어 화재 때 훼손 위험이 컸다. 향후 클라우드(가상서버) BMS 기술을 고도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대차·기아도 지난 15일 향후 클라우드 서버와 전기차를 연계한 배터리 진단 시스템을 더 빠르게 개발하겠다고 했다.
배터리 제조사들도 투자를 늘려 화재 위험을 낮춘 배터리 제조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대표적인 게 ‘Z스태킹’이다. 분리막을 지그재그 방식으로 쌓아 화재를 유발할 수 있는 양극과 음극의 접촉을 원천적으로 줄이는 기술이다. 화재 위험이 있는 액체 전해질 대신 고체 전해질을 사용한 ‘전고체 배터리’에 대한 투자도 늘고 있다.
정부도 충전 중 전기차의 배터리 정보를 수집·분석해 배터리 상태를 진단 및 모니터링할 수 있는 ‘화재예방형 스마트제어 충전기’ 보급을 올해 2만기에서 내년 9만1000기로 4배가량 늘리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가장 큰 관건은 전기차 제조사, 배터리 기업, 충전 인프라 업체 등이 갖고 있는 전기차와 배터리 관련 데이터 정보를 제대로 공유하는 것이라 지적한다. 각 기업은 이 정보가 ‘영업비밀’이라고 간주해 외부에 잘 개방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차량에서 배터리 위치나 소재, 성분 등이 화재 진화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만큼 ‘안전’ 관련 핵심 정보는 담당 부처가 중개해서라도 빠르게 소통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민경덕 서울대 기계공학부 교수는 “자동차 BMS가 확인한 이상 징후를 개인(차량 소유자)뿐 아니라, 소방관제센터나 아파트 관리실 등에 동시에 보내서 다각도로 대응할 수 있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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