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조직 단면 2억장 AI가 학습해 ‘3차원 지도’
“인간의 기억 형성 과정과 신경 질환 발병 원인을 밝혀내기 위해, 뇌 조직 단면 이미지 2억장을 AI로 재구성해 3차원 뇌 지도를 만들었습니다.”
지난 27일 구글이 한국을 찾아 자사의 최신 인공지능 연구 성과를 공유했다. 널리 알려진 생성형 AI를 활용한 검색, 이미지 생성 등이 아닌 의료와 과학기술 위주의 프로젝트다. 이날 인간 두뇌의 작동 원리를 연구하는 리지 도프만 구글 리서치 그룹프로덕트 매니저는 “현재는 1㎣에 불과한 대뇌피질의 세포 연결을 분석하는 단계에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860억개에 달하는 뇌 뉴런 세포 전체의 연결 구조를 밝히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오픈AI 등 빅테크들이 AI를 활용해 기후변화, 뇌 구조 분석, 신약 개발 같은 ‘인류의 난제’에 도전하고 있다. 이들은 자사 AI 인프라와 자금력을 기반으로 세계 유명 대학 및 연구소와 협력해 그동안 인류가 해결하지 못한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고자 한다.
◇빅테크가 의료 AI 연구하는 이유
빅테크의 AI 연구 중 대표적인 건 ‘인간 연구’다. 구글은 자사의 대규모 AI 언어 모델(LLM) ‘제미나이’에 흉부 X선 영상이나 CT(컴퓨터 단층 촬영) 사진, 수술 영상과 심전도 신호, 유전체 정보 같은 각종 의료 데이터를 대거 학습시켜 의료 현장용으로 특화한 ‘메디-제미나이’ 개발 성과를 소개했다. 로리 필그림 구글 리서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는 “메드-제미나이가 작성한 흉부 X선 분석 보고서와 의사가 작성한 보고서를 블라인드 테스트로 비교한 결과, 평가자(전문의) 중 72%가 제미나이의 분석이 동등하거나 우수하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빅테크가 의료용 AI 기술에 집중하는 것은 텍스트 외 이미지와 소리, 영상까지 분석할 수 있는 멀티모달 AI 기술이 시각, 촉각, 후각, 청각 등 오감을 총동원해 병을 진찰하는 의료 행위에 가장 잘 쓰일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 있는 인간 두뇌의 작동 원리 역시 AI 기술로 연구하고 있다. 지난 5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에 게재되며 기존에 보고되지 않은 새로운 신경세포 간 연결 유형을 찾아내 학계의 주목을 받은 ‘커넥톰’ 연구다. 커넥톰은 뇌 속 신경세포의 연결을 분석한 회로도를 뜻하는데, 구글 리서치는 10년 전부터 이를 연구하는 ‘커넥토믹스’ 연구팀을 구성하고 하버드대학 연구진과 함께 뇌 속 모든 신경세포와 시냅스, 혈관 배치를 추적해 3차원 모델로 구성하는 연구를 지속해 왔다.
◇기후변화 대응·신약 개발도 AI로
빅테크들은 당장 돈이 되지 않더라도 앞으로 기술 필요성과 성장 가능성이 큰 분야에 대한 AI 연구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세계 AI 반도체 시장을 장악한 엔비디아는 이달 태풍을 더욱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기상예보용 생성형 AI 모델 ‘스톰캐스트’를 공개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전 세계 날씨와 대기오염을 1분 내에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AI 모델 ‘오로라’ 개발 논문을 올 6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온라인판에 공개했다.
연구·개발과 임상에 최소 수년이 소요되는 신약 개발도 AI 기술 활용이 주목되는 분야다. AI를 통해 모든 실험을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돌리면 신약 개발 기간을 대폭 단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엔비디아는 유전자(DNA) 서열 분석과 단백질 구조 예측 등에 특화된 신약 개발용 AI 플랫폼 ‘바이오네모’를 개발해 올 초 공개했다. 오픈 AI는 지난 4월 모더나와 손잡고 신약 개발을 지원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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