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냐 명예냐, 하나만 택해야 한다면?… 몰입감 높은 법조 드라마
SBS ‘굿파트너’ 가족의 가치 질문
가족이냐, 명예냐. 둘 중 하나만 가질 수 있다면 당신의 선택은 무엇일까. 최근 지상파와 케이블TV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드라마 ‘굿파트너’(SBS)와 ‘유어 아너’(ENA)가 이 저울질하기 어려운 질문을 던진다.
‘굿파트너’에선 이혼 소송 전문 스타 변호사 장나라(차은경 역)가 가정사에 소홀하다는 이유로 남편에게 이혼을 요구받는 모순적 상황에 처한다. ‘유어 아너’의 존경받는 판사 손현주(송판호 역)는 아들이 저지른 범죄를 은폐하기 위해 신념과 정의를 내버린다. 두 작품 모두 장르상 법정 드라마로 분류되지만, 정작 카메라는 이 가족들이 연루된 도덕적 딜레마를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집중한다. 법정 드라마 특유의 통쾌한 승리나 편견을 뒤집는 판결 같은 건 보이지 않는다.
주인공들은 끊임없이 선택의 기로에 내몰린다. ‘굿파트너’ 장나라는 평소 ‘이기는 게 진실’이며 ‘의뢰인의 입장에서 사고하고 행동하라’고 주장해 왔다. 그런데 자신의 이혼 소송에서도 이기기 위해 어떤 상황이든 감내할 수 있을까. 그는 양육권을 가져오려고 남편의 불륜을 고발하려다가 아이가 입을 마음의 상처를 걱정한다. “아이들은 다른 사람의 잘못을 자기 잘못으로 돌리고 어른들은 자기 잘못을 남한테 돌린다. 어른의 사과에는 늘 조건이 붙고 진심이 없다”는 내레이션에서 극은 절정으로 향한다. 지난 24일 방송된 9회 시청률(닐슨 전국 기준)은 전국 17.2%, 순간 최고 시청률 20.1%까지 치솟았다. 자신을 배신한 이들에게 반쪽짜리 사과라도 받고 싶다는 장나라의 떨리는 목소리와 딸에게 건네는 “엄마가 미안해”라는 대사가 주제를 압축한다.
‘존경하는 재판장님’이란 뜻의 ‘유어 아너’는 악이 악과 손잡을 때 얼마나 추악해지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이스라엘 원작 드라마를 리메이크한 작품. 손현주는 자신의 아들이 낸 뺑소니 사고에 ‘권력 위의 권력’이자 조직 보스인 김명민(김강헌 역)의 아들이 죽게 되자 죄를 덮으려 한다. 처음에는 아들에게 “정면으로 맞서라”더니 상대가 김명민인 걸 알고는 “죄책감에 괴로워하는 건 도움이 안 된다”면서 은폐를 주도하고 살인까지 저지른다. 심지어 김명민과 만난 자리에서 자신의 직책을 앞세워 거래를 시도한다. 살인 수배범인 김명민의 또 다른 아들을 “무죄로 만들어주겠다”고 한다. 그리고 김명민을 잡을 ‘더 큰 권력’을 등에 업기 위해 청와대 정무수석 자리를 노린다. 그 사이 경찰·법원과 범죄 조직이 결탁하고, 정치인들이 곳곳에 줄을 대는 모습이 세밀히 그려진다. 범죄자가 된 손현주와 이에 복수하는 재력가이자 범죄 집단 보스인 김명민이 만들어내는 팽팽한 에너지가 터질 듯하다. ‘연기 차력 쇼’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팬들을 사로잡더니, 케이블TV에서 4회 만에 평균 시청률 4.3%까지 올랐다. 제작진은 “가족을 위해 무엇을 하고, 그 행동에 어떤 책임을 지는지에 관한 이야기”라면서 “법이 항상 정의로울 수만 없다는 점도 묘한 공감을 주는 것 같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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