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숨 고르기

이홍렬 기자 2024. 8. 29.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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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선 16강전 제1국 <흑 6집반 공제·각 3시간>
白 미위팅 九단 / 黑 변상일 九단

<제1보>(1~14)=출전자 24명은 LG배 우승을 향한 똑같은 소망을 품고 출발했지만 여기까지 걸어온 길은 모두 다르다. 변상일(27)은 전년도 준우승자로 무혈 입성한 케이스. 반면 미위팅(28)은 치열한 중국 내 선발전을 뚫고 본선 땅을 밟았다. 두 기사는 나란히 시드를 받아 16강에 직행, 8강 한 자리를 놓고 다투게 됐다.

변상일은 춘란배를 보유한 현역 세계 챔피언이고 미위팅은 두 차례나 메이저 정상을 정복한 강펀처다. 그야말로 ‘링이 꽉 차는’ 느낌이 드는 빅 매치다. 중량(重量)급 대결답게 이 바둑은 무려 330수에 이르는 난타전으로 이어져 관전객들을 열광시켰다. 대국 당시 자국 순위는 변상일이 3위, 미위팅은 14위.

하지만 초반 출발은 평온하다. 발톱을 숨기는 것인지 모른다. 12는 ‘가’와 맞보기의 곳. 참고 1도처럼 둔 실전례도 많다. 12면 13은 당연한 선택. 14로는 참고 2도 1, 3의 상용 수법을 들고나올 수도 있으나 참았다. 역시 격전에 대비한 숨 고르기일까. 14의 걸침에 대한 응수가 이 바둑이 나갈 방향을 결정할 조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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