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2027년부터 全 차종에 하이브리드 내놓는다

이영관 기자 2024. 8. 29. 00:3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현대차, 중장기 전략 발표

현대차의 고급 브랜드인 제네시스가 2027년부터 모든 차종에 하이브리드 모델을 내놓는다. 지난 2021년 제네시스는 하이브리드를 건너뛰고 2025년부터 100% 전기차와 수소차만 출시하겠다고 발표했었다. 그래서 현대차는 그동안 그랜저·싼타페 등 현대차 브랜드를 단 차들만 하이브리드를 생산해 판매해왔다. 하지만 3년 만에 이 계획을 수정하고 거의 모든 차종에 하이브리드 전환을 우선적으로 추진하기로 한 것이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이 장기화할 경우까지 대비해 전기차 전환의 징검다리로 활용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를 강화하겠다는 전략적인 판단도 이날 발표의 한 배경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28일 장재훈 사장 등이 참석한 ‘CEO 인베스터 데이’를 열고 현대차와 제네시스의 중장기 전략 ‘현대웨이’를 발표했다. 하이브리드 외에 이날 현대차는 캐즘에 대응하기 위해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Extended Range Electric Vehicle)’도 2027년 미국과 중국에 출시하기로 했다. 기본적으로 전기차이지만 발전기 역할을 하는 가솔린 소형 엔진이 배터리를 충전해, 한 번 완충으로 최대 900㎞까지 달릴 수 있다.

28일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서울 호텔에서 열린 '2024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장재훈 현대차 사장이 2027년부터 고급 브랜드인 제네시스의 전 차종에 하이브리드를 도입하는 계획을 포함한 중장기 전략 '현대웨이'를 발표하고 있다. /뉴스1

◇하이브리드 전면에

현대차는 현재 글로벌 시장에 판매 중인 하이브리드 차종을 7종에서 총 14종까지 늘리겠다고 이날 발표했다. 지금은 아반떼·쏘나타·그랜저 등 현대차 브랜드 7종만 판매 중이다.

여기에 제네시스 하이브리드로 세단인 G80, SUV인 GV70, GV80 등이 우선 추가된다. 현재 개발 중인 전기차 GV90과 판매 중인 전기차 GV60은 제외다. 제네시스 하이브리드는 국내는 물론 미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도 렉서스 하이브리드와 치열하게 경쟁하게 될 전망이다. 글로벌 고급차 시장에서 제네시스가 빠르게 성장했지만, 최근에는 하이브리드 부재가 약점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또 현대차 브랜드에서는 내년 초 준대형 SUV인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가 출시될 예정이다. 특히 현대차는 이 차를 시작으로 현재 전기차에만 적용된 V2L(Vehicle to Load) 기능을 모든 하이브리드에서도 쓸 수 있게 상품성을 높일 계획이다. 차에서 전기를 빼내 외부 전자 장치를 작동시킬 수 있는 기능으로, 캠핑 등 야외 활동에 요긴해 소비자 수요가 높다.

현대차가 기존 전략을 고치면서까지 하이브리드를 전면에 내세운 것은 최근 글로벌 주요 기업들의 성적표를 하이브리드가 좌우하고 있기 때문이다. 충전이 불편하고 차 가격도 내연차보다 더 비싼 전기차 대신 친환경적이면서 편리한 하이브리드에 소비자들이 몰리고 있다.

그래픽=백형선

◇900㎞ 달리는 새 전기차

이날 현대차가 발표한 또 하나의 무기 ‘EREV’는 해외시장이 타깃이다. 휴대용 충전기를 차에 넣은 것처럼 배터리를 충전하는 엔진이 있어, 한 번 충전하면 900㎞를 달릴 수 있다. 전기차 수요가 많은 미국과 중국 시장에 내놓는다. 아직 한국 출시는 계획이 없다. 현대차 싼타페와 제네시스 GV70 같은 중형 SUV에 우선 적용할 계획이다.

전기차 원가의 40%를 차지하는 배터리 용량을 전기차의 70% 수준으로 줄이는 만큼 순수 전기차보다는 저렴하게 가격을 책정할 계획이다. 현재 시장에서 전기차는 보조금을 빼면 동급 내연차보다 30~40% 안팎 비싸다. 하이브리드는 내연차보다 10%,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20% 안팎 더 가격이 높게 책정돼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가격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수준으로 책정할 예정”이라고 했다.

◇전기차 전략 후퇴 없다

현재 전기차 수요가 주춤한 캐즘이 한창이지만, 현대차는 제네시스까지 포함한 전기차 판매 목표를 2030년 글로벌 200만대로 지난해와 똑같이 유지했다. 전기차 포함 전체 판매 목표는 555만대다. 캐즘 속에서도 장기적인 전기차 개발 속도는 늦추지 않겠다는 것이다.

현대차는 또 내년부터 3년간 매년 순이익의 35% 이상을 배당과 자사주 매입 후 소각 등을 통해 주주에 돌려주기로 했다. 또 자율주행차 파운드리 사업도 시작한다. 자율주행 소프트웨어(SW) 기업들이 자율주행 SW를 만들어 오면 현대차가 차량을 만들어주는 방식이다.

현대차는 앞으로 10년 동안 이 같은 전략을 실행하기 위해 120조5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했다. 장재훈 사장은 “현대웨이는 불확실한 시장 환경 속에서 지속 가능한 리더십을 확보하기 위한 현대차만의 유연한 대응 체계로 시장에 기민하게 대응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