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 찍고 올라왔다 8월 Mr.제로

배재흥 기자 2024. 8. 29.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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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박상원, 마무리 반납·2군행 등 마음고생 뒤
리그 유일 ‘8월 ERA 0.00’ 부활 성공
5개월만에 S “감독·코치님 믿음덕분”
한화 박상원이 지난 25일 잠실 두산전에서 이닝을 끝낸 뒤 포효하고 있다. 한화 이글스 제공



박상원(30·한화)은 올해 다섯 경기 만에 마무리 보직을 반납했다. 첫 5경기에서 평균자책 6.75로 크게 흔들렸다. 그를 대체할 주현상이 있긴 했지만, 박상원의 예상치 못한 부상으로 한화 불펜은 시즌 초반 삐걱댔다. 박상원은 추격조에서도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전반기에만 4, 5월 각 한 번씩 2군에 다녀왔다. 5월까지 평균자책이 9.00에 달했다. 지난해 55경기 5승3패 16세이브 평균자책 3.65를 기록한 박상원은 나쁜 의미로 1년 새 전혀 다른 투수가 됐다.

팀에 도움이 되지 못했던 박상원 스스로도 마음고생이 심했고 이 마음이 조금 과하게 발현돼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박상원은 지난 6월5일 수원 KT전에서 12-2로 넉넉하게 앞선 8회말 등판해 아웃 카운트를 잡을 때마다 격하게 세리머니했다. 의도와 관계없이 KT 선수들을 자극했고, 경기 뒤 벤치클리어링이 벌어졌다. 지난 시즌 훨씬 터프한 상황도 경험했던 박상원은 10점 차 리드를 지켜낸 것에 세리머니를 할 만큼 마음이 조급했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박상원을 롱릴리프로도 활용하며 ‘선수 살리기’에 나섰다. 박상원은 지난달 13일 대전 LG전에서 조기 강판당한 김기중에 이어 2회초 2사에 등판해 3.1이닝을 실점 없이 막았다. 프로에서 가장 긴 이닝을 소화하며 감각을 끌어올린 박상원은 그 후 서서히 자신감을 되찾았다. 8월 들어선 한화뿐 아니라 리그에서 손꼽는 불펜 투수로 부활했다.

박상원은 이달 12경기(13.2이닝) 1승 5홀드 1세이브를 기록 중이다. 지난달 23일 삼성전부터 16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8월 10이닝 이상 던진 투수들 가운데 평균자책이 0.00인 투수는 박상원이 유일하다. 이닝당출루허용률(WHIP)은 0.66, 피안타율도 0.111로 안정적이다. 김 감독과 양상문 투수코치의 믿음을 바탕으로 자신감을 회복한 것이 반등 원동력이다. 그는 지난 25일 잠실 두산전에선 2-1로 앞선 8회말 등판해 2이닝 무실점 역투로 팀 승리의 마침표를 찍었다. 5개월 만에 세이브를 수확한 박상원은 “감독님과 코치님이 늘 자신감을 주시는 말들을 해주신다”고 공을 돌렸다.

한화는 후반기 막판까지 치열한 5강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7, 8, 9회를 책임질 승리조가 이전보다 선명해진 것도 ‘푸른 한화’ 상승세의 원동력이다. 그 역할을 이젠 좋은 의미로 전혀 다른 투수가 된 박상원이 하고 있다. 그는 지난 27일 사직 롯데전에서도 1-0으로 앞선 7회말 등판해 1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한때 9점대까지 치솟았던 평균자책은 5.05까지 떨어졌다. 박상원이 자기 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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