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리딩방 조직 ‘내부 자료’ 단독 입수…조직원 ‘사실상 감금’

최인영 2024. 8. 28.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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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 KBS가 단독 보도한 '캄보디아 리딩방 사기 사건'의 후속 보도입니다.

취재진은 이 캄보디아 리딩방 사기조직의 내부 자료를 입수했습니다.

USB에 담긴 화일 형태의 자료엔 이들이 어떤 수법으로 피해자들로부터 돈을 뜯어냈는지가 담겨있었습니다.

이 사건 취재한 최인영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조직 내부자가 KBS에 조직의 내부 자료를 넘겼다고요.

어떤 내용이 담겼습니까.

[기자]

이 조직 내부자가 사기 조직 제보를 위해 몇 달 동안 모은 자료인데요.

취재진은 이 제보자로부터 이 자료를 USB 형태로 넘겨받았습니다.

내부자가 건넨 USB에는 모두 9개의 파일이 들어있었는데요.

중국인 총책 지시 내용, 피해자와 대화할 때 사용할 사기 대본, 피해자 명단까지 조직 운영에 필요한 모든 자료가 있었습니다.

저희 취재진은 이 자료를 기반으로 조직 운영 방식과 사기 수법을 재구성해봤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 자료를 봤더니, 사기 조직이 사실상 조폭식으로 운영이 됐다고요?

[기자]

네, 조직원들은 엄격한 통제 속에서 생활했습니다.

한국인들은 매일 건물 20층 숙소에서 4층에 있는 사무실로 출근했는데, 중국인 조직원의 지시에 따라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지시는 피해자들에게 어떤 식으로 연락을 하고 어떤 종목을 추천하라는 식으로 구체적이었는데요.

음성을 함께 들어보시죠.

[중국인 조직원/음성변조 : "오전에 이 상품을 추천하지말고 오후에 나가는 배당 건을 추천해서..."]

[조직원-피해자 간 실제 통화 : "목표 수익률은 300~350% 보고 있어요. 회원님도 수익 보셔야죠. (그렇게 큰 수익 보는 거도 지금 저도 얼떨떨 한데...)"]

[앵커]

조직원들은 사실상 감금상태였다던데요?

탈출할 수가 없었나요?

[기자]

네, 실제로 처음엔 자발적으로 간 조직원들도 사실상의 감금 상태로 지냈습니다.

KBS가 어제 보도한 영상 잠시 다시 보시죠.

저렇게 건장한 남성들이 하나밖에 없는 입구를 지키고, 출입을 허가받은 사람들만 출입을 시켰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 외출은 가능했지만, 일과 중엔 휴대전화를 압수당했고, 여권 사본도 제출한 상태라 완전한 탈출은 불가능에 가까웠습니다.

내부자 이야기 들어보시죠.

[조직 내부자/음성변조 : "그냥 휴대전화 되는 교도소라고 생각합니다. 전기 충격기나 다들 총을 차고 있어가지고 그런(탈출) 시도는 생각하지도..."]

[앵커]

그럼 이 조직원들, 피해자에겐 처음에 어떻게 접근한 겁니까?

[기자]

우선 이 조직은 페이스북이나 구글 광고를 통해 피해자들을 끌어 모았습니다.

무료로 주식 분석을 해준다는 내용의 광고를 누르면 바로 이 조직이 운영하는 네이버 밴드 대화방으로 초대되게끔 한 겁니다.

또 이들이 갖고 있던 개인정보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해서 피해자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피해자들을 모은 뒤에는 담당자를 한 명씩 정해서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앵커]

단순히 밴드방에 초대됐다고 해서 무턱대고 큰 돈을 맡기기는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어떤 수법이 있었나요?

[기자]

피해자들에게 접근한 다음엔 '신뢰 형성' 단계가 있었습니다.

피해자들이 가지고 있는 주식 종목을 알려주면, 조직이 영입한 주식 전문가가 분석을 해준 건데요.

알려준 대로 따라 하니 수익이 조금씩 났고, 믿음이 생겼다는 게 피해자들의 이야깁니다.

[A 씨/리딩방 사기 피해자/음성변조 : "인간적인 어떤 그런 관계를 맺으려고 해요. '이모님'한다든지, '식사는 하셨냐'..."]

[B 씨/리딩방 사기 피해자/음성변조 : "처음에는 주식을 어떤 거 사라고 알려줘요. 사면은 분명히 그게 더 올라요."]

[앵커]

주식 앱까지 가짜로 만들었다면서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본격적인 갈취를 위한 단계였는데요.

정상적인 주식 거래 앱처럼 보이지만, 조직이 만든 가짜 앱입니다.

내부자 이야기 들어보시죠.

[조직 내부자/음성변조 : "관리자 페이지에서 시간을 따로 조작을 해가지고 30% 수익이 나게끔 만든 다음에..."]

이렇게 피해자들은 앱을 통해서 주식을 사고 팔 수 있었고, 투자 수익률도 표시됐지만 모두 조직원들이 관리자 페이지로 조작한 내용이었던 겁니다.

이들의 입금액이 앱상에는 나타나기도 했지만, 사실은 모두 조직의 대포통장으로 넘어간 거였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피해자들에게 수천만 원, 수억 원까지 뜯어낸 조직은 결국 마지막엔 연락을 끊고 잠적했습니다.

[앵커]

피해 금액도 크고, 무엇보다 피해 예방이 중요할 거 같은데요.

이를 위해 웹 페이지도 만들었다면서요?

[기자]

네, 저희 취재진은 이번 취재 내용에서 확보된 조직 내부 자료와 음성 파일로 웹 페이지를 만들었습니다.

스크롤을 내리고 직접 클릭을 하며 보실 수 있는 인터랙티브 뉴스 페이지인데요.

KBS 뉴스 홈페이지에 들어가시면 보실 수 있습니다.

한번씩 보시면서 지금 내가 비슷한 상황에 처해있다고 생각이 되시면 경찰이나 금융감독원에 신고하시는 거도 좋을 거 같습니다.

촬영기자:김경민 정준희/영상편집:한찬의 송화인

캄보디아의 [내부자들]: 불법 리딩방 의 비밀
https://news.kbs.co.kr/special/cambodia/index.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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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영 기자 (inyou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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