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에서' 감독 "윤계상·박지환, 실없는 얘기 하는 모습 좋았다" [인터뷰]

정한별 2024. 8. 28. 22:5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 선보인 모완일 감독
"소시민의 삶 무너지는 얘기 하고 싶었다"
모완일 감독이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넷플릭스 제공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 커다란 나무가 쓰러졌다. 쿵 소리가 났겠는가, 안 났겠는가.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 속 내레이션이다. 심오한 메시지를 담고 있는 작품이지만 촬영 현장 분위기가 마냥 어둡진 않았다. 모완일 감독은 배우 윤계상과 박지환이 실없는 얘기를 주고받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고 했다.

모완일 감독은 지난 27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넷플릭스 시리즈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는 한여름 찾아온 수상한 손님으로 인해 평온한 일상이 무너지고 걷잡을 수 없는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서스펜스 스릴러다.

모 감독은 '미스티' '부부의 세계' 등의 드라마로 연출력을 뽐낸 바 있다. 이번 작품과 관련해서는 어떤 부분을 특히 신경 썼을까. 모 감독은 "모텔과 펜션이 도심이 아니라 자연에 있었다. 야외에서 찍든, 세트에서 찍든 봤을 때 '자연과 야외의 공기를 접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그러면서 조명 감독의 실력이 작품에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작품은 김윤석 윤계상 고민시 등 화려한 출연자 라인업으로 시선을 모았다. 모 감독은 "김윤석 배우님이 첫날부터 마지막 날까지 잘 해줬다. (촬영을) 즐기는 느낌도 있었다. 현장을 잘 안 떠나고 스태프 막내들과 논다. 현장에 애정이 느껴져서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숲속이라 경치도 좋지 않나. 김윤석 배우님이 본인 장면을 찍고 노는데 결과물은 좋으니 배우들이 짜증 냈다. 경력이 갖고 있는 힘, 그리고 집중력은 무시할 수 없는 것 같다"고 김윤석을 칭찬했다.

윤계상과 박지환의 호흡은 힐링의 시간을 안겼단다. 모 감독은 두 사람에 대해 "형, 동생 사이지만 딱 보면 친한 친구 느낌이다. 들어 보면 실없는 얘기들을 하고 있다. 보기 좋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두 분 신은 디렉션이 제로였다. '어떻게 하실 거예요?' 한 다음에 바로 촬영했다. 보기 좋아서 그렇게 한 건데 두 분은 좋았다고 했다. 대본에 있는데 애드리브처럼 느껴질 정도로 호흡이 잘 맞더라"고 전했다.

고민시 역시 모 감독을 감탄하게 만들었다. 모 감독은 "촬영 전에는 '나랑 민시만 잘하면 되겠다' 했다. 그러다가 한 달 뒤에는 '나만 잘하면 되겠다' 싶었다. 민시씨 걱정은 하나도 안 되더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또한 "(작품이) 오픈되면 성패를 떠나 고민시가 전혀 다른 평가를 받게 될 것 같았다. '한 단계 높은 평가를 받겠다'는 생각이었다. 압도적이고 잘 준비된 연기를 했다"고 밝혔다.

모완일 감독이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의 배우들을 칭찬했다. 넷플릭스 제공

윤계상은 캐릭터가 나이를 먹은 모습까지 직접 소화했다. 이를 위해 무려 14kg을 감량했다. 모 감독은 윤계상의 노인 연기와 관련해 분장, CG에 공을 들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상준(윤계상)이 극 중에서 60대 초반이다. 요즘 60대 초반의 사람들을 보면 상준보다 젊어 보인다. 그런데도 '상준이 겪었을 시간을 생각해 보면 저것보다 더 늙고 힘들어 보여야 할 것 같다'는 의견이 있다. 윤계상 배우가 연기를 정말 처절하게 잘했다"고 이야기했다.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에는 잔인한 장면도 등장한다. 이와 관련해 모 감독은 "자극적인 장면이 잠깐 나오긴 한다. 고민이 있었다. 그런데 비주얼적인 충격 없이 가면 시청자들은 '뭘 그렇게 유난이야'라고 생각할 수도 있었다. 인물이 트라우마에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를 시청자들이 알길 원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작품에 살인 행위 장면은 담기지 않았다. 모 감독은 "난 살인 과정 장면을 무서워한다. 진짜 공포는 비주얼적 쇼크가 없어도 가능하다. '무서운 걸 적나라하게 보여주지 않아도 무서우면 얼마나 좋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 작품의 영제는 개구리라는 뜻의 '더 프로그(The Frog)'다.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는 맞아 죽는다'는 말을 떠올리게 만든다. 작품에는 악인 탓에 인생이 풍비박산 난 인물의 모습이 담긴다. 모 감독은 "평범한 소시민의 삶이 무너지는 얘기를 하고 싶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울림이 전달되는지 아닌지, 우린 그걸 들었는지 아닌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길 원했다"고 작품의 메시지를 설명했다.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는 지난 23일 공개됐다.

정한별 기자 onestar101@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