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만의 10승-20세이브, KT 박영현 “2사 만루 오스틴, 무조건 정면 승부 생각했다”
KT 박영현이 KBO 역대 10번째 한 시즌 ‘10승-20세이브’ 기록을 세웠다. 2004년 현대 조용준의 10승 34세이브 이후 20년 만의 기록.
28일 잠실 LG전, 4-4 동점이던 2사 만루 최대 위기에서 박영현이 마운드에 올랐다. 상대는 올 시즌 타점 1위 오스틴. 안타 하나면 완전히 승기를 내줄 수 있는 위기에서 박영현은 초구부터 연달아 강력한 직구를 던져대며 상대를 압박했고, 4구째 150㎞ 직구로 1루 파울 플라이를 잡아냈다. 박영현은 9회에도 그대로 마운드에 올라 문보경, 최원영, 홍창기를 손쉽게 삼자범퇴로 돌려세웠다.
4-4 동점으로 맞이한 연장 10회초, KT는 선두타자 오윤석이 3루 쪽 강한 타구로 내야안타 출루에 성공했고, 로하스의 안타로 만든 2·3루 기회에서 장성우가 상대 전진 수비를 가볍게 뚫어내는 안타로 결승점을 올렸다. 10회말 등판한 우규민이 실점 없이 마지막 이닝을 막아내면서 박영현의 구원승이 결정됐다. 이날 전까지 구원으로만 9승을 거뒀던 박영현이 시즌 10승을 채웠다. 세이브는 진작에 20세이브를 넘어 21세이브를 기록 중이었다. KT는 이날 승리로 이번 시즌 연장 승부 11승 2패, ‘연장전 극강’을 이어갔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박영현은 “마무리 투수로서 세이브에 더 욕심을 냈는데, 중요한 상황에서 위기를 막고 팀도 이기는 구원승도 짜릿한 것 같다”며 “10승까지 올 줄은 몰랐는데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2사 만루에서 오스틴을 직구 4개로 잡아낸 것에 대해서는 “무조건 정면 승부를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성격상 빠른 카운트에서 승부하는 걸 좋아하기도 하고, 어떻게든 막아야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오히려 더 정면 승부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오스틴은 이날 박영현의 빠른공에 좀처럼 대응하지 못했다. 볼 카운트 1-1에서 3구째 직구를 맞혔지만 파울이 됐다. 박영현은 “타이밍이 늦는 걸 보면서 ‘이겼다’ 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더 자신감 가지고 던질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안 좋은 기억’을 남겼던 LG 상대라 이날 기록의 의미가 더 각별했다. 지난 한국시리즈 2차전, 박영현은 4-3으로 앞서던 8회말 LG 박동원에게 역전 2점 홈런을 맞았다. 1차전 승리에 이어 연승을 노리던 KT의 기세가 그 한 방에 꺾였다. 박영현은 “솔직히 (LG는) 안 좋은 기억밖에 없었는데, 그런 상황에서도 이겨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며 “그렇게 올라기니 오히려 ‘한 번 맞으면 되지’ 싶어서 더 전력으로 던졌던 것 같다”고 말했다. 박영현은 이날 9회 박동원을 만나서도 4구 연속 직구만 던져 외야 뜬공으로 처리했다.
KT는 이번 시즌도 어김없이 시즌 중후반부터 힘을 내며 5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박영현은 “남은 20경기 안 아프게 잘 마무리하는 게 우선 목표”라고 말했다.
잠실 |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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