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코 인사이드] ‘자기 관리 왕’ 동주여고 맏언니 김도연의 마음가짐
본 인터뷰는 6월 중하순에 진행했으며, 바스켓코리아 웹진 2024년 7월호에 게재됐습니다.
통학하는 여고생이 목표를 위해 학교 급식 대신, 매일 직접 도시락을 준비한다. 동주여고의 주장이자 맏언니 김도연의 이야기다. 짧은 구력을 메우기 위해 매일 굵은 땀을 흘리는 김도연에게 ‘자기 관리 끝판왕’이라는 칭호는 아깝지 않다.
마음가짐도 남다르다. 김도연은 “농구를 대하는 태도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경기를 진심으로 준비하고, 경기에 들어가서 최선을 다하는 그런 태도요. 실력은 부족할지언정 기세에서 밀리면 안 되니까요. 매일 최선을 다하고, 남보다 하나 더 한다는 생각으로 임하겠습니다”라며 농구를 진지하게 대했다.
** 김도연은 지난 20일 개최된 2024~2025 WKBL 국내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2순위로 부산 BNK 썸의 지명을 받았다.
농구의 시작에 관한 이야기부터 해볼게요.
원래 남자 농구부가 있는 금명중학교에 다니고 있었어요. 당시 제 키가 크니까 코치님께서 농구를 권유하셨죠. 그래서 중학교 2학년에 올라갈 때, 여자 농구부가 있는 동주여중으로 전학을 갔어요. 그리고 1년 유급하면서 기본기를 쌓았어요.
부모님께서는 흔쾌히 허락하셨어요?
처음엔 반대하셨어요. 그런데 제 키가 장점이 될 수 있을 것 같고, 농구를 해보고 싶어서 부모님을 설득했어요. 농구를 시작할 때는 184cm였고, 지금은 187cm예요.
이진희 코치님은 김도연 선수를 "성장 가능성이 큰 선수다. 열심히 하고, 재능이 있다. 구력이 짧다 보니 개인기가 부족하지만, 자기 관리를 잘하고 습득력이 빠르다. 앞으로 여자 농구에서 큰 재목이 될 수 있다"라고 평가했어요. 자기 관리를 그렇게 잘한다고요.
좋게 봐주셔서 감사하지만, 스스로 만족할 만큼 잘한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구력이 짧아서 그런지 운동을 조금만 쉬어도 티가 확 나더라고요. 그래서 명절이나 쉬는 날에도 최소 1시간은 개인 운동을 해요. 요샌 체중을 조절하느라 식단도 신경 쓰고 있고요.
식단 관리도 소개해주세요.
학교 급식 말고 도시락을 싸서 다니고 있어요. 방울토마토와 오이, 샐러드, 닭가슴살 등 체중 조절식으로요. (어머니께서 사주시는 건가요?) 아뇨. 제가 직접 싸고 있어요(웃음).
대단한 정성이에요. (인터뷰 당시) 요즘은 어떻게 지내고 있나요?
5월 연맹회장기에서 우승하고 난 뒤에 중간중간 휴가를 받았어요. 개인적으로 동계 훈련 때 부상으로 운동을 제대로 못 했거든요. 웨이트 트레이닝을 많이 하면서 체력 운동에 집중하고 있어요. 동주여중 선수들과 같이 운동하면서 팀 훈련도 다양하게 하고 있고요.
동계 훈련 때는 어떤 부상이?
스토브리그 게임을 뛰다가 발목을 접질려서 인대 부분 파열 진단을 받았어요. 거의 두 달 가까이 쉬어야 했죠.
(인터뷰 당시) 현재 몸 상태는 어떤가요?
지금은 괜찮아요. 체력도 계속 끌어올리고 있고요.
지난 대회 이야기도 해볼게요.
동계 훈련 때 입은 부상 이후 4월 협회장기 출전 직전에 복귀했어요. 운동량이 부족해서 생각보다 안 되는 것도 많았고, 시합을 뛰는데 전체적으로 마음에 들지 않았어요. 연맹회장기 때도 우승은 했지만, 제 경기력에 만족하지 않아요.
어떤 면에서요?
운동을 많이 못해서 슛 밸런스가 안 맞았어요. 특히, 협회장기 나가기 전엔 10분 이상 러닝한 적도 없어서 불안하기까지 했죠. 뛰는데 역시나 몸이 안 받쳐주더라고요. 당황스럽기도 하고, 제 역할을 제대로 못 해서 팀에 미안하기도 했어요. 정말 답답한 경험이었어요.
그래도 연맹회장기에선 우승을 차지했어요.
그때도 몸이 그렇게 좋진 않았어요. 그래도 팀원들이 잘해줬고, 여태껏 우승한 적이 없어서 (우승에 대한) 갈망이 컸던 게 결과로 이어진 것 같아요. 최근에 연맹회장기 경기를 다시 돌려봤는데, 개인적으로 실책도 많았고 아쉬움이 커요.
팀에서 김도연 선수는 어떤 역할을 맡고 있나요?
주장이기도 하고, 나이로도 제일 맏언니라 리더십을 가지고 팀을 이끌려고 해요. 코치님께서도 제게 기대하는 부분이 작지 않으신 것 같은데, 그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서 더 분발하려고 하고요. (경기력 측면에선?) 1대1을 하면서 올라갈 수 있는 건 올라가고, 백 다운 동작에서 외곽 움직임을 많이 봐줘야 해요. 리바운드와 궂은일을 하면서 공격할 때와 어시스트 할 때도 잘 구분해야 하고요.
평소 코치님께 듣는 조언이 있다면?
'똑바로 해라'(웃음). 골 밑에서 2명이 붙어도 제가 쏴야 할 땐 쏴야 한다고 말씀하세요. 수비자를 보면서 판단을 잘해야 하는데, 아직 어려운 부분이 있어요. 그리고 전반기 시합 때 쉬운 득점 찬스를 많이 놓쳐서 마무리하는 거에도 신경 쓰고 있어요. 그 외에도 상황마다 해주시는 조언을 듣고,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그리고 코치님께서 이런 말씀을 해주셨어요.
무슨 말씀이요?
지난 동계 훈련 때 "노력은 모두가 다 한다. 너는 노력만 하면 안 되고, 잘해야 한다"라고 하셨어요. 당시엔 그 말씀이 어렵게 다가왔어요. '나는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왜 나한테 자꾸 뭐라고 하시지?'라는 생각도 했고요. 그런데 시간이 점점 지나니까 코치님 말씀이 다 맞더라고요. 수많은 말씀을 들었는데, '잘해야 한다'라는 이 말만 기억에 남아요. 덕분에 책임감이 더 강해졌어요.
프로 정신이 깃든 말씀이네요. 롤 모델도 있을까요?
저는 박지수(튀르키예 갈라타사라이) 언니요. 언니는 골 밑에서 포스트업만 하지 않고, 외곽에서 돌파도 하세요. 상대를 등지고 하는 플레이도 잘하시고요. 피벗에서 출발하는 플레이와 시야도 닮고 싶어요. 상대가 협력 수비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것도 본받으려고 해요.
고등학교에서의 마지막 해를 보내고 있죠.
제가 구력이 짧고, 경험도 부족해요. 주장으로서 경기 중에 팀원들에게 해줘야 할 말이 있는데, 사실 저도 여유가 없어요. 그런 부분에서 미안해요. 그리고 예전엔 한 경기를 못 해도 '다음에 잘하면 되지'라고 생각했는데, 고등학교에서 뛰는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까 매 경기가 소중하더라고요. 그래서 사소한 목표라도 구체적으로 세워서 경기에 임하고 있어요. (예를 들면?) 기술 하나를 더 보여준다든지, 내 매치업 상대보다 리바운드를 더 잡겠다든지 등을 혼자 정해서 이뤄내려고 해요.
농구를 하면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도 있을까요?
저는 농구를 대하는 태도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경기를 진심으로 준비하고, 경기에 들어가서 최선을 다하는 그런 태도요. 실력은 부족할지언정 기세에서 밀리면 안 되니까요.
끝으로 각오 전해주세요.
연맹회장기에서 우승했지만, 제 플레이에 만족하지 못한 상황에서 한 우승이에요. 계속 찝찝하고 후회가 되더라고요. 남은 대회에선 좋은 경기력으로 정말 후련하게 우승하고 싶어요. 매일 최선을 다하고, 남보다 하나 더 한다는 생각으로 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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