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창업자 체포에… 러·서방, 외교 분쟁 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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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그램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 파벨 두로프(40·사진)가 프랑스 당국에 체포되자 러시아가 강력히 반발하면서 러시아와 서방 간 외교 분쟁으로 확산되고 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레믈궁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프랑스 공항에서 지난 24일 체포된 자국 출신 두로프와 관련해 "우리는 통신의 자유를 제한하려는 직접적인 시도와 대기업 총수에 대한 직접적인 협박을 목격하고 있다"며 "프랑스가 자신들의 주장을 입증할 강력한 증거를 제시하지 않는 한 (이번 체포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부인했던 정치적 결정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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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 ‘정치적 결정’ 부인 했지만
러 “통신 제한·대기업 협박” 반발
푸틴 지지자 “서방의 의도적 공세”
두로프 형도 체포영장… 긴장 고조
SNS업계 “표현의 자유 침해” 지적
반체제 인사 소통 창구… 논란 확산
마크롱 대통령은 전날 이번 체포가 정치적 동기에서 비롯됐다는 러시아 정치권의 항의에 맞서 “수사의 일환이며, 결코 정치적 결정이 아니다”라고 밝혔는데, 바로 다음 날 러시아가 이를 직접 반박하고 나선 것이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이날 프랑스 수사당국이 두로프와 함께 텔레그램을 공동 창업한 형 니콜라이 두로프에 대해서도 지난 3월, 체포영장을 발부한 상태라고 전해 긴장은 더욱 고조할 것으로 보인다.
◆텔레그램, 러시아군 통신 수단으로 이용
러시아의 공분과 별개로 미국과 서방에서도 소셜미디어 업계를 중심으로 이번 체포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엑스(X·옛 트위터) 소유주인 일론 머스크는 두로프의 석방을 신속히 촉구하고 나섰으며,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전 세계적 민간인 사찰을 폭로했던 에드워드 스노든 역시 “언론의 자유라는 기본권에 대한 공격”이라고 비판했다.
두로프 역시 대표적인 ‘표현의 자유’ 옹호론자다. 그는 지난 3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레드라인을 넘지 않는 한, 사람들이 자신을 표현하는 방식을 단속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텔레그램이 실제로 전 세계 각국에서 권위주의 정권에 항거하는 반체제 인사들의 주요 소통 창구로 이용되고 있는 점도 비판의 여지를 키운다. 암호화 플랫폼을 연구하는 뉴욕대의 맬러리 노델은 포린폴리시에 “두로프의 체포는 안전을 위해 암호화된 메신저에 의존하는 전 세계의 반정부·체제 인사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지안 기자 eas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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