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K] 기울어진 승강장…장애인 위협하는 횡단경사
[KBS 청주] [앵커]
평탄해야 할 도로 곳곳을 자세히 보면 살짝, 또는 심하게 옆으로 기울어져 있는 곳이 적지 않은데요.
이렇게 기울어진 도로가 장애인이나 노약자에게는 안전을 위협하는 큰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현장 K, 그 실태를 이자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청주의 한 시내버스 정류장 앞입니다.
장애인이 탄 전동 휠체어가 한쪽으로 기울어진 채 위태롭게 지나갑니다.
도로 경사가 급해 결국, 휠체어가 미끄러져 내려가 울타리에 부딪힙니다.
울타리가 없었다면 차도로 넘어질 수도 있었던 위험한 상황.
장애인들은 버스를 탈 때마다, 도로 곳곳을 오갈 때마다 일상적으로 겪는 일이라고 말합니다.
[이문호/장애인 : "쭉 미끄러져서 찻길로 굴러 떨어지는 거예요. 그럼 버스는 들어오고, 휠체어는 굴러 떨어지고…. 도와줄 사람이 없으면 영락없이 목숨을 걸고 타야 되는 거죠."]
인도가 기울어져 아예 차도로 통행하는 휠체어도 있었습니다.
[보호자 : "(인도가) 기울어지고 이래서 차도로 와서…. 여기도 기울어지고, 저쪽도 기울어지고…."]
이렇게 옆으로 기울어진 '횡단 경사'가 장애인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눈에 잘 띄는 오르막길이나 내리막길과 달리 횡단 경사는 휠체어를 타고 가거나 직접 걸어야 체감하게 돼 더 위험합니다.
지형 상황과 주변 건축물 등으로 불가피하게 횡단 경사가 생기면 현행법상 약 1도를 넘지 않아야 하지만, 이보다 가파른 곳이 부지기수입니다.
횡단 경사가 심한 청주의 한 도심입니다.
경사를 직접 재봤더니 10도에 육박합니다.
일부 지역은 도로 경사가 심해 계단까지 설치했습니다.
[장새롬/충북장애인차별철폐연대 집행위원장 : "(인지하지 못하고) 막상 기울어진 데에 가면 이미 늦었다는 거죠. 다치기도 하고, 위험해요. 예산을 확보해서 장애인들이 자유롭게 (휠체어를) 탈 수 있게 만들어 주셨으면 좋겠고."]
상황이 이렇지만 횡단 경사가 심한 도로가 어느 지역에 얼마나 있는지 정확한 실태조차 파악되지 않은 실정입니다.
장애인들의 안전한 이동권 보장을 위한 실태 조사와 도로 개선 대책이 시급합니다.
KBS 뉴스 이자현입니다.
촬영기자:박용호
이자현 기자 (interest@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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