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참전으로 풀려난 러 흉악범, 노인 살해후 또 입대

최혜승 기자 2024. 8. 28.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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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3년 6월 24일 바그너그룹 용병들 모습. /AP 연합뉴스

우크라이나전에 차출돼 사면받았던 러시아 살인범이 사회 복귀 후 재범을 저질렀으나 이번에도 참전을 조건으로 감옥에서 풀려났다고 영국 BBC가 27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두 번의 살인을 저지르고도 금세 자유의 몸이 된 죄수는 이반 로소마킨(29)이다. 그는 살인과 노상강도 등 혐의로 2020년 14년형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수감 생활 2년 만에 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졌고, 러시아 바그너 그룹이 죄수들을 용병으로 차출하면서 그도 전선에 서게 됐다.

대부분 죄수병은 전장에서 사망했으나 로소마킨은 살아남아 복무 기간을 채우고 작년 3월 고향 키로프주로 돌아왔다. 이후 그는 술에 취해 85세 여성을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붙잡혀 재판을 받아왔다. 러시아 법원은 지난 4월 로소마킨에 대해 징역 22년을 선고했다. 항소심은 그가 범행 과정에서 극도의 잔혹성을 보였다며 형량을 23년으로 늘렸다.

그러나 피해자의 유족은 지난 19일 교정당국으로부터 로소마킨이 석방됐다는 통지를 받았다. 러시아군이 죄수병을 모집할 수 있다는 연방법에 따라 다시 전선으로 보내졌다는 내용이었다.

바그너그룹은 수장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2023년 6월 무장 반란을 일으켰다 실패하면서 사실상 해체됐으나 러시아 의회는 지난 3월 러시아군에 죄수병 모집 권한을 주는 새 법을 제정했다. 이 법에는 복무기간만큼 형기를 깎아주고, 전장에서 용맹함을 보인다면 죄를 사면해 줄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피해자의 손녀 안나 페카레바는 “흉악범이 사면받고 풀려나는 건 평범한 시민에게 러시아도 안전하지 않다는 걸 보여준다”며 “만약 로소마킨이 돌아오면 우리 가족에게 복수하려 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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