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부터 혈관질환까지... 혈액 검사로 어떤 질환 알아낼 수 있을까?
【베이비뉴스 소장섭 기자】
혈액은 사람 몸무게의 7~8%가량 차지한다. 약 55%의 혈장과 45%의 혈구 성분으로 이뤄져 있다. 혈액은 혈관을 통해 흐르면서 여러 장기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한다. 또 감염에 맞서 싸울 수 있는 항체나 세포를 전달하고, 출혈이 발생하면 혈액을 응고시켜 출혈 방지도 한다.
혈액에는 개인의 건강 상태를 나타내는 중요한 정보도 담겨있다. 혈액검사를 통해 질병을 조기에 발견할 수도 있으며, 감염 진단, 영양 상태 평가, 장기 기능 평가, 약물 효과나 부작용 등도 알 수 있다.
인제대학교 일산백병원 가정의학과 윤영숙 교수는 "혈액 검사는 크게 일반혈액검사와 생화학검사, 면역검사 등이 있다"며 "혈액검사를 통해 얻은 결과를 해석함으로써 다양한 질환을 조기에 발견하고 진단하는 데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 혈액검사 11가지 종류와 혈액검사로 알 수 있는 의심 질환
1. 일반혈액검사
일반혈액검사는 혈구성분(적혈구, 백혈구, 혈소판)의 개수와 크기, 분포 등의 특징을 분석, 빈혈이나 염증, 백혈병과 같은 여러 가지 골수 질환 정보를 알 수 있다. 감기나 장염 같은 감염증이 있으면 일시적으로 백혈구가 증가할 수 있다. 별문제가 없어도 백혈구가 정상보다 다소 낮게 나오는 경우도 흔하지만, 추적검사를 통해 재확인이 필요하다. 빈혈은 혈색소(헤모글로빈) 수치가 보통 남성 성인은 13g/dl 미만, 여성 성인은 12g/dl 미만으로 낮아져 산소 운반 능력이 감소한 상태를 의미한다.
2. 지질검사
혈중 총콜레스테롤, 중성지방, 고밀도지단백 콜레스테롤(HDL 콜레스테롤), 저밀도지단백 콜레스테롤(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주로 측정한다. 동맥경화증이나 허혈성 심장질환, 뇌졸중의 중요한 위험인자이다.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130mg/dl 이상이면 이상지질혈증 진단이 가능하다. 이상지질혈증은 혈액 중에서 지질성분(지방질)의 함량이 정상 이상으로 증가해 있는 상태다. 정확한 검사를 위해서는 검사 전날 과도한 탄수화물 섭취나 음주는 피해야 한다.
3. 당뇨검사(공복혈당과 당화혈색소 검사)
공복혈당이 126mg/dL 이상이거나 당화혈색소 6.5% 이상이면 당뇨병으로 진단한다. 공복혈당이 100~125이거나 당화혈색소가 5.7~6.4이면 당뇨병 전단계로, 추후 당뇨병으로 진단될 위험이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
4. 간기능검사
간은 대사 작용, 해독, 분해, 합성 및 분비를 담당하는 우리 몸에서 가장 크고 중요한 장기다. 해독 과정 중에 간세포가 손상되기 쉽고 이에 따른 알코올성, 바이러스성, 약물성, 독성 간질환 등이 발생한다. 간기능검사는 간의 이상 유무를 의심하는 첫 단계 검사다. 간 질환 진단은 간기능검사뿐만 아니라, 병력, 문진, 진찰 소견, 간염바이러스 표지자 검사, 간 초음파, CT 검사 등 여러 가지를 종합해 이뤄진다. 빌리루빈은 황달이 발생할 정도의 심한 간질환에서 증가하나, 검진을 위해 금식할 경우 일시적으로 빌리루빈의 수치가 증가할 수 있다.
5. 간염 검사(간염 바이러스 표지자 검사)
우리나라 만성 간질환의 상당 부분이 B형 또는 C형 간염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것이다. 간염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있는지 알 수 있는 혈액검사를 '간염 바이러스 표지자 검사'라고 한다.
B형간염 S항원이 양성이면 B형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었음을 의미한다. C형간염 항체가 양성일 경우에는 C형 간염바이러스 감염을 의미하지만, 위양성일 수 있으므로 양성일 경우 정밀검사를 통한 확인이 필요하다.
6. 요산(통풍)검사
요산 수치를 측정하는 검사이다. 요산은 퓨린이라는 물질이 분해돼 생성되는 대사 산물이다. 대부분 혈액을 통해 신장으로 이동해 소변으로 배출된다. 요산은 과음이나 비만, 육류 섭취 등에 의해 증가할 수 있으며, 높을 경우 통풍이 생길 수 있다. 그러나 통풍 발작 없이 요산 단독으로 증가했으면 일반적으로 약물치료가 필요하지 않다. 고요산혈증은 신장질환, 심혈관질환 위험을 증가시키므로 생활습관 관리가 중요하다.
7. 전해질검사
전해질이란 물에 녹아 전하를 띠는 물질들을 말하며, 체액에 존재하는 모든 이온이 포함된다. 전해질은 체액량 조절, 산염기 균형 유지, 신체 기능 유지에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보통 나트륨, 칼륨, 염소, 칼슘, 인 등의 전해질 검사가 건강검진에 포함되어 있다. 전해질 불균형은 신장, 내분비기관, 심장질환, 약물 등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한다.
8. 갑상선기능검사
목 앞쪽에 있는 나비 모양 장기인 갑상선은 호르몬을 만들어 신체 에너지 대사, 성장, 발달 등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혈액으로 갑상선 호르몬(free T4)과 뇌하수체에서 분비되는 갑상선 자극호르몬(TSH)을 측정한다. 결과가 정상 범위를 벗어나면, 갑상선기능저하증, 갑상선기능항진증, 갑상선염 등 갑상선 질환을 감별할 수 있다.
9. 신장기능검사
신장은 요를 만드는 장기로 우리 몸의 체액과 혈압조절, 노폐물 배설, 조혈, 신진대사기능 등 다양한 신체조절 역할을 한다. 신장 기능이 저하되면 신장 배설 기능이 떨어져, 혈중 요소질소(BUN), 크레아티닌(Creatinine)이 올라간다. 그러나 탈수에 의해서도 혈중 요소질소, 크레아티닌 수치가 일시적으로 상승할 수도 있다.
10. 종양표지자검사
종양표지자검사는 정상세포에서는 발견되지 않거나 미량으로 존재하는 물질들이지만, 암세포에서 과다하게 생성되거나 방출되어 체액 내 농도가 높아지는 물질을 측정하는 검사다. 종양표지자는 암의 종류, 병기, 진행 정도, 치료 반응 등을 파악할 수 있다. 그러나 암인데 종양표지자 수치가 정상일 수 있고, 암이 없는데도 수치가 높을 수(위양성)도 있으므로 다른 암 선별검사와 함께 시행하는 것이 좋다.
11. 면역혈청검사
매독, 후천성면역결핍증 바이러스 등의 감염 여부를 판정하는 검사다. 민감도가 높기 때문에 위양성(실제는 감염이 아닌데 감염인 것처럼 결과가 나오는 것)이 나올 수 있다. 양성일 경우라도 걱정할 필요가 없고, 상담을 통해 추가 확인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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