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0야드 훌쩍 … 프로 언니 기죽이는 '괴력의 아마'

임정우 기자(happy23@mk.co.kr) 2024. 8. 28.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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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등규배 매경아마골프선수권 2R
단단한 그린에 공 잘 세운
정민서·박서진·이윤서 등
장타자들이 선두권 싹쓸이
男 안성현·김민수 공동1위
국가대표 오수민이 경기 파주 서원밸리 컨트리클럽 10번홀에서 힘차게 드라이버샷을 하고 있다. 파주 이승환 기자

이제 장타의 기준이 달라졌다. '아마추어 메이저' 대회 최등규배 매경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에서 가볍게 260야드를 날리는 여자 아마추어 선수들이 대거 등장했다.

프로선수보다 평균 10야드 이상 더 멀리 보내는 정민서·박서진·이윤서 등은 이번 대회에서 호쾌한 장타쇼를 선보이고 있다.

28일 경기 파주시 서원밸리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대회 2라운드. 리더보드 가장 높은 곳의 이름은 정민서다. 첫날에 이어 둘째날에도 7언더파 65타를 몰아쳐 중간합계 14언더파 130타를 기록하며 단독 선두에 자리했다.

이틀간 보기를 단 1개로 막고 버디 15개를 잡아낸 원동력은 정교한 장타. 드라이버샷 평균 거리로 260야드를 기록한 정민서는 여자 아마추어 선수들 사이에서도 장타자로 유명하다. 다른 선수에 비해 티샷을 멀리 날려 숏아이언으로 핀을 공략하는 이점을 살리면서 공동 2위 박서진·이윤서·하다인을 6타 차로 따돌리는 데 성공했다.

정민서는 "파4홀에서 미들아이언과 롱아이언으로 핀을 공략했다면 서원밸리 컨트리클럽의 단단한 그린에 공을 세우지 못했을 것"이라며 "이번 대회 첫날과 둘째날에는 드라이버샷을 멀리 보낸 효과가 확실히 있었다. 동일한 전략으로 마지막까지 열심히 쳐보겠다"고 말했다.

8언더파 136타를 적어내 공동 2위에 자리한 박서진과 이윤서도 260야드 이상을 보내는 장타자다. 지난해 이 대회 우승자인 박서진과 이윤서 역시 티샷을 최대한 멀리 보낸 뒤 숏아이언 또는 웨지로 핀을 공략해 많은 버디를 잡아냈다.

박서진은 "14개 클럽 모두 중요하지만 이곳에서는 드라이버를 잘 쳐야 한다. 티샷을 어떻게 치는지에 따라 두 번째 샷의 난도가 달라지는 만큼 공을 최대한 멀리 똑바로 보내는 게 중요하다"면서 "드라이버샷이 잘된 덕분에 이틀간 8타를 줄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 상위권에 자리한 선수들의 드라이버샷 데이터를 보면 예년과 비교해 평균 거리가 증가한 것을 확실하게 알 수 있다. 클럽 스피드 100마일 이상에 볼 스피드 150마일이 넘는 선수는 지난해보다 2배 가까이 증가한 40여 명이나 된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선수들의 평균 클럽 스피드와 볼 스피드는 각각 94~95마일, 139~140마일이다. KLPGA 투어 대표 장타자인 윤이나와 방신실은 100마일 중반의 클럽 스피드와 150마일 중반의 볼 스피드를 기록하고 있다.

드라이버샷 거리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인 클럽 스피드와 볼 스피드가 높게 나온 만큼 이번 대회 출전 선수들의 평균 거리(245야드)는 올 시즌 KLPGA 투어 평균 거리(237야드)보다 늘어났다.

아마추어 선수들의 클럽을 담당하고 있는 용품사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아마추어 선수들의 평균 거리가 늘고 있는데 올해는 더욱더 눈에 띄는 것 같다"며 "여자 선수들은 웬만한 프로선수보다 공을 더 멀리 보내고 있는 게 수치로 증명됐다"고 말했다.

남자 선수들의 드라이버샷 평균 거리도 증가했다. 현장에서 만난 몇몇 선수들은 "장타자라고 자신 있게 말하기 위해서는 320야드를 보내야 한다"면서 "300야드는 이제 명함도 못 내민다"고 입을 모았다.

이번 대회 출전 선수들이 인정하는 대표 장타자는 누구일까. 디펜딩 챔피언이자 이번 대회 둘째날 공동 선두로 올라선 안성현이다. 드라이버샷 평균 거리가 320야드인 안성현은 이날 9언더파 63타를 몰아치며 중간 합계 12언더파 132타를 완성했다.

첫날보다 순위를 9계단 끌어올린 안성현은 장타를 앞세워 2년 연속 우승에 도전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그는 "'아마추어 메이저' 최등규배 매경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에서 타이틀 방어에 성공한다면 하늘을 나는 기분이 들 것 같다. 공을 가장 멀리 치는 선수는 아니지만 내게는 정교한 장타라는 확실한 무기가 있다. 어렵게 2연패의 기회를 잡은 만큼 다시 한 번 우승컵을 품에 안을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열심히 쳐보겠다"고 강조했다.

골프계 관계자들은 최근 아마추어 선수들의 거리가 늘어난 이유로 체계적인 관리를 꼽았다.

한 매니지먼트 관계자는 "과거와 다르게 프로골퍼를 목표로 하는 아마추어 선수들은 초등학교 때부터 웨이트 트레이닝, 필라테스 등으로 몸 관리를 철저히 한다"며 "스윙 지도자들 수준도 높아지고 최첨단 장비와 기술이 적용된 곳에서 훈련하면서 아마추어 선수들의 거리가 증가하는 등 실력이 빠르게 향상됐다"고 말했다.

[파주 임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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