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韓 신경전' 불똥 튄 대표 회동...민주당 "대통령 신뢰 잃은 여당 대표, 실속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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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대표 회동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향한 의심의 눈초리가 짙어지고 있다.
민주당 내에선 의료 대란 당정 갈등을 예로 들며, 한 대표에게 윤 대통령을 설득할 힘이 있는지부터 의심한다.
한 민주당 중진 의원은 "한 대표가 바지 사장은 커녕 반바지 사장도 안 될 만큼 대통령과 신뢰관계가 없어 회동도 실속이 없을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그래도 여당과의 관계 등을 위해서는 회동을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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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신뢰관계 부족하고
핵심 의제 말 바꾸니 신뢰 떨어져
회동 의제에 대한 불만도 감지
선제적으로 회동 취소는 안 할 듯
여야 대표 회동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향한 의심의 눈초리가 짙어지고 있다. 전례 없는 생중계 조건으로 회동의 무게감을 떨어뜨린 데다, 최근엔 윤석열 대통령과의 '불화설'로 협상 상대로서의 가치에도 금이 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통령과 신뢰 관계가 무너진 여당 대표와의 회동이 어떤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질지 의문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민주당 내에선 의료 대란 당정 갈등을 예로 들며, 한 대표에게 윤 대통령을 설득할 힘이 있는지부터 의심한다.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 지시로 의료 대란 실태를 조사하고 대응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 26일 양당 비서실장의 회동 실무회담에서는 '의대 증원 유예 문제도 함께 논의하자'는 제안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의 생각을 바꾸는 데 한 대표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하지만 한 대표의 '의대 증원 유예안' 제시라는 변수가 터졌다. 대통령실은 만찬 취소라는 응답을 보냈고, 당내 적지 않은 불만의 목소리로 이어졌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윤 대통령을 움직일 수 있는 게 무엇일까라는 깊은 고민 속에서 대표 회동을 제안한 건데, 한 대표가 스스로 입지를 좁히고 있다"고 지적했다.
'채 상병 특별검사법'에 대한 모호한 태도도 한 대표에 대한 불신을 키우고 있다. 한 대표는 그간 특검 추천권을 제3자에게 부여하는 걸 조건으로 '채 상병 특검법' 발의를 공언해왔다. 하지만 최근 수사 대상에 '제보공작' 의혹 추가를 요구하는가 하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를 기다리겠다"는 발언까지 내놨다. 조 수석대변인은 "'말을 계속 바꾸는 사람과 회동을 하면 아무 성과가 없지 않겠느냐'는 의견을 내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전했다.
의제 설정에 접근하는 한 대표 측 태도도 불만이다. 민주당은 공식적으로 △채 상병 특별검사법 △전 국민 25만 원 지급법 △지구당 부활을 제안했지만, 여당은 △정쟁 중단 △정치 개혁 △민생 회복만을 고수하고 있다. 이해식 민주당 당대표 비서실장은 28일 기자들을 만나 "25만 원 지급법의 경우 소득 하위 50% 이하만 지급하는 안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도 얘기했는데, 국민의힘에서 지역화폐를 지급하는 방식은 안 된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의제 설정이) 용산(대통령실)과 일체 얘기가 안 되는 상황이라 할 말이 없다"는 불만도 덧붙였다. 민주당 원내 핵심 관계자는 "한 대표 측이 국민에게 선물을 주기보다는 '보여주기'에 집착하는 의제를 계속 제안하고 있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물론 이 같은 의심, 불만과 별개로 민주당이 회동을 취소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게 다수의 관측이다. 민생 문제 해결을 위해 제안한 회동을 먼저 걷어찰 경우 이 대표와 민주당이 감당해야 할 정치적 부담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 대표도 이날 "한 대표가 진짜 성과를 낼 생각이 없어 보인다"면서도 "요만큼이라도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 민주당 중진 의원은 "한 대표가 바지 사장은 커녕 반바지 사장도 안 될 만큼 대통령과 신뢰관계가 없어 회동도 실속이 없을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그래도 여당과의 관계 등을 위해서는 회동을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현재 회동 날짜를 두고는 9월 1일 또는 8일이 거론되고 있다.
박준규 기자 ssangkkal@hankookilbo.com
우태경 기자 taek0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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