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대한방직 협상조정단 이해충돌·짜맞추기 감정 의혹 공공기여 재산정을”
전북특별자치도 전주시가 옛대한방직 부지개발 사업 승인 과정에서 협상조정단의 이해충돌과 짜맞추기 감정평가 의혹 및 도시개발 사전협상지침을 위반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도시계획 용도변경 전·후 시세차익에 감정평가를 검증하고 공공기여를 재산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29일 전북환경운동연합은 기자회견을 열고 수일 전 사)한국감정평가사협회 전북지회(이하 지회) 소속 11개 감정평가법인이 작성한 ‘옛 대한방직 부지 감정평가기관 불공정추첨 경과보고서(이하, 보고서)’를 익명으로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또한 “전주시 도시개발사업 사전협상지침에 대한 전반적인 보완이 필요하다. 협상조정협의회 위원 추천, 감정평가사업체 선정과 비용 부담 등 의혹의 원인을 제공한 부분을 전면 수정 보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정현 전북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는 “보고서 분석결과 대한방직 부지 감정에 참여한 2곳의 감정평가법인과 사업시행자인 ㈜자광, 협상조정협의회를 운영하는 전주시의 유착이 합리적으로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그 근거로 전주시에서 받은 정보공개청구 자료와 지회 운영위원회 내 단톡방 대화, 11개 공시감정평가법인의 대한방직터 감정평가에 대한 판단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북환경운동연합은 제보자료를 여러 각도로 검토하고, 문제를 제기한 11개 법인 감정평가사를 면담한 결과, 정황증거에 의한 추첨과정의 불공정 의혹제기를 제외하더라도 △보고서 작성근거와 정보공개청구 자료의 적절성 △사회적 신뢰에 기반하는 감정평가법인 다수가 감정평가 결과에 대한 합리적인 문제제기 △감정평가법인 소속 감정평가사를 공공기여량을 정하는 협상조정협의회 위원 위촉(부위원장) 등 사전협상지침 위반과 절차상의 하자가 명백하고, 공공기여량 축소 산정으로 시민의 이익을 침해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공익성이 큰 내부고발로 판단했다.
또한, 용도변경 전후 감정평가, 공공기여금 산정과 교통분야 기여사업 등의 문제제기를 해온 단체로서 일반적인 감정절차와 기준을 크게 벗어난 결과라는 보고서의 주장에 주목했다.
보고서는 “결론적으로 개발이익을 배제하고 순수 공업용지로 평가해야 할 종전자산평가액은 높이고, 종후자산평가액은 낮춤으로써 ㈜자광에 상당한 특혜를 줬다는 의혹이 있다”고 강조했다.
연합 측은 “이 같은 상황을 초래한 전주시 도시개발사업 사전협상지침 감정평가 선정과정에 대한 개선도 필요하다”며 “수천억원대 토지용도변경 이익환수와 도시계획의 공공성 측면에서 이를 지역사회에 공개하고 검증과정을 거쳐야 할 일”이라고 의견을 제시했다.
이어 “전주시 금고에 채워야 할 용도변경에 의한 땅값 상승분이 사업시행자의 주머니로 들어가는 것은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 이유로써 대한방직 감정평가법인으로 선정된 감정평가사가 ‘옛 대한방직 사전협상추진을 위한 협상조정협의회’(이하 협상조정위원회) 부위원장으로 활동한 것은 이해충돌 방지 의무를 저버린 행위라고 주장이다.
㈜ 나라감정평가법인 전북본부 이모 씨는 지회를 대표해 전주시 도시계획변경 사전협상 운영지침(이하 운영지침) 자문위원으로 감정평가 절차, 선정, 방법 등 운영지침 작성에 참여했다. 그런데 이씨가 소속된 법인이 추첨으로 감정평가법인으로 선정이 되었고, 이후 수천억원대의 평가대상을 놓고, 평가액을 부풀리는 ‘업(up) 감정’ ‘다운(down) 감정’ 사례에 해당하는 것인지, 아닌지 꼼꼼히 따져야 하는 협상조정협의회 부위원장을 맡았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둘째, 전주시가 대한방직 감정평가를 맡은 법인 소속 감정평가사를 협상조정협의회 전문가 자문위원으로 위촉하고, 부위원장 자리까지 맡긴 것은 전주시 도시계획변경 사전협상 운영지침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수천억원대의 공공기여량을 객관적인 입장에서 검토하고 결정하는 열쇠를 쥔 감정평가업체가 이해관계자가 아니면 누가 이해관계자인가? 대한방직 용도변경 전·후 땅값을 매기고 차익을 산정한 감정평가사가 정당하고 합리적인지를 판단하고 검증하는 협상조정협의회 위원이 되어 검증하는 것은 ‘셀프평가’ 아닌가? 당연히 협상조정협의회 위원으로 회피·제척 대상이어야 했다”며 “결과적으로 시민의 이익과 공공성을 위해 창을 쥐고 싸워야 할 자리에 시행사의 방패막이가 될 사람을 세운 것이 되고 말았다”고 밝혔다.
셋째, 일반적인 감정절차와 기준을 크게 벗어난 결과, 개발이익을 배제하고 순수 공업용지로 평가해야 할 종전자산평가액은 높이고, 종후자산평가액은 낮춤으로써 ㈜자광에 상당한 특혜를 줬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 대표는 “이번 대한방직 평가업체로 추첨이 되지 않은 11개 감정평가법인의 주장이라고 일축해선 안 되고 감정평가사들은 감정평가 관련 추첨 방식과 과정, 협상조정협의회 참여 등 일반적인 감정평가 절차에 크게 벗어난 것으로 봤다”며 “객관성과 공정성을 생명으로 직업의 특성상 지나치기 어렵다고 판단해서, 평가업무 선정 등의 불이익을 감수하고 나선 것이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감정평가에 대한 추가 검증과 확인 절차는 반드시 거쳐야 한다. 감정평가사협회의 심사를 거쳤다고 하나, 현재 용도변경 전 감정평가보고서만 제출되었고, 종 후 평가는 예비감정으로 용도별 집계 총액만 확인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전주시 지침에 따르면, 대한방직 부지의 경우 토지가치 상승분 범위 내에서 협상에 의하되 시민공론화위원회에서 권고한 공공기여량(도시계획 변경 후 총 부지가액의 40%)을 기준으로 한다. 도시계획 변경 후 총 부지가액의 40% 해석은 분분하다. 하지만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고 해도 공공기여가 공론화위원회 권고에도 못 미친다. 감정평가법인 2곳이 현재 토지 가치, 즉 공업용지라는 조건으로 매긴 땅값은 3,830억 원(383,030,240,000원)이다. 용도변경 후는 6,210억 원(621,056,620,750원)으로 평가했다. 협상조정단은 땅값 상승 차액인 2,380억 원(238,026,380,750원)을 협상조정단에서 공공기여량으로 확정했다.
2018년 1,980억 원에 산 대한방직 공장용지가 6년 후 같은 공장용지라는 조건임에도 불구하고 3,830억원으로 평가되었다. 땅값이 감정평가상 1,850억이 뛴 것이다. 그런데 초고층 타워와 복합쇼핑몰, 호텔과 오피스텔 558세대를 짓는 일반상업용지와 49층 아파트 3,399세대가 들어서는 준주거용지 등 돈이 되는 개발사업을 다 집어넣고도 토지가치 상승분이 2,380억원이라고 평가 결과가 나왔다. 이 중 1,000억원가량은 부지 연접한 도로개선 공공기여사업에 쓰이니 실제, 이 사업으로 환수할 수 있는 금액, 손에 쥐는 돈은 1,380억 원에 불과하다.
전북환경운동연합은 “이 같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11개 감정평가법인과 함께 자체 검증과 평가를 진행하고, 이를 토대로 감사원 공익감사 청구 등을 통해 바로 잡아 나갈 것이다”며 “시민의 이익과 도시계획의 공공성을 지키기 위해 법적 테두리 내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할 것이다”고 밝혔다.
[정재근 기자(=전주)(jgjeong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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