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압구정 롤스로이스’ 운전자 징역 2년에 항소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마약류에 취한 채 고가의 수입차를 몰다 20대 여성을 치어 숨지게 한 이른바 ‘압구정 롤스로이스’ 사건의 가해자 남성이 ‘병원 쇼핑’ 방식으로 향정신성의약품을 상습 투약한 혐의로 별도로 기소돼 징역 2년을 선고한 1심 판결에 검찰이 항소했습니다.

서울중앙지검 공판3부(부장 주혜진)는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과 주민등록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29살 신 모 씨의 1심 판결이 죄질에 상응하지 않는다며 오늘(28일) 항소를 제기했습니다.

검찰은 “피고인이 미용시술을 빙자해 반복적으로 항정신성 의약품을 투약하다가 의료기관으로부터 투약을 거절당하자 타인의 주민등록번호를 이용해 시술받는 등 범행 내용에 비춰 죄책이 중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검찰은 “다량의 항정신성 의약품 투약 횟수가 많고, 투약 이후 수차례 운전을 한 사실이 있고 결국 교통사고를 내 피해자를 사망케 하는 등 중한 결과를 야기했다”며 “피고인에게 더 중한 형이 선고되도록 공소 유지에 최선을 다하고 앞으로도 마약범죄에 대하여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형사24단독 유동균 판사는 지난 22일 신 씨를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과 주민등록법 위반 혐의로 징역 2년을 선고했습니다.

법원은 아울러 40시간의 약물중독 재활 교육프로그램 이수도 명령했습니다.

법원은 “심각하게 중독된 피고인의 투약은 약물에 취한 상태에서 운전하다가 길거리에서 사람을 치고서야 끝났다”며 “반복 운전해 사람을 사망케 하는 사고까지 발생해 유사 사례보다 양형을 세게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신 씨는 2022년 6월부터 2023년 8월까지 14개 의원에서 총 57차례에 걸쳐 프로포폴, 미다졸람, 케타민 등 수면 마취제를 상습 투약하고 그 과정에서 타인의 명의를 도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신 씨는 지난해 8월 2일 저녁 서울 강남구 신사동 압구정역 인근 도로에서 롤스로이스 차량을 운전하다가 인도로 돌진해 행인을 다치게 하고 구호 조치 없이 도주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뇌사에 빠진 피해자는 지난해 11월 25일 사망했습니다.

신 씨는 도주치사 등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0년을 선고받았지만, 지난 7월 항소심 판결 직전 피해자와 합의했고 항소심 재판부 역시 도주의 고의가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해 징역 10년으로 형이 줄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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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훈 기자 (huni@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