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더하기] ‘완강기’ 쓸 줄 알았더라면…“화재 대비 체험 교육 늘려야”

박연선 2024. 8. 28.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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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대전]뉴스에 깊이를 더하는 시간, '뉴스더하기' 박연선입니다.

예비부부를 포함해 7명이 숨진 '부천 호텔 화재'.

원인과 책임 소재 가리리가 한창인 가운데, 화재 대처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 뜨겁습니다.

특히 안전할 거로 여겼던 '에어매트'에 몸을 던졌다 숨을 거둔 2명의 투숙객을 두고, '에어매트'의 문제점과 '완강기 사용법'이 강조되고 있는데요.

현재 소방당국에는 에어매트 운용 매뉴얼이 없고, 소방장비관리법상 인증 대상도 아니라는 점이 알려지면서, SNS와 포털, 유튜브 등에서는 '완강기 사용법'에 큰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해당 게시물들에는 "완강기 모양이나 제품이 다 달라 헷갈릴 것 같다","실제로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는 등 완강기 위치나 사용법도 잘 모르고, 알려주는 곳도 없어 아쉽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실제 2018년, 한 논문에서 지역 주민 300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바에 따르면, 80% 이상이 실전 또는 교육 과정에서 완강기를 사용해본 적이 전혀 없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김유정/대전시 원신흥동 : "완강기가 어디에 있는지 위치는 알고 있는데, 아직 화재가 나거나 그런 적은 없어서 어떻게 사용하는지는 잘 몰라요. 만약에 실제 불이 날 경우에는 너무 당황하고 놀랄 것 같아서 바로 사용은 조금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에어매트'에 안전하게 뛰어내리는 법 역시,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합니다.

몸을 'ㄴ'자로 구부려 에어매트 가운데에 엉덩이부터 떨어지는 게 정석인데, 교육을 받거나 체험 기회를 얻기 어려운 건 매한가지입니다.

소방당국조차 사용 매뉴얼이 없는 상황이어서 일반인은커녕 당장 소방대원들조차 부랴부랴 설치 교육 등에 나섰습니다.

[채진/목원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 "에어매트 같은 경우는 층고가 높은 5층 이상인 경우에는 정확하게 떨어지기가 어려워요. 그래서 정확성이 있는 완강기를 사용해야 되고…."]

앞선 리포트에서 보신 것처럼 안전을 위해서는 체험 교육이 절실한 상황이지만, 교육 기회는 매우 제한적입니다.

대전에서 유일하게 완강기 체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대전시 119시민체험센터의 인터넷 예약 페이지입니다.

평일에는 한 번에 80명씩 하루에 두 번의 교육을 진행하는데, 연말까지 대부분 예약이 차 있습니다.

한 번에 40명씩 진행하는 주말 교육은 아예 자리가 없습니다.

대전 중구청이 공무원과 시민 등을 대상으로 최근까지 자체 체험 교육을 했지만, 보수공사로 중단된 상황입니다.

[채진/목원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 "완강기 교육을 많이 못 받은 분들이 있는 것 같아요. 안전한 곳에서 완강기 교육을 해야 되거든요. 안타깝게도 우리나라는 이런 체험 교육을 할 수 있는 소방안전체험관이 좀 부족한 게 현실이고…."]

사회적 재난 때마다 되풀이되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소중한 생명과 안전이 직결된 만큼, 잠깐의 관심이나 땜질식 처방이 아닌 진정한 의미의 '고침'이 필요해 보입니다.

지금까지 '뉴스더하기'였습니다.

박연선 기자 (zio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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