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청도설] 미국 여성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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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세기에는 그(He) 또는 그녀(She)가 이 자리에서 연설하게 될 것입니다."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이 1999년 1월 19일 20세기 마지막 신년 국정연설임을 환기하며 했던 말이다.
대통령은 고사하고 주목받는 대선 후보조차 거의 없던 미국에서 여성도 백악관 주인이 될 수 있다고 전제한 이 연설은 상·하원 의원들의 기립박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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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세기에는 그(He) 또는 그녀(She)가 이 자리에서 연설하게 될 것입니다.”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이 1999년 1월 19일 20세기 마지막 신년 국정연설임을 환기하며 했던 말이다. 대통령은 고사하고 주목받는 대선 후보조차 거의 없던 미국에서 여성도 백악관 주인이 될 수 있다고 전제한 이 연설은 상·하원 의원들의 기립박수를 받았다. 미국 최초의 여성 대권 도전자는 빅토리아 우드헐이라는 사람이다. 1920년 여성이 참정권을 갖기 훨씬 전인 1872년 일이다. 하지만 그녀가 속한 평등권정당은 정식 정당이 아니어서 후보 등록조차 할 수 없었다. 밥 돌 상원의원의 아내 엘리자베스 돌은 43대 대선 출마 의사를 밝혔으나 공화당 예비경선 직전 포기했다.
세계 최초 여성 총리는 스리랑카의 시리마보 반다라나이케, 최초의 여성 대통령은 아르헨티나의 이사벨 페론이다. 아시아나 남미권에서 여성 정상이 비교적 흔한 건 독자적인 정치 능력보다 아버지나 남편의 후광을 입은 케이스가 많아서다. 유엔 회원국 193개국 중에서 한번이라도 여성 수장이 나온 나라는 87개국 밖에 안 된다. G20으로 좁히면 반반이다. 미국을 비롯해 프랑스 스페인 네덜란드 등은 성 평등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알려진 선진국인데도 여성을 아직 받아들이지 않았다. 한국은 동양 3국에서 유일하게 여성 대통령과 여성 총리를 모두 배출했지만 한 사람은 탄핵으로, 다른 한 사람은 불법 정치자금으로 옥고를 치렀다.
47대 미국 대통령 선거가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민주당의 카멀라 해리스 후보로 진용이 짜졌다. 해리스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불출마 선언 후 한달 만에 부통령에서 대선 후보로 수직 상승했다. 해리스는 트럼프 대항마로 단기간 내 주목은 끌었지만 부통령 재직시 큰 존재감이 없었고 비전이나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평가도 만만치 않다. 다음달 10일 첫 TV 토론회가 판세를 가르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국 여성으로선 대통령직에 제일 근접했던 힐러리 클린턴은 지난 19일 민주당 대선 후보 지명 전당대회에 연사로 나서 “가장 높고 단단한 유리 천장에 금이 가고 있다. 그 너머에 해리스가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마초국’ 멕시코에서는 이미 한달 전 헌정 사상 처음으로 여성 대통령이 탄생해 오는 10월 취임을 앞뒀다. 미국은 흑인 참정권을 인정하고 138년 후 흑인을 대통령으로 뽑은 나라다. 20세기까지 여성에게 열리지 않았던 백악관 문을 21세기에는 허락할지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
강필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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