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영 돈쭐내자… 하루 만에 70억 팔린 역대급 사건, 감격한 김도영은 이승엽 3년차 넘었다
[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김도영(21·KIA)은 올해 KBO리그 역사에 남을 만한 시즌을 보내고 있다. 고졸 3년차로만 한정하면 역대 최고일지 모른다. 27일까지 시즌 120경기에서 타율 0.344, 32홈런, 35도루, OPS(출루율+장타율) 1.052라는 환상적인 성적을 거두고 있다. 현시점 리그 최우수선수(MVP) 투표를 진행한다면 아마도 1위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누적 기록만 좋은 게 아니라 임팩트도 많이 남겼다. 4월에는 KBO리그 역사상 첫 월간 10홈런-10도루 이상을 달성했다. 이어 20-20에 이어 내추럴 히트 포 더 사이클(사이클링히트)을 기록했고, 최근에는 KBO리그 역사상 최연소·최소 경기 30-30을 달성하기도 했다. 팬들의 성원도 폭발적이다. 뛰어난 기량에 경기 스타일에서의 상품성까지 모든 것을 갖췄다.
팬 스토어 매출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게 김도영 관련 상품들이다. 유니폼은 없어서 못 팔 정도다. KIA도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기념 유니폼을 제작했다. 역대 최초 월간 10-10 유니폼, 그리고 최소 타석 내추럴 사이클링히트 기념 유니폼이다. 26일부터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 예약을 받기 시작했다.
김도영의 올 시즌 활약과 팬들의 뜨거운 성원을 고려하면 많이 팔릴 것은 예상했다. 그런데 그 폭발성이 구단의 상상을 벗어났다. 당장 구단 홈페이지가 마비될 지경이었다. 첫 날 오후 5시까지만 200만 건 이상의 접속 시도가 있었고, 유니폼이 불티나게 예약됐다. KIA 구단 관계자는 “첫 날에만 10-10 유니폼과 사이클링히트 유니폼을 합쳐 5만 여명 정도가 구입했다. 구단 직원들이 오후 늦게까지 비상 대기했다”고 놀라워했다.
상상을 뛰어넘는 열기에 이제는 물량을 어떻게 맞춰야할지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 유니폼의 가격은 벌당 13만9000원이다. 단순히 계산하면 유니폼 두 종으로 하루에만 약 70억 원의 매출이 생겼다는 의미다. 5~6년 전에 구단이 1년 내내 파는 상품 매출 전체와 맞먹는 수준이다. 30일까지 예약이 계속되기에 최종적으로는 더 많은 매출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야구계에서는 “전례가 없었던 일이다. 이 기록을 다시 깰 수 있는 선수는 지금으로서는 김도영 뿐”이라고 입을 모은다.
김도영에게도 과외수입이 생긴다. 보통 유니폼을 한 벌 팔면 선수에게는 5000원 정도의 인센티브가 주어진다. KIA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그대로 대입하면 2억5000만 원 상당의 인센티브다. 올해 이미 유니폼 판매가 폭발적이기에 김도영이 연봉(1억 원)의 몇 배를 상품 판매로 벌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김도영 또한 “정확하게 확인해보지는 않았다”면서 이를 순순하게 인정했다.
팬들도 이를 의식한다. 김도영의 유니폼을 살 때마다 김도영에게 따로 떨어지는 인센티브가 있다는 것을 안다. 그래서 이번 기념 유니폼에 폭발적인 관심이 몰렸다는 추측도 나온다. 기본적으로 상징성이 있는 특별 유니폼인데다, 올해 미친 듯한 활약으로 팬들의 자부심이 된 김도영을 ‘돈쭐’내 주겠다는 심리도 있었다는 분석이다. 그렇지 않다면 이 판매량 자체가 말이 안 된다.
김도영도 팬들의 성원에 감사해 하며 고개를 숙였다. 김도영은 “의미가 있는 기록 유니폼이기도 해서 팬분들께서 많이 사주신 것 같다. 일단 너무 감사드린다”면서 “앞으로 팬분들이 실망하시지 않게 남은 시즌도 정말 열심히 잘해서 좋은 기록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김도영은 그 다짐대로 28일 광주 SSG전에서 시원한 홈런을 터뜨렸다. 김도영은 이날 선발 3번 3루수로 출전했다. KIA는 0-0으로 맞선 1회 1사 후 소크라테스가 상대 유격수 박성한의 실책으로 출루했다. 이어 김도영이 1B 상황에서 SSG 선발 송영진의 2구째 패스트볼을 공략해 좌측 담장을 넘기는 선제 투런포를 때렸다.
김도영의 시즌 33번째 홈런이었다. 역대 고졸 3년차 최다 홈런 기록은 '전설의 홈런왕' 이승엽 현 두산 감독이 1997년 기록한 32홈런이었다. 오늘이 만 20세 10개월 26일인 김도영은 만 21세 1개월에 32개의 홈런을 친 이승엽 감독을 넘어서고 KBO리그 역사를 다시 썼다. 현재 33홈런-35도루인 김도영이 만약 40-40을 달성하고, 40-40과 MVP 기념 유니폼까지 나온다면 이번 기록을 깨뜨릴 수도 있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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