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는 게 대책"… 허덕이는 응급실에 의사·환자 모두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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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응급실 대책이요? 그저 버티는 거죠."
2차 병원인 대전성모병원 응급실은 전공의 대다수가 사직, 총 정원의 절반 가량만이 24시간 응급의료체계를 책임지고 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환자가 느는 데다, 응급실 문을 닫는 병원이 늘면서 환자가 더 몰리고 있다"며 "더 버틸 수 있을 지 걱정"이라고 했다.
응급실 운영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응급 상황에 처한 환자나 보호자들도 발을 동동 구르는 건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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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 산모 100㎞ 떨어진 병원 이송 중 구급차서 출산
환자들 응급실 삼매경에 발 동동…의료진도 한계
추석대란 우려에 정부 진찰료 인상…현장은 회의적
"추석 응급실 대책이요? 그저 버티는 거죠."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에 반발해 전공의들이 떠난 지 6개월, 현장을 지키는 의료인들의 한숨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의료 최전선에 있는 응급실 의료진들은 업무 과중에 시달리다 못해 사직까지 고민하는 처지다.
28일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에 근무 중인 한 응급의학과 교수 A 씨는 "체감상 8배 더 힘들다"며 업무 과중을 호소했다. 2차 병원인 대전성모병원 응급실은 전공의 대다수가 사직, 총 정원의 절반 가량만이 24시간 응급의료체계를 책임지고 있다.
A 씨는 "통상 연차당 한 명씩 전공의가 있었고, 인턴도 4명이었지만 지금은 부재한 탓에 남은 의료진끼리 버티는 상황"이라며 "충남대병원과 건양대병원 등 3차 병원에서 중증 환자 위주로 보고 있기에, 2차 병원에 환자가 더 몰리면서 평소보다 환자가 2배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환자가 느는 데다, 응급실 문을 닫는 병원이 늘면서 환자가 더 몰리고 있다"며 "더 버틸 수 있을 지 걱정"이라고 했다.
대전지역 상급종합병원인 충남대병원도 전공의 이탈로 인해 절반의 인력만이 남아있다. 건양대병원은 전공의가 모두 이탈, 총 정원(16명)의 절반도 되지 않는 교수 6명 만이 버티고 있다. 최근 건국대 충주병원에선 응급의학과 전문의 전원이 사직, 응급실 폐쇄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전문의 1명의 사직으로 응급실 제한 운영 중인 세종 충남대병원은 내달에도 축소 운영을 걱정할 처지에 놓여 있다.
응급실 운영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응급 상황에 처한 환자나 보호자들도 발을 동동 구르는 건 마찬가지다. 27일에는 충남 서산에서 진통을 느낀 한 산모가 병원을 찾지 못해 헤매다 결국 구급차 안에서 출산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 산모는 서산과 100㎞ 떨어진 경기도 수원의 한 종합병원에서 응급 분만이 가능하다는 연락을 받았지만, 시간 지체로 결국 구급차 안에서 아이를 낳았다. 지난 15일에도 충북 음성에서 병원을 찾은 산모가 지역 병원에서 모두 수용 불가 답변을 받고 결국 구급차에서 출산했다. 당시 인근에 있던 충북대병원 응급실도 운영이 일시 중단된 상태였다.
추석 연휴 응급 대란이 우려되자, 정부는 다음 달 11-25일 2주간을 '추석명절 비상응급 대응주간'으로 지정, 응급실 전문의 진찰료를 인상하고 권역센터 인건비를 확대 지원하기로 했다. 응급실 후속진료로 입원할 경우 수술, 처치, 마취 등에 대한 수가도 인상키로 했다.
그러나 현장의 반응은 회의적이다. 대전의 한 응급의학과 교수는 "돈보다 인력 충원이 중요하다"며 "1명이라도 그만둘 경우 당장 응급실 운영이 힘든 상황에서, 돈을 지원하거나 수가를 올린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라고 했다.
한편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지금 어렵다고 의료개혁을 포기한다면 미래에는 더 큰 비용을 지불해야 할 것"이라며 "전공의 이탈 장기화에도 불구하고 응급·중증환자 진료에 차질이 최소화되도록 모든 역량을 동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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