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실의 서가] 미국사에서 찾은 `트럼피즘`의 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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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성주의'만큼 현 시대를 잘 표현하는 단어는 없을 것이다.
불행히도 이런 반지성주의는 미국의 상황에만 국한되는 문제는 아닐 것이다.
호프스태터는 반지성주의는 갑자기 등장한 것이 아니라 서부 개척 시대부터 미국사와 늘 함께해 왔다고 보았다.
독자들은 신화를 벗겨 낸 미국사의 맨얼굴에서 반지성주의와 맞서 싸울 방법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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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빈 지음 / 커뮤니케이션북스 펴냄
'반지성주의'만큼 현 시대를 잘 표현하는 단어는 없을 것이다. 오늘날 정치를 추동하는 것은 합리적 판단이나 더 나은 사회를 위한 정책이 아니다. 바로 사회에 들끓는 혐오와 음모론, 피해망상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2016년 미국 대선이다. 미국인들은 똑똑하고 지적인 힐러리 대신에 속물적인 트럼프를 선택했다. 의외의 결과였다. 말하자면 '반지성의 승리'였다. 비합리적이고 반민주적인 정치의 원인이 반지성주의에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불행히도 이런 반지성주의는 미국의 상황에만 국한되는 문제는 아닐 것이다.
미국의 역사학자로 20세기 중반을 대표하는 지성으로 손꼽히는 리처드 호프스태터(1916∼1970)는 미국이 거쳐 온 길에서 그 실마리를 찾는다. 그는 반지성주의라는 용어를 처음으로 썼는데, 그에 따르면 반지성주의는 '지식인에 대한 경멸과 증오'를 의미한다. 호프스태터는 반지성주의는 갑자기 등장한 것이 아니라 서부 개척 시대부터 미국사와 늘 함께해 왔다고 보았다. 여기에는 기독교 근본주의 또는 복음주의가 큰 자리를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1950년대 미국의 극우 매카시즘은 집단적 사고를 통한 편 가르기와 반대 세력 악마화 등이 만들어낸 재앙이었다.
책은 미국사의 모순과 역설을 낱낱이 파헤친 호프스태터의 탐색을 열 가지 키워드로 살핀다. 사회 개혁의 이면에는 인종 차별과 제국주의가 있었고 진보적 사회운동은 언제나 타협으로 끝났다. 위인으로 추앙받는 정치인들도 비판을 피해 가지 못했다. 토머스 제퍼슨은 '민주주의를 신봉하는 귀족'이었고, 우드로 윌슨은 '자유주의적 보수주의자'였다. 호프스태터는 이 같은 현실을 마주하고 끊임없이 알리는 일이 역사의 임무이자 지식인의 의무라고 말한다. 독자들은 신화를 벗겨 낸 미국사의 맨얼굴에서 반지성주의와 맞서 싸울 방법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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