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 인하까지 3주…증시는 어떻게 반응할까[오미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오는 9월에 금리를 인하할 것이 거의 확실시되면서 금리 인하시 증시가 어떻게 반응할지 관심이 쏠린다.
오는 9월 17~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까지는 꼭 3주가 남았다.
이론적으로 보면 금리가 낮아지면 증시는 상승해야 한다. 금리가 인하되면 기업들의 자금 조달 비용이 줄어 다른 조건이 같다면 순이익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금리가 내려가면 채권수익률이 떨어져 채권과 비교한 주식의 상대적인 매력도 올라가게 된다. 따라서 금리가 인하되면 채권시장에서 주식시장으로 일부 자금 이동이 일어날 수도 있다.
하지만 찰스 슈왑의 전략가인 캘리 콕스와 케빈 고든에 따르면 역사적으로 금리 인하가 시작됐다고 증시가 항상 오른 것은 아니었다. 때로는 금리 인하가 시작되고 3개월이나 심지어 1년 뒤까지 S&P500지수가 하락하기도 했다.
콕스와 고든은 금리 인하 후 증시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것은 경제였다고 지적했다. 금리 인하에 대한 열망보다는 경제의 강도에 대한 투자자들의 판단이 증시를 움직였다는 분석이다.
이를 다시 말하면 증시에 중요한 것은 연준의 금리 인하 자체가 아니라 연준이 금리를 내리는 이유였다.
콕스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연준의 통화정책 전환(pivot: 피봇)에 대한 증시의 반응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경제"라며 "연준이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을) 축하해 금리를 인하하는 것인지, (경제를 살리기 위한) 절박함에서 금리를 인하하는 것인지"를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과거 역사를 보면 "축하를 위해 금리를 인하하는 것이라면 증시에 정말 좋았지만 절박함 때문에 급하게 금리를 내릴 때는 일반적으로 증시에 좋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다우존스 마켓 데이터에 따르면 연준이 목표 금리 변경을 발표하기 시작한 1990년대 초 이후 금리 인하 사이클은 코로나 팬데믹 전까지 5번 있었다.
이 5번의 금리 인하 사이클 가운데 3번은 3개월 뒤 S&P500지수가 상승했고 2번은 하락했다. 첫 금리 인하 3개월 후 S&P500지수의 평균 수익률은 2.5%였다.
금리 인하가 시작된 후 S&P500지수가 하락한 경우는 닷컴 버블 붕괴가 시작된지 9개월 가량 뒤인 2001년 1월3일과 글로벌 금융위기가 시작되던 2007년 9월18일이었다.
2001년의 경우 첫 금리 인하 3개월 후 S&P500지수는 10.71% 떨어졌고 1년 후에도 10.02% 하락세를 유지했다. 2007년의 경우 첫 금리 인하 3개월 후 S&P500지수가 2.08% 내려갔고 1년 후에는 하락률이 21.69%로 커졌다.
반면 1995년과 1988년 금리 인하 때는 1년 후 S&P500지수의 수익률이 20%가 넘었다. 2019년에는 1년 후 수익률이 9.76%였다.
마켓워치는 현재 경제가 둔화되고 노동시장은 약화되는 상황에서 대형주의 밸류에이션이 너무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오는 9월 연준의 첫 금리 인하에 대해 증시는 부정적으로 반응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특히 9월18일 FOMC 때까지 증시가 랠리를 이어간다면 "소문에 사고 뉴스에 팔라"는 월가 격언처럼 막상 금리가 인하되면 증시가 하락으로 반응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연준이 금리 인하를 시작하는 9월은 8월과 더불어 계절적으로 증시 수익률이 가장 부진한 때다. 네이션와이드의 투자 리서치 책임자인 마크 해켓에 따르면 9월은 지난 수십년 동안 증시에 최악의 달이었다.
다행스러운 점은 미국 경제가 여전히 성장세를 지속하며 연착륙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는 점이다. 찰스 슈왑의 고든은 투자자들이 앞으로 경제지표를 면밀히 주시할 것이라며 당장 오는 9월6일에 발표되는 8월 고용지표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직 잘못될 수 있는 부분이 많다"며 "우리는 여전히 상대적으로 얇은 얼음 위에서 스케이트를 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28일에는 장 마감 후 모든 투자자들이 기다리고 있는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소프트웨어 회사인 세일즈포스와 사이버 보안회사로 지난달 전세계적인 IT(정보기술) 대란을 일으킨 크라우드스트라이크도 이날 장 마감 후 실적을 공개한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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