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증원 입장차에 만찬 일정도 연기… 尹·韓 갈등 재점화
‘증원 유예’ 제안 의료대란 해소에 방점
대통령실 “의료개혁 입장은 변함 없다”
尹·與 지도부 만찬 추석 이후로 연기해
韓 공개적 이견 표출에 ‘불쾌감’ 해석도
추 원내대표 “당정 일체” 韓과 거리두기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의대 정원 증원 문제를 두고 선명한 입장 차를 드러내고 있다.
응급실은 마비 상태인데… 28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119 구급대원들이 환자를 옮기고 있다. 전공의 이탈 사태가 장기화하며 전국 다수 응급실 진료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건국대 충주병원의 경우 최근 응급의학과 전문의 7명 전원이 사직서를 제출했고, 천안 순천향대병원, 천안 단국대병원, 세종 충남대병원은 진료를 제한하고 있다. 중증 환자가 치료받을 응급실을 찾지 못하고 병원을 전전하는 ‘응급실 뺑뺑이’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뉴시스 |
한 대표 역시 자신의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한 대표는 ‘의·정 갈등이 당정 갈등으로 번진다는 해석이 나온다’는 질문에 “국가의 임무는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 최우선이다. 어떤 것이 정답인지 그것만 생각하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의료 개혁의 명분보다 의료 대란 해소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풀이된다. 한 대표는 또 “당이 민심을 전하고, 민심에 맞는 의견을 전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대표는 이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여당 의원들과 만나 의료 현장 상황을 공유하고 대책을 논의하기도 했다. 복지위 여당 간사인 김미애 의원은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의대 증원 문제가) 당정 갈등으로 비화하는 식으로 비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는 우려가 있었다”고 전했다.
대통령실은 여당 의원들에게 직접 정부의 입장과 기조를 설명하며 공감대를 넓히겠다는 계획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29일 국민의힘 연찬회에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장상윤 사회수석, 박 차관이 참석해 응급실 상황을 포함해 의료 개혁의 현주소를 충실히 설명하고, 일문일답 시간도 가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원내행정국은 이날 소속 의원 전원에게 지난 4월 윤 대통령이 의료 개혁 필요성을 역설한 대국민 담화문 전문을 연찬회 참석 전까지 일독하라고 당부하는 메시지를 발송했다. 추 원내대표가 한 대표에 맞서 의료 개혁에 대한 당정 일체 기조를 다지기 위해 의원들 군기 잡기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병관·조병욱·김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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