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마음이 힘들 때 정원을 ‘처방’

박진성 기자 2024. 8. 28.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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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치매 환자, 우울증 환자, 고립·은둔 청년 등에 녹지 활동
손목닥터9988 등과 연계
지난 27일 서울 노원구 불암산 산림치유센터에서 열린 정원처방 프로그램 프레스투어에서 참가자들이 시범 운영 예정인 서울형 정원처방 체험을 하고 있다. /뉴스1

앞으로 서울시민은 마음이 힘들 때 정원 산책을 ‘처방’ 받을 수 있게 된다. 의사가 ‘하루에 한 시간씩 공원을 걸으세요’와 같은 처방을 해주는 독일을 벤치마킹했다.

서울시는 ‘서울형 정원처방’ 사업을 9월부터 시범운영한다고 28일 밝혔다.

정원처방 사업은 서울의 초기 치매 환자, 우울증 환자, 고립·은둔 청년 등을 대상으로 서울의 산림·공원·정원에서 활동하게 한다. 정원에서 식물을 가꾸고 흙을 만지고, 숲 속에서 명상을 하며 마음을 치유하자는 것이다. 국내외 많은 연구는 정원 활동이 도심 활동보다 불안 등 부정적인 감정을 줄이는데 효과가 크다고 한다.

진료·처방 기록 등을 쓰는 병원 수첩과 비슷하게 ‘정원치유 수첩’도 만들었다. 언제 어떤 정원에서 활동을 했는지 기록하고 정원의 위치 등 활동에 필요한 정보들을 담았다.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독일, 영국, 뉴질랜드 등은 의사가 환자의 상태에 따라 자연 속 활동을 처방한다. 예컨대 우울증 환자에게 숲길을 1시간씩 걸으라고 하는 것이다. 독일은 이같은 ‘자연처방’에 의료보험도 적용된다. 자연처방은 연간 4조원의 의료비 절감효과가 있다고 한다.

서울의 ‘정원처방’ 사업은 아직 독일처럼 정식 의사 처방을 하는 건 아니지만 장기적으로 관련 단체와의 논의를 통해 병원과 서울의 녹지를 연계하는게 목표다.

현재는 마음건강 위주로 운영하지만 앞으로는 초기 당뇨병, 대사증후군 등으로 대상 질환을 확대할 계획이다.

향후 서울시의 시민 건강 앱 ‘손목닥터9988′과도 연계한다. 서울숲, 서울둘레길 등 서울의 주요 녹지를 방문하고 정원 처방에 참여하면 특별 포인트를 제공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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