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년 만에 간호법 통과…개혁신당 이준석·이주영만 ‘반대’

이준석 “정부, 의대 증원 밀어붙이려는 법안이기에 반대”

대한간호협회 소속 전현직 간호사들이 28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간호법이 통과되는 모습을 지켜보며 기뻐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

28일 여야 합의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간호법 제정안에 개혁신당 소속인 이준석·이주영 의원만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확인됐다. 간호법은 간호사의 업무 범위와 처우 개선 대책을 담고 있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를 열어 재석 의원 290명 중 찬성 283명, 반대 2명, 기권 5명으로 간호법 제정안을 가결했다. 반대 2표는 이주영·이준석 의원이었다. 의사인 국민의힘 인요한·한지아 의원과 같은 당 고동진·김민전·김재섭 의원은 기권했다.

이주영 의원은 “간호사의 업무영역을 제대로 규정하지 않은 법”이어서 반대표를 던졌다고 했다. 의사 출신인 이 의원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간호사의 업무 범위를) 명확하지 않다. (업무 범위가) 포괄적이어서 시키면 무조건 해야 하는 상황이 되기 때문에 간호사들이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하고, 다른 직역과도 충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통과된 간호법은 진료지원(PA) 간호사를 합법화한 것이 뼈대다. 피에이 간호사는 수술이나 검사 시 의사를 도와 의사의 의료행위 일부를 분담하고 있지만, 법의 테두리 안에 있지 않아 ‘불법’으로 취급받았다. 간호법 통과로 이들이 법적 지위를 보장받게 됐지만, 업무 범위를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기로 해 향후 업무 범위를 둘러싼 갈등이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

이준석 의원 쪽은 “정부가 의대 증원을 밀어붙이기 위해 압박하는 성격의 법안이기 때문에 반대표를 던진 것”이라고 했다. 이 의원실 관계자는 “의사들이 빨리 현장에 복귀하지 않으면 (피에이) 간호사로 대체하겠다는 것 아닌가”라며 “의료계 내부 갈등을 조장할 수 있는 법이어서, 내용에는 동의하는 부분도 있고 지나치다고 보는 부분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반대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대한간호협회는 이날 간호법 통과 뒤 “2005년 국회 입법으로 시도된 후 무려 19년 만에 이뤄진 매우 뜻깊고 역사적인 사건”이라며 환영의 뜻을 표했다.

대한간호협회 소속 간호사들이 28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간호법이 통과된 뒤 의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