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 맞춤 vs 문해력 저하… AI 교과서 도입 ‘뜨거운 감자’

김한울 기자 2024. 8. 28.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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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AI 디지털교과서 전국 도입을 둘러싸고 교육 당국과 현장 간 첨예한 의견 대립이 이어지고 있다.

28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와 시도교육청 등은 내년 전국 도입에 맞춰 AI 디지털 교과서를 활용한 교육 과정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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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내년 초교 3~4학년 등 순차 도입
AI 교과서 ‘디지털 기기’ 인식… 학습 의문
교사 1만9천667명 설문 결과 73.6% 반대
시기상조 반응에 신뢰성 높이는 방안 필요
기사와 직접 관련 없는 사진. 이미지투데이

 

2025년 AI 디지털교과서 전국 도입을 둘러싸고 교육 당국과 현장 간 첨예한 의견 대립이 이어지고 있다.

28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와 시도교육청 등은 내년 전국 도입에 맞춰 AI 디지털 교과서를 활용한 교육 과정을 준비 중이다. AI 디지털 교과서는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한 자체 분석을 통해 학생이 자주 틀린 문항의 주요 개념을 위주로 설명하거나 관련 문제를 제시하는 교육용 소프트웨어다.

교육부는 디지털 대전환의 핵심 정책으로 AI 디지털 교과서를 2022 개정 교육과정에 맞춰 내년부터 초등학교 3~4학년·중1·고1, 2026년에는 초등학교 5~6학년·중2, 2027년에는 중3 등에 단계적으로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일선 교육 현장에서 디지털 교과서에 대한 여론은 차갑다. 특히 교사와 학부모를 중심으로 AI 디지털 교과서가 그대로 도입되면 학생들의 문해력 저하와 기계적 학습, 그리고 별다른 설명 없이 디지털 기기에만 의존하는 교육이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 지난 7월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의원실이 전국 초·중·고교 교사 1만9천66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AI 디지털교과서 도입과 관련한 온라인 설문에서 ‘도입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한 교사 비율은 73.6%로 나타났다.

교원 단체인 전국교직원노동조합도 28일 국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증되지 않은 디지털 교과서 도입을 멈추고 국회가 조속히 청문회를 개최, 해당 사업을 철저히 검증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도내 초등학교에서 근무하는 교사 A씨는 “학생의 수준에 맞춰 학습을 돕는 것과는 별개로 스마트폰에 익숙한 학생들이 디지털 교과서를 ‘교과서’가 아닌 ‘디지털 기기’로 인식하기 쉬워 학습 효과성에 의문이 든다”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또 지난 5월 디지털 교과서 도입을 유보해야 한다는 국회 국민동의청원에는 5만6천505명이 동의하는 등 도입에 앞서 사회적 공론화가 부족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전문가들은 교육 당국이 디지털 교과서 도입에 앞서 기존 교육 과정을 개편함과 동시에 학생·교사·학부모 등 교육 현장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조상식 동국대 교육학과 교수는 “종이 교과서로 수업하는 기존 방식에 익숙한 교육 현장에서 AI 디지털 교과서 도입을 신뢰하지 못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라며 “교육 당국이 도입에 앞서 발달 과업에 따라 학생들이 수행할 수 있는 맞춤형 교육 과정을 현장과 논의하고 교육 데이터 개방 확대에 따른 정보 유출 방지 등 추가적인 대책까지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한울 기자 dahan810@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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