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딥페이크 집유 받으려면" 도 넘은 법률카페의 상술

로펌이 운영…회원수 14만명
형량 축소 상담·노하우 공유

여성 얼굴에 음란물을 합성·편집하는 딥페이크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높아진 가운데 회원 수가 14만명에 달하는 법률전문 인터넷 카페에서 노골적으로 딥페이크 범죄와 관련해 형량을 줄이는 상담과 노하우 공유가 이뤄져 논란이 일고 있다.

28일 성범죄를 비롯한 형사범죄 사건 경험담 등을 공유하는 네이버 '○○카페'에 '(허위영상물 제작·반포) 텔레그램 딥페이크 운영자 집행유예'라는 글이 전체 공지로 올라왔다.

해당 카페는 성범죄 변호 전문로펌을 표방한 모 법무법인이 운영하는 카페로, 운영자와 회원들이 성범죄 무죄 또는 집행유예 사례들을 올리고 재판 경험담이나 사건 노하우를 공유하는 곳이다.

공지 속 판결문에 등장하는 피고인 A씨는 2022년 미성년자인 여성 아이돌 가수의 얼굴 사진에 음란사진을 합성하는 방법으로 성착취물을 제작해 자신이 운영하는 텔레그램 채널에 게시해 배포했다. A씨는 지난해 1심에서 아동청소년법 위반에 대해서는 무죄, 허위영상물 편집·반포 혐의와 관련해서만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공지를 게시한 운영진은 "디지털 성범죄에 대해 조금이라도 찾아본 사람들은 이 사건이 집행유예로 끝나기 어렵다는 것을 잘 알 것"이라며 "불리한 부분이 굉장히 많았으나 성공적으로 끝나 다행"이라고 밝혔다.

형사 피고인은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있고 법무법인이 자사를 홍보하는 것도 비난받을 일은 아니지만 사회적 지탄이 쏟아지는 성범죄자의 감형 사례를 공개하고 이를 홍보에 이용하는 것은 도가 지나쳤다는 비판이 나온다.

박보람 법무법인 이든 대표변호사는 "양형 꼼수나 자료들이 공유됐을 때 악용될 가능성이 크고, 이를 이용해서 범죄를 저지르거나 본인의 죗값에 맞지 않는 선고를 받게 되면 바람직하지 않은 사회 분위기가 형성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동환 기자 / 지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