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의대 증원 보류"·대통령실 "그럴 수 없다"…5차 갈등 점화 [스프]

김민표 D콘텐츠 제작위원 2024. 8. 28.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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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초부터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여러 차례 부딪쳤는데요, 다섯 번째 '윤한(윤석열·한동훈) 갈등'이 불거졌습니다.

한 대표가 의정 갈등 중재안으로 '2026학년도 의대 증원 보류'를 제안하자, 대통령실은 "의대 증원 계획 변함 없다"고 단호하게 잘라 말했습니다. 모레(30일)로 예정됐던 윤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의 만찬도 연기됐습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한동훈 대표 입장을 두둔하면서 갈등을 키우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습니다.

대통령과 평행선 달리는 한동훈

한동훈 대표는 오전에 당의 복지위 소속 의원들과 간담회를 가진 뒤 기자들을 만났는데요, '의정 갈등이 당정 갈등으로 번진다는 해석이 나온다'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이에 대해 한 대표는 "국가의 임무는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 최우선이다. 어떤 것이 정답인지 그것만 생각하면 될 것 같다", "당이 민심을 전하고, 민심에 맞는 의견을 전달해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한 대표는 2026학년도 의대 증원 보류를 정부와 대통령실에 요구하고 있는데요, 그것이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는 일이라는 입장을 내비친 겁니다.
▷ 기자: 의정 갈등이 당정 갈등으로 번진다는 해석이 나오는 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 한동훈 대표: 국가의 의무는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는 게 최우선이잖아요? 거기에 대해 논의 중이고 어떤 게 정답인지 그것만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 기자: 당이 중재자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 당에서 공감대가 어느 정도 있나요?
▶ 한동훈 대표: 대단히 중요한 이슈고요, 거기 대해서 당이 민심을 전하고 민심에 맞는 의견을 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 대표는 모레(30일) 예정됐던 윤석열 대통령과 당 지도부 간 만찬이 연기된 것과 관련해 '원내대표 라인에만 사전 통보가 됐느냐'는 질문에 "그건 모르겠고, 제가 이야기 들은 것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대통령실이 언론 공지를 통해 만찬 일정 연기를 알리기 전에 한 대표 측이 미리 연락받지 못했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말투와 답변 내용에서 '윤한(윤석열·한동훈) 갈등'이 재점화하는 분위기가 감지됩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오늘(28일) 오전 언론 공지를 통해 "민생 대책을 고민하는 모습이 우선이다. 여당 지도부와의 식사는 추석 연휴 끝나고 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만찬 연기를 두고 최근 의대 정원 증원을 둘러싸고 두 사람의 시각차가 드러났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대통령실이 '만찬 회동 연기'로 대응하며 폭발했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대통령실 "의대 증원 변함 없다" 

 한 대표가 기자들을 만나기 전에 대통령실은 의과대학 증원 계획에 변함이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의료 개혁과 관련해 대통령실의 입장은 일관된다. 변함이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일각에서 제기된 박민수 보건복지부 차관 교체에 대해서도 "전혀 검토한 바 없다"고 말했습니다. 한 대표가 의료계 요구인 박민수 차관 교체를 윤 대통령에게 건의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얘기도 있었는데요, 대통령실이 아예 차단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오후에도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가 추가로 설명했는데요, 2026년도 의대 정원 확대를 유예하자는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은 배경과 관련해 "유예하면 불확실성에 따라서 입시 현장에서도 굉장히 혼란이 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현재 고등학교 2학년에 해당하는 학생들과 수험생들, 학부모들이 함께 이를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 "잉크도 마르기 전에 다시 논의하고 유예한다면 학생이나 학부모 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내일(29일) 국정 브리핑 겸 기자회견에서도 정부가 추진 중인 의료 개혁 과제를 직접 설명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내에서 친한(친한동훈)계와 친윤(친윤석열)계의 시각차도 드러나고 있습니다.

친윤계인 추경호 원내대표는 코로나 확진 이후 처음 출근하면서 "의료 개혁은 한 치도 흔들림 없이 추진돼야 한다"며 "정부 추진 방침에 전적으로 동의하고, 당도 함께할 생각"이라고 말했습니다. 용산 편에 확실히 선 겁니다.
료 개혁은 한 치도 흔들림 없이 진행돼야 한다는 데에 대해서는 정부 추진 방침에 적극 공감하고 당도 한 팀입니다.

친한계인 장동혁 최고위원은 "국민 건강과 생명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서 당이든 대통령실이든 정부든 힘 모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 최우선"이라는 한동훈 대표와 비슷한 말을 한 겁니다.
다소 갈등 상황처럼 보여진다 할지라도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서 당이든, 대통령실이든, 정부든 힘을 모아야 합니다.
 
친한계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은 한 유튜브 채널에서 대통령실에 대해 "거의 달나라 수준의 상황인식"이라고 직격하기도 했습니다.
 

이재명 "불가피한 대안 중 하나"…한동훈 두둔

 '윤한(윤석열·한동훈) 갈등' 기류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한 대표의 입장에 힘을 실어주는 발언을 했습니다.

이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한 대표 중재안에 대해 "현 상황에서 의료 붕괴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불가피한 대안 중 하나라고 생각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정부에서도 백안시하지 말 것"을 당부했습니다.
제가 보기엔 현 상황에서 의료 공백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불가피한 대안 중에 하나라고 생각이 됩니다. 정부에서도 백안시하지 말고 그 문제를 포함해서 의료 공백 막기 위한 근본적 대책을 심도 있게 세워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여야 대표 회담에서 '의료 공백 사태'를 의제로 올리는 방안도 논의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회담은 다음 달 추석 연휴 전에 열릴 전망입니다.

이재명 대표가 한동훈 입장을 두둔하고, 여야 대표 회담에서도 의대 증원 문제가 논의될 수 있는 상황이 '윤한 갈등'을 더욱 부추기는 것으로 보입니다. 한 대표의 중재안을 이미 대통령실이 거부한 상황에서, 여야 대표가 또다시 '중재안'을 논의하는 것 자체가 대통령실에서는 불쾌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대통령실에서는 한동훈 대표가 윤 대통령과의 차별화와 차기 대선을 의식해 '자기 정치'만 우선시하고 있다는 불만이 쌓이고 있다고 합니다.

이런 점을 이재명 대표가 모를 리 없는데요, 한 대표를 두둔하면서 '윤한 갈등'을 점화시켜 두 사람 사이에 발생한 균열을 더욱 크게 만들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김민표 D콘텐츠 제작위원 minpyo@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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