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개원 90일만에…민생법안 첫 합의처리

구하라법·간호법 등 28개 통과
재의요구 법안 내달 말 재표결

◆ 국회 첫 민생법안 통과 ◆

與野, 모처럼 손잡고 '활짝' 28일 국회가 본회의를 열어 민생법안 28개를 처리하기에 앞서 우원식 국회의장 주재로 열린 여야 원내대표단 회동에서 참석자들이 손을 잡고 있다. 왼쪽부터 배준영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 추경호 원내대표, 우 의장,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 김호영 기자

22대 국회가 문을 연 지 90일째인 28일 여야가 합의한 법안이 처음으로 본회의 문턱을 넘었다.

구하라법(민법 개정안), 전세사기특별법, 간호법 제정안 등 28개 민생 법안이 드디어 빛을 보는 순간이었다.

야당의 법안 강행 처리와 대통령 거부권 행사가 반복되던 악순환에서 벗어나 모처럼 국회가 협치의 순간을 연출한 셈이다. 여야는 이날 국회로 되돌아온 방송 4법, 노란봉투법, 25만원 지원법 등에 대한 재표결을 하지 않고 다음달 26일로 미루기로 사전에 합의했다.

이날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전세사기특별법은 전세사기 피해자 인정 범위를 확대하고 해당 주택을 피해자에게 공공임대 형식으로 최장 20년간 제공하는 내용을 담았다. 일명 '구하라법'은 양육 의무를 저버린 부모가 상속권을 갖지 못하도록 했다. 연예인 구하라 씨가 사망한 이후 사회적 이슈가 된 지 무려 5년여 만에 민법이 고쳐진 것이다.

진료지원(PA) 간호사의 의료행위를 법으로 보호하는 내용을 담은 간호법은 의사단체 반발로 그간 통과되지 못했다가 의료공백이 커지면서 급물살을 탔다.

이 밖에 대·중소기업 상생협력촉진법 개정안, 도시가스사업법 개정안, 산업집적활성화법 개정안, 공공주택특별법 개정안, 범죄피해자보호법 개정안 등 민생 법안이 이날 본회의를 넘었다.

일부 법안이 가까스로 합의 처리됐지만 여소야대 상황에서 22대 국회 앞길이 순탄치는 않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야당이 입법을 추진하고 정부·여당이 발목을 잡으면서 방해하는 이상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며 "국민에게 필요한 입법은 앞으로도 강력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동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