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사진 속 이슈人] 러 폭격에 우크라 전력망 훼손, 암울한 겨우살이 예고
러시아가 또 다시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기반 시설을 집중 공격하면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등 주요 도시들에서 대규모 정전 사태가 빚어졌습니다. 이번 공격으로 적어도 수백만 가구가 정전 피해를 입은 것으로 집계된 가운데 벌써부터 겨울나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27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26일 새벽부터 이틀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외곽의 수력발전소를 비롯해 북서부 루츠크와 동부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 자포리자 등 전역에 대규모 공습을 퍼부었습니다. 데니스 슈미할 우크라이나 총리에 따르면 26일에 우크라이나의 24개 주 가운데 절반이 넘는 15개 주가 러시아군의 공격을 받았습니다.
이틀간 이어진 공습으로 최소 12명이 숨지고 수십명이 다쳤으며, 키이우를 비롯해 오데사,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 도네츠크 등 주요 도시 여러 곳에서 전기 공급이 끊겼습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정확한 전력 피해 규모를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최소 수백만 가구가 정전을 겪은 것으로 보인다고 CNN은 전했습니다.
러시아의 공습 첫날 키이우 외곽 주민들은 6시간 동안 전력 공급이 중단될 예정이며 이튿날 새벽 2시부터 2시간 동안 전력 공급이 재개될 것이라는 안내를 받았지요. 문제는 이번 공습으로 전력 수요가 비교적 적은 여름인데도 불구하고 대규모 정전 사태가 빚어졌다는 것입니다.
핵심 에너지 시설들이 이미 공습 타격을 입은 가운데 에너지 수요가 급증하는 겨울에도 이번과 같은 대규모 공습이 벌어진다면 그 피해 규모는 훨씬 커질 수 있다고 CNN은 짚었습니다.
슈미할 총리는 27일 기자들에게 "핵심 과제는 겨울을 견디고 중요한 기반 시설과 국민, 경제에 에너지 공급을 제공하는 것"이라면서 공습으로 인한 전력망 피해 복구에 매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2022년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래 매년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시설을 공격 해 온 러시아는 올해 들어서는 화력 및 수력 발전소와 에너지 저장 시설 등 발전 시설을 상대로 한 공격을 특히 더 강화하고 있습니다.
한편, 3년째 전쟁을 겪고 있는 우크라이나 시민들은 대규모 공습에 불안해 하면서도 평소대로 일상을 이어가는 모습이었다고 CNN은 전했습니다. 26일 오전 공습 사이렌을 듣고 시내 지하철역으로 대피한 키이우 시민들은 CNN에 사이렌 소리와 함께 울린 폭발음에 겁에 질려 잠에서 깼다고 토로했습니다. 시내 지하철역에 대피해 있던 드미트로(18)는 CNN에 "폭발음이 들리는 게 무서웠다. 지금까지 키이우에는 오랫동안 공습이 없었다"며 오랜만에 키이우를 노린 공습에 불안을 강하게 호소했습니다.
다만 수차례 러시아의 공습으로 정전에는 이골이 난 대부분 시민들은 이제 휴대 전화, 지갑과 더불어 보조배터리를 외출 필수품으로 챙길 만큼 대비가 된 모습이었으며 일부는 평소대로 생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그간 주택 조합이나 아파트에 정전 시에도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태양광 시설이나 자가 발전기에 보조금이나 세금 감면을 제공하는 등 러시아의 전력망 타격에 대비해왔지요. 이날도 키이우 시내의 카페나 식당, 쇼핑몰 등 대부분의 사업장들은 자가 발전기를 갖추고 있는 덕분에 정전에도 불구하고 영업을 이어갔습니다.
키이우 시내의 한 카페에서 일하는 바리스타 막심 홀루브첸코(25)는 CNN에 "약 한 달에 한 번은 전기가 갑자기 끊겨 가게의 자체 발전기를 돌린다"면서 "정전이 되면 손님들이 가게에서 전자 기기를 충전하고 인터넷을 쓸 수 있게 해준다"고 말했습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변전소 등 전력 시설을 미사일 공격으로부터 보호하는 장비 설치도 늘리고 있습니다. 슈미할 총리는 발전소 전체를 덮을 수 있는 축구장 3개 규모의 보호 구조물 설치도 추진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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