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심우영 교수팀 "정보처리·저장 동시 가능 신소재 개발"

네이처 머티리얼스에 '멤트랜지스터' 연구성과 게재…"차세대 인메모리 컴퓨팅에 한발 다가서"

연세대 신소재공학과 심우영 교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나확진 기자 = 연세대학교 신소재공학과 심우영 교수 연구팀이 정보처리와 저장이 동시에 가능하면서 저전력으로 구동할 수 있는 새 반도체 소재 '멤트랜지스터'(Memtransistor)를 개발했다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28일 밝혔다.

멤리스터(Memristor)와 트랜지스터(Transistor)의 합성어인 멤트랜지스터는 정보저장(메모리) 기능을 가지는 멤리스터와 전류 흐름을 조절해 정보처리 기능을 하는 트랜지스터의 속성을 모두 가지는 소자를 말한다.

통상적으로 트랜지스터와 멤리스터는 각각 독립적으로 작동하며 상호 호환되지 않아 이를 연결해 사용하는 방식이 활용됐는데, 이로 인해 소자의 밀도가 커지는 문제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이들 소자의 크기를 줄이고자 트랜지스터와 멤리스터의 기능을 하나로 통합하려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지만, 지금까지 개발된 멤트랜지스터는 대부분 전이금속 물질로 구성돼 높은 전력이 필요하고 소자 간 성능 차이가 크다는 문제가 있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심 교수 연구팀과 한국세라믹기술원 김종영 박사, 기초과학연구원(IBS) 천진우 단장, 연세대 박철민 교수, 알로이시우스 순 교수 등 공동연구팀은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는 데 초점을 두고 연구한 결과, 저전력으로 구동하며 반도체 특성을 발현하는 새로운 이차원 3-5족 화합물 반도체 소재를 개발하고 작동 원리를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

이들은 주기율표에서 이온 이동이 가능한 층상형 구조를 가진 물질 후보군 가운데 10종의 화합물을 최종 선별한 후 멤트랜지스터 소재 합성에 성공했으며, 이 소재 내부에서 이온이 움직이는 것을 실험으로 증명하고 이온 이동에 따른 메모리 특성이 발현되는 것을 검증했다.

동시에, 반도체 특성도 함께 확인해 이 소재가 메모리와 트랜지스터로 모두 활용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연세대 심우영 교수팀이 개발한 멤트랜지스터 소재를 현미경으로 분석한 사진들 [연세대 심우영 교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심 교수는 이번 연구에 대해 "멤트랜지스터 소재 개발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이를 구현한 것에 큰 의미가 있다"라며 "전이금속 기반 멤트랜지스터가 기존 반도체 기술·장비와 호환되지 못하는 반면, 해당 물질은 기존 기술과 호환되면서 저전력으로 구동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연구를 통해 정보 처리와 저장을 소재 단위에서 동시에 구현할 수 있는 새 물질을 발견함으로써 메모리에서 중앙처리장치(CPU)로 데이터를 불러오지 않고 한 번에 정보 저장과 처리를 하는 '인메모리 컴퓨팅'에도 한 발 더 다가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번 연구는 과기정통부 미래 소재 디스커버리 사업과 기초과학연구원 프로그램으로 수행됐으며 이날 '네이처 머티리얼스'(Nature Materials)에 게재됐다.

ra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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