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동정담] 광복회의 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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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기념관장 인사 잡음으로 촉발된 정부와 광복회의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정부가 내년 광복회 지원 예산을 삭감한 사실이 알려지자 일각에서는 광복회 손보기라는 해석이 나온다.
독립정신을 계승해야 한다는 것은 당연한 얘기지만 이 시대에 광복회의 정신이 무엇인지, 어떤 가치를 지향하는지 와닿지 않는다.
이참에 헌장을 제정해 광복회의 가치와 사명이 무엇인지, 시대정신에 입각해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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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기념관장 인사 잡음으로 촉발된 정부와 광복회의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정부가 내년 광복회 지원 예산을 삭감한 사실이 알려지자 일각에서는 광복회 손보기라는 해석이 나온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27일 국회 운영위에 출석해 "윤석열 대통령은 뉴라이트 발언을 하신 적이 없다. 뉴라이트라는 의미를 정확히 모를 정도"라고 말했다. 광복회가 제기하는 '건국절' 논란에 대해 대통령이 뉴라이트 진영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는 의미다.
광복회는 독립유공자와 유족들이 1965년 결성한 독립 분야 유일한 공법 단체다. 매년 정부가 주관하는 삼일절 기념식에선 광복회장이 독립선언서를 낭독한다. 그런데 한 가지 눈에 띄는 점은 광복회의 가치와 사명을 담은 헌장이나 강령이 없다는 것이다. 정관을 찾아보니 제3조에 '독립유공자의 숭고한 뜻을 받들어 민족정기를 선양하고 국가 발전과 민족통일에 이바지하며 선열들의 독립정신을 국민정신으로 승화함을 목적으로 한다'는 설립 목적이 나온다. 독립정신을 계승해야 한다는 것은 당연한 얘기지만 이 시대에 광복회의 정신이 무엇인지, 어떤 가치를 지향하는지 와닿지 않는다.
광복회와 비슷한 다른 나라 조직으로 프랑스의 '레지스탕스와 친구들(ANACR)'이 있다. 2차 세계대전 때 나치 독일 치하에서 활약한 저항군 참전용사들이 주축이 된 협회다. ANACR은 누리집 첫 장에 '원칙과 가치'를 통해 그들이 지향하는 바를 밝혀두고 있다. '파시즘에 반대하고 평화를 위해 싸우며 저항을 계속한다.' 레지스탕스의 저항정신을 계승해 인권에 대한 공격과 외국인 혐오, 모든 종류의 차별에 맞서 싸울 것이라고 선언한다.
광복회는 김원웅 전 회장 때부터 정치적 편향성과 비리 문제가 불거졌다. 조직을 쇄신하고 독립운동 단체 맏어른으로서의 권위를 회복해야 한다. 역사 갈등이 사회적 편 가르기로 번지기 전에 이종찬 회장과 윤 대통령이 직접 만나 오해를 풀어야 한다. 이참에 헌장을 제정해 광복회의 가치와 사명이 무엇인지, 시대정신에 입각해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젊은 세대의 참여를 이끌 방법도 찾아보길 바란다. 현재 광복회 회원은 독립유공자와 그 가족으로 제한돼 있다. 프랑스 ANACR도 참전용사들 위주였지만, 저항정신의 명맥을 잇기 위해 2006년부터 일반에 문호를 개방했다.
[박만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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