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 보유한 아파트 '보류지' 신축 품귀에 몸값 껑충 뛰어

원펜타스·강동 헤리티지 등
주변 시세보다 2억이상 높아

최근 새 아파트 몸값이 치솟으면서 래미안 원펜타스(옛 신반포15차)와 강동 헤리티지 자이(옛 길동 신동아1·2차) 보류지도 인근 시세와 비슷하거나 높은 수준으로 입찰에 나왔다. 대개 재건축·재개발 조합이 보류지를 낮은 가격에 팔았던 것과 사뭇 달라 거래가 원활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보류지는 정비사업 조합이 소송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분양하지 않고 남겨둔 가구다. 전체 가구 중 1% 범위에서 보류지를 정할 수 있다.

28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신반포15차 재건축 조합은 최근 보류지 3가구에 대한 매각 공고를 냈다. 전용면적 59㎡는 35억원, 전용 107㎡B형은 58억원, 전용 155㎡는 80억원에 나왔다. 입찰은 30일까지다.

이는 인근 시세와 비슷하거나 다소 높은 수준이어서 주목된다. 래미안 원베일리 전용 59㎡는 지난달 36억원에,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59㎡는 지난달 33억원에 거래됐다.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112㎡는 지난달 55억원과 57억원에 손바뀜됐다.

길동 신동아1·2차 재건축 조합도 보류지 매각 공고를 냈다. 전용 59㎡B형 6가구로, 23~33층에 배치된 이른바 '로열층' 물건이다. 가격은 15억원이다. 입찰 마감은 30일이다. 이 가격도 시세보다 높다. 올 6월 입주한 강동 헤리티지 자이는 전용 59㎡가 지난달 12억2500만원에 거래됐다.

보류지는 매각이 입주 직전 이뤄지거나 입주 후 진행돼 입주까지 기간이 짧은 편이다. 청약과 달리 낙찰을 받으면 바로 잔금을 치러야 해 자금 부담도 크다. 이 때문에 보류지는 보통 실거래가보다 소폭 낮을 때 거래가 원활하다. 하지만 청약통장이 필요 없어 부동산 호황기에는 알짜 매물로 간주되기도 했다.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며 서울 주요 단지 보류지 몸값도 올라가는 모습이다. 개포주공1단지(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 조합은 올해부터 보류지 아파트를 매각해 왔는데, 최초에는 21억~22억원에 팔다가 지난달 25억5000만원까지 올려 매각하는 데 성공했다. 8월 거래된 같은 평형 신고가(25억원)보다 높다.

한편 시세보다 2억원 싸게 나와 관심을 모았던 서초 그랑자이(옛 서초 무지개) 14가구에 대한 보류지 입찰은 취소됐다. 상가 조합원으로 구성된 채권자 46명이 조합을 상대로 낸 보류지 입찰절차 진행중지 가처분 신청을 서울중앙지법이 인용한 데 따른 것이다.

[손동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