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냐, 아니냐’... 국내로 옮겨붙은 식물성 음료 표기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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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낙농 선진국을 떠들썩하게 달궜던 식물성 음료 표기 논쟁이 국내에서도 발발할 조짐이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국내에는 우유를 마시면 속이 더부룩한 유당불내증을 가진 비율이 해외보다 훨씬 높아 식물성 음료 시장 성장 가능성이 다른 국가보다 높은 편"이라며 "해외처럼 당분간 낙농업계와 식물성 음료 제조사가 단어 사용을 놓고 신경전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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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일부 업체 우유 대신 밀크로 표기
미국 유럽서도 같은 논란
여러 낙농 선진국을 떠들썩하게 달궜던 식물성 음료 표기 논쟁이 국내에서도 발발할 조짐이다.
식물성 음료는 귀리나 아몬드, 코코넛 같은 식물로 만든 음료를 말한다. 현재 국내에서 식물성 음료를 만드는 주요 업체들은 귀리로 만든 음료를 오트밀크(oat milk), 아몬드로 만든 음료를 아몬드밀크(almond milk) 라는 이름으로 판매한다.
28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우유자조금협회는 전날 식물성 원료로 만든 음료가 온라인 플랫폼이나 커피 전문점에서 잘못된 명칭 표기로 소비자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우유자조금협회는 성명에서 “실제 원유(原乳)가 함유돼 있지 않은 식물성 음료는 우유가 아닌 음료로 정확하게 표시해 안내해야 한다”고 했다.
식품위생법 제14조에 따르면 우유류(牛乳類)는 소젖인 원유를 살균 또는 멸균처리 했거나, 유지방 성분을 조정한 것 또는 유가공품으로 원유 성분과 유사하게 환원한 것에만 붙일 수 있다.
제품 이름에 귀리나 아몬드 같은 대체 원재료명을 병기해도 우유가 들어가거나, 우유 성분을 사용한 식품이 아니면 귀리 우유, 아몬드 우유 같은 식으로 표시하면 안 된다.
이에 따라 시중에 판매되는 일부 제품은 우유라는 말 대신 밀크(milk)라는 영어를 사용해 이 조항을 어기고 있다.
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우유와 식물성 음료 사이 영양성분 차이는 명확하다”며 “완전식품이라 불리는 우유를 대신할 수 있는 건 우유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식물성 음료에 대한 명확한 정의나 구분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배합비나 제조·가공 기준에 따라 보통 기타음료로 분류한다. 기타음료는 먹는 물에 식품 또는 식품첨가물을 가해 제조한 음료를 뜻한다.
출산율 하락으로 우유 시장이 갈수록 작아지는 가운데, 식물성 음료 수요는 세계적으로 급증하고 있다.
이전에는 육류 섭취를 줄이려는 비건(동물성 원료가 들어간 식품이나 제품을 이용하지 않는 사람)을 중심으로 성장했지만, 최근엔 소화 문제로 우유를 꺼리는 일반 소비자들이 식물성 음료를 찾는다.
식물성 음료 제조사들은 “대안품이라는 점을 소비자에게 직관적으로 알리기 위해선 우유(밀크)라는 명칭이 필요하다”며 “땅콩버터(peanut butter)도 유제품에 해당하는 버터가 들어가지 않지만, 버터라는 말을 사용한다”고 주장한다.
이런 명칭 논란은 국내에 앞서 유제품 선진국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곳곳에서 여러 차례 벌어졌다.
미국과 유럽 낙농업계는 2010년대 중반 이후 출산율 감소로 우유 판매량이 줄어든 상황에서 식물성 음료까지 나와 우유 시장을 뺏어가자 바짝 긴장했다.
미국과 유럽 낙농업계는 “식물성 음료는 우유가 아니다”라고 초기부터 강하게 반발했다. 결국 유럽연합(EU)은 2017년 식물성 우유에 우유(milk) 명칭을 사용할 수 없도록 판결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역시 우유 대신 음료(drink, beverage) 같은 중립적인 표현으로 표기할 것을 권고했다.
FDA는 우유라는 표현을 쓰려면 해당 제품 영양 성분이 우유와 무엇이 다른지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문구를 포함하라는 지시를 덧붙였다. ‘이 제품에는 비타민D와 칼슘이 우유보다 적게 들어 있습니다’ 같은 설명을 곁들여야 한다는 뜻이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국내에는 우유를 마시면 속이 더부룩한 유당불내증을 가진 비율이 해외보다 훨씬 높아 식물성 음료 시장 성장 가능성이 다른 국가보다 높은 편”이라며 “해외처럼 당분간 낙농업계와 식물성 음료 제조사가 단어 사용을 놓고 신경전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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