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쓰러지자···신탁사 14곳 2468억 ‘눈덩이’ 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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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부동산 신탁사들이 지난 2분기 약 2500억 원에 달하는 눈덩이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신탁사 14곳은 지난 2분기 총 2468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974억 원)와 비교해 대규모 적자 전환한 것은 물론 직전 분기(-58억 원)보다 영업손실 규모가 40배 이상 불었다.
신규 수주가 줄면서 매출은 지난해 2분기 3468억 원에서 올해 2분기 3324억 원으로 약 4%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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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보다 40배 이상 늘어
중소 건설사 도미노 폐업에
‘책임준공 신탁' 사업 발목
신한 등 금융계열 ‘직격탄’
차입 늘자 부채율은 급증
국내 부동산 신탁사들이 지난 2분기 약 2500억 원에 달하는 눈덩이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경색이 이어지면서 문을 닫는 중소·중견 건설사가 늘어나자 일종의 연대보증을 섰던 신탁사에도 불똥이 튀면서다. 뒷걸음질 친 수익성에 차입 규모를 늘리자 부채 비율도 빠르게 올라가고 있다.
2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신탁사 14곳은 지난 2분기 총 2468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974억 원)와 비교해 대규모 적자 전환한 것은 물론 직전 분기(-58억 원)보다 영업손실 규모가 40배 이상 불었다. 신규 수주가 줄면서 매출은 지난해 2분기 3468억 원에서 올해 2분기 3324억 원으로 약 4% 감소했다.
회사별로 보면 금융 계열 신탁사들의 실적이 저조했다. 신한자산신탁은 지난해 2분기 281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올해 2분기에는 1718억 원의 대규모 손실을 기록했다. 교보자산신탁(-599억 원), KB부동산신탁(-551억 원)도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 우리자산신탁은 영업이익이 지난해 2분기 265억 원에서 올해 2분기 8억 원으로 급감했다. 하나자산신탁도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340억 원에서 252억 원으로 25% 줄었다.
반면 비금융 계열 신탁사 실적은 개선됐다. 한국토지신탁은 영업이익이 지난해 2분기 131억 원에서 올해 2분기 148억 원으로 약 13% 증가했다. 무궁화신탁(56억 원)과 코람코자산신탁(7억 원)은 흑자로 돌아섰다.
부동산 업계는 ‘책임준공형 관리형 토지신탁’이 실적 희비를 가른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책임준공형 신탁 사업은 건설사가 부도 등의 이유로 약속한 기한 내에 공사를 마치지 못할 경우 신탁사가 모든 책임을 떠안는 구조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건설 경기 악화로 공기를 맞추지 못하는 사업장이 늘면서 지난해 말 기준 책임준공형 관리형 토지신탁 현장 중 약 23%가 책임준공 기한을 지키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책임준공 미이행 시 신탁사는 PF 대출 원리금 즉시 상환을 요구 받고 시공사 교체 비용도 투입해야 한다.
부동산 활황기에 금융 계열 신탁사들은 자본을 앞세워 ‘고위험 고수익’ 사업인 책임준공형 신탁 비중을 늘려왔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중소·중견 건설사들의 폐업이 늘면서 책임준공형 신탁이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들어 이달 23일까지 폐업한 건설 업체는 총 2298곳으로 2년 전인 2022년 같은 기간보다 약 31% 증가했다. 개발 업계의 한 관계자는 “책임준공 미이행 현장의 절반 이상이 물류센터”라며 “주택 외 부동산 경기 회복이 어려운 상황인 만큼 잠재 우발 부채를 고려하면 신탁사 실적은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소송전도 잇따르고 있다. 신한자산신탁은 수도권 물류센터 2곳과 창원시 멀티플렉스 건물과 관련해 책임준공 의무 위반으로 대주단으로부터 각각 860억 원, 523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당했다. 영업 환경이 나빠지자 신탁사들은 차입을 늘리며 유동성 확보에 나섰다. 무궁화신탁과 하나자신산탁은 각각 지난달 260억 원, 1000억 원의 차입금 한도를 신규 설정했다. 교보자산신탁도 올 6월 금융기관으로부터 500억 원을 단기차입했다. 부동산 신탁사 14곳의 평균 부채 비율은 지난해 2분기 33.6%에서 올해 2분기 70.9%로 높아졌다.
신미진 기자 mjshin@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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