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전기차 질주 지속한다…2033년까지 120조 투자

도다솔 2024. 8. 28.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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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CEO 인베스터 데이'…'현대 웨이' 발표
하이브리드 차종 2배로…제네시스에도 적용
2030년까지 글로벌 판매 555만대, 생산 목표
완충 시 900km EREV 계획…주주환원 강화
장재훈 현대자동차 사장이 28일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열린 '2024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가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차량 경쟁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자동차 시장을 선도할 새로운 중장기 계획 '현대 웨이'를 발표했다. 

현대차는 2033년까지 향후 10년간 연평균 12조원 이상 대규모 투자를 진행해 전동화와 하이브리드에서 완성차 기술력을 끌어올린다. 에너지 사업자로의 역할도 강화해 수소 사회로의 조기 전환에 매진한다는 구상이다.

또 현재 전기차 시장 수요 정체에 대응하기 위해 엔진이 전기를 생산해 배터리 충전을 지원하는 전기차 'EREV(Extended Range Electrified Vehicle)'를 도입하고 2030년까지 점진적으로 순수 전기차 풀라인업을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현대 웨이'로 전기차 시장 선두 달린다

현대차는 2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투자자, 애널리스트, 신용평가사 담당자 등을 대상으로 '2024 CEO 인베스터 데이'를 진행했다.

이날 장재훈 사장을 비롯해 호세 무뇨스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 사장, GSO(Global Strategy Office)본부장 김흥수 부사장, 글로벌상용&수소사업본부장 켄 라미레즈 부사장, 전동화에너지솔루션담당 김창환 전무, 기획재경본부장 이승조 전무 등 현대차의 주요 임원들이 발표자로 나서 중장기 전략인 현대 웨이에 관해 설명했다.

현대차는 올해부터 2033년까지 10년간 120조5000억원을 투자해 현대 웨이를 실행한다. 이는 지난해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발표했던 10년간(2023∼2032년) 투자액 109조4000억원과 비교해 10.1% 늘어난 규모다.

구체적으로는 10년간 △연구개발(R&D) 54조5000억원 △설비투자(CAPEX) 51조6000억원 △전략투자 14조4000억원 등에 투자한다. 

장재훈 사장은 “현대 웨이는 불확실한 시장 환경 속에서 지속 가능한 리더십을 확보하기 위함”이라며 “모빌리티와 에너지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 가기 위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제네시스 전 차종 하이브리드 도입

장재훈 현대자동차 사장이 28일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열린 '2024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차는 현대 웨이를 통해 고급라인인 제네시스 포함해 2030년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555만대의 연간 판매량을 올린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지난해 판매 실적 대비 약 30% 이상 많은 물량이다. 현대차는 이를 위해 글로벌 사업장에 생산시설을 지속 확장해 추가로 100만대 생산능력을 구축할 계획이다.

특히 전기차는 2030년까지 200만대를 판매하고 전체 자동차 판매량의 약 36%를 채울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주요 시장인 북미에서 69만대, 유럽에서 46만7000대를 판매한다는 목표다.

현대차는 전동화 전환 속도가 둔화하는 시장에서 늘어나는 하이브리드 수요에 적극 대응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하이브리드 모델 판매를 대폭 확대해 2028년까지 지난해 글로벌 판매 계획 대비 40% 증가한 133만대를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준중형·중형을 중심으로 적용됐던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소형·대형·럭셔리까지 적용해 기존 7개 차종에서 14개 차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제네시스는 전기차 전용 모델을 제외하고 전 차종에 하이브리드 옵션을 제공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글로벌 주요 거점의 공장에 하이브리드 차종 투입해 혼류생산 체제 도입한다. 올해 4분기 가동을 앞둔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신공장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는 아이오닉5, 아이오닉9와 더불어 하이브리드 차량도 생산할 계획이다.

또 성능과 연비가 대폭 개선된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내년 1월부터 양산 차량에 적용할 계획이다. 향후 양산될 하이브리드 차량은 스마트 회생제동, 차량 외부로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V2L 기능 등이 적용돼 상품성이 강화될 예정이다.

한 번에 900km 달리는 EREV로 캐즘 돌파

현대차는 차세대 하이브리드와 더불어 EREV(주행거리연장형 전기차)를 선보여 전기차 성장 둔화기를 극복하고 수익성을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EREV는 내연기관과 전기차의 장점을 각각 적용한 차량이다. 전기차와 같이 전력으로 구동하지만 엔진이 전기를 생산해 배터리 충전을 지원한다. 현대차는 독자적인 신규 파워시스템(PT/PE) 개발을 통해 2개의 모터로도 사륜구동이 가능하도록 구현했다.

현대차는 기존 엔진을 최대한 활용하고, 원가 비중이 높은 배터리 용량은 약 30% 축소함으로써 동급 전기차 대비 EREV의 원가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프리미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와 비교해도 경쟁력 있는 판매 가격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

또한 현대차는 EREV에 전기차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유의 주행 상품성을 적용하고 완충 시 900km 이상 주행이 가능하게 하는 등 EREV가 전동화 전환의 가교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EREV는 2026년 말 북미와 중국에서 양산을 시작해 2027년부터 본격적으로 판매에 돌입한다. 

현대차는 북미 시장에는 EREV 중에서도 현대와 제네시스 브랜드의 D급(중형) SUV 차종을 우선 투입하기로 했으며 연간 8만대 이상 판매한다는 목표다.

경제형 C급(준중형) 플랫폼을 활용한 EREV는 중국에서 연간 3만대 이상 판매할 계획이다. 그 밖의 지역에 대해서는 향후 시장 상황에 맞춰 EREV 판매를 검토할 예정이다.

이처럼 현대차는 하이브리드와 EREV로 시장에 대응하며 수익성을 확보하는 한편 전동화 수요 회복이 예상되는 2030년까지 점진적으로 전기차 모델을 확대할 계획이다. 경제형 EV에서부터 럭셔리, 고성능까지 전기차 풀라인업을 구축하고, 전기차 모델을 21개까지 확대해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다.

배터리 역량 강화와 내재화로 경쟁력 확보

현대자동차 인니공장에서 시범생산 중인 더 뉴 코나 일렉트릭.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차는 전기차 안전과 성능, 원가 경쟁력 확보를 위해 배터리 역량을 강화한다. 구체적으로는 2030년까지 보급형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를 신규 개발한다. 니켈 비중을 조정하는 식으로 기존 NCM 배터리 대비 재료비를 절감할 수 있을 전망이다. 배터리 에너지 밀도 개선도 지속해서 추진해 2030년까지 20% 이상 에너지 밀도를 높일 계획이다.

또 배터리 안전 관련 기술 고도화에도 나선다. 현대차는 외부 충격 등으로 배터리셀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때 배터리 셀 간 열 전이를 방지하는 기술을 개발해 적용할 예정이다.

아울러 현재 적용된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의 배터리 이상 사전 진단 기술을 더욱 강화하고, 배터리 시스템의 안전 구조 확보에 힘을 쏟는다는 전략이다.

배터리 개발 역량 내재화를 통해 현대차는 배터리와 차체가 통합된 CTV(Cell to Vehicle) 구조를 도입하기로 했다. 이는 부품을 줄이고 배터리 집적도를 개선함으로써 이전 CTP(Cell to Pack) 대비 배터리 시스템의 중량은 10% 감소하고 재료비는 절감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또 냉각 기술 고도화를 통해 열전달 성능은 최대 45% 개선될 전망이다.

현대차는 올해 12월 현대차 의왕연구소 내 완공 예정인 차세대 배터리 연구동에서 전고체 배터리를 비롯해 차세대 배터리 개발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수소 역량 키우고 소프트웨어 고도화

이 밖에 현대차는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진화하는 자동차(SDV) 개발과 다양한 모빌리티 신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한다. 이 일환으로 자율주행 기술 고도화를 지속해서 향후 주행 중 운전자의 개입이 필요 없는 자율주행 레벨4까지 확장할 수 있는 솔루션으로 확대 적용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인포테인먼트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 오토모티브'를 기반으로 여러 비율 중앙 디스플레이를 개발하고 있다. 이 기술은 2026년 상반기부터 양산 차량에 순차 적용한다.

오는 2026년 하반기에는 차량용 고성능 컴퓨터 기반의 전기·전자 아키텍처(컴퓨터 시스템)를 적용한 SDV '페이스 카'를 공개하고, 보다 빠르고 안정적인 자율주행과 인공지능(AI) 기능을 구현해 새로운 모빌리티 서비스와 비즈니스를 실증할 방침이다.

또한 수소 에너지 기술과 사업 역량 강화에도 힘을 쏟는다. 글로비스 아메리카와 협력해 조지아주 전기차 신공장에 친환경 물류체계인 HTWO 로지스틱스 솔루션을 올해 말까지 도입하고 HMGMA를 중심으로 수소 모빌리티 생태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나아가 현대차는 트램, 선박, 경비행기, 발전기, 중장비 등 다양한 분야로 연료전지 시스템 라인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주당 최소배당금 1만원 목표"

그래픽=비즈워치

현대차는 이날 강화된 주주환원 정책도 공개했다. 회사는 올해 주당 최소배당금을 도입해 보통주 기준 1만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차는 내년부터 2027년까지 총주주수익률(TSR) 35% 이상을 기반으로 한 주주환원 정책을 실시한다. 또 3년 평균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1~12%로 목표를 세웠다.

분기 배당금을 주당 2000원에서 2500원으로 상향 추진하는 한편 자사주 매입·소각 시 우선주 할인율을 고려해 매입·소각을 추진할 방침이다. 이외에도 지속적 주주환원 확대를 위한 중장기 영업이익률 10% 이상 달성을 추진할 계획이다.

현대차·기아는 매년 CEO 주도의 인베스터 데이를 열고 이를 전후로 주주환원 정책을 내놓는다. 앞서 올해 4월 인베스터 데이를 진행한 기아는 향후 5년 동안 매년 최대 5000억원의 자사주를 매입한다는 내용의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도다솔 (did0903@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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