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사장 “전자파 괴담에 하남 변전소 증설 막혀”…송전망 지연에 연간 3000억 손실
김동철 한국전력공사 사장은 최근 하남시의 동서울변전소 불허 결정과 관련해 “전자파 걱정은 극히 일부 세력의 흑색선전과 악의적인 주장에 불과한 괴담일 뿐 결코 우려할 부분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김 사장은 28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 기자실에서 간담회를 열고 “전력망 건설은 글로벌 무한경쟁 시대 국가 경쟁력의 핵심이다. 어떤 이유로도 더 이상 지연·좌초될 수 없다고 호소드린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전에 따르면 동해안~수도권 초고압직류송전(HVDC) 건설 사업은 66개월 넘게 지연됐고, 북당진~신탕정 건설 사업은 150개월, 신시흥~신송도 사업은 66개월 지연된 상황이다.
김 사장은 “동해안~수도권 HVDC 건설 사업 지연으로 이미 연간 3000억원씩 총 2조원의 손실이 발생했다”며 “전력망 건설이 제때 완료되지 못하면 수도권의 안정적 전력 공급이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원가가 싼 전기를 쓰지 못하면 결국 소비자의 전기요금 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지난 21일 하남시는 전자파 영향 등을 우려한 지역 주민들의 반대 등을 이유로 한전이 신청한 동서울변전소 옥내화 및 증설 사업안을 불허 처분했다. 이에 한전은 전날 하남시에 공식 이의 제기 문서를 보내고 다음달 중 행정심판과 행정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다.
김 사장은 “한전 직원들은 변전소에서 24시간 일하고 사장인 저도 34만5000볼트(V)와 15만4000V 2개 지하 변전소가 있는 한전아트센터에서 근무한다”며 “유동인구가 많은 코엑스와 롯데월드타워 등 대형 건물에도 대용량 전기를 사용할 수 있는 변전소가 설치됐다”고 강조했다.
한전은 변전소에서 100m 떨어진 곳의 전자파는 0.2마이크로테슬라(μT)로 가정 내 냉장고에서 나오는 전자파와 같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또 중립적인 기관을 선정해 동서울변전소 인근의 전자파 측정 등의 방안을 관계부처와 논의 중이라고도 밝혔다.
김 사장은 전기요금 인상과 관련해 “2027년 말이면 사채 발행 배수를 2배로 줄여야 하는데 쌓인 누적 적자를 전부 해소해야 한다”며 “2027년에 전기요금에 손을 댄다고 하면 국민이 감내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올려야 해 지금부터 순차적으로 대비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진주 기자 jinj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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