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구영배, 티메프 회생 절차 사실상 합류···검찰, 티메프 임원 줄소환
법원이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를 회생절차협의회에 불러달라는 티몬·위메프(티메프) 판매자 측 채권단의 요청을 사실상 받아들였다. 구 대표 역시 참석 의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구 대표는 오는 30일 법원에 출석해 티메프의 구조조정 방안을 함께 논의할 전망이다. 큐텐그룹 경영진의 사기·횡령·배임 등 혐의를 수사 중인 검찰은 티메프 주요 간부 소환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28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서울회생법원은 오는 30일 열리는 티몬·위메프의 2차 회생절차협의회에 구 대표 참석 의사를 확인하고 있다. 신정권 티몬·위메프 피해 판매자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지난 26일 법원에 구 대표를 협의회에 불러달라는 내용의 의견서를 제출했는데, 법원은 구 대표의 협의회 참석을 사실상 허가했다.
회생법원 관계자는 “구 대표가 아직 참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오지 않아 참석 여부를 법원이 결정할 순 없다”면서도 “재판부에서는 (구 대표가) 참석한다고 하면 막지 않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구 대표는 공식적으로는 티메프의 회생 절차와 현재 진행 중인 자율구조조정 지원(ARS) 절차와 무관하다. 그러나 채권자들은 구 대표가 티메프의 모회사 대표로서 자금 흐름을 비롯해 티메프의 실질적인 주요 의사결정을 주도하는 위치에 있었기 때문에 회생 과정에서 구 대표가 일정한 책임을 져야한다고 주장한다.
채권자들은 구 대표가 큐텐으로 흘러들어간 티메프 자금을 어디에 썼는지 밝히고, 신속한 구조조정을 위해 티메프 자금을 반납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신 대표는 “1차 협의회 때 티몬과 위메프에서 큐텐에 대여금이 나갔다는 얘기가 나왔다”며 “그 대여금을 돌려주는 방안이 이번 정상 운영 계획안에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구 대표 역시 티메프의 회생 절차에 개입할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구 대표가 협의회에 나오면 더 다양한 채권자 설득 방안을 내놓거나 기존 티메프 투자자들이 책임을 나눠지는 방안 등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구 대표는 미정산 판매대금을 티메프 주식으로 전환하는 안을 내놨었다.
채권단이 구 대표를 신뢰하지 못하는 상황이라 구 대표 제안이 얼마나 설득력 있게 전달될지는 불분명하다. 채권단 측에서 구 대표를 부르자고 먼저 요청한 만큼 자금 마련에 대한 청사진을 명확하게 제시하라고 구 대표를 압박하는 자리가 될 거란 전망이 나온다.
검찰은 티메프의 실무자급 임원을 비롯한 사건 관계자를 차례로 소환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티몬·위메프 전담수사팀(팀장 이준동 반부패수사1부장)은 이날 선 정산업체 대표 박모씨도 고소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오는 29일부터는 위메프 패션실장인 문모씨 등 티메프 각 사업 부문별 실장을 차례로 소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 26일 김효종 큐텐테크놀로지 대표 등 큐텐 그룹 관계자 등을 압수수색한 결과물 분석 등을 마치는 대로 티메프를 비롯한 큐텐 계열사 대표 등에 대한 소환조사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르면 다음주부터 이들에 대한 조사가 이뤄질 거란 관측이 나온다. 이후 이번 사태의 최종 책임자인 구 대표도 검찰에 나와 조사를 받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창준 기자 jch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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