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첨병, 나야 나!" 올리브영과 알리 동상이몽 [분석+]
제2의 전성기 맞은 K-뷰티
중국서 벗어나 미국에 깃발
한국 화장품 탐하는 기업들
새 성장동력 필요한 올리브영
글로벌몰 확장에 총력 기울여
K-베뉴 키우는 알리익스프레스
유해성 논란 극복하는 게 관건
올리브영 vs 알리 K-뷰티 전쟁
세계 시장에서 또다시 K-뷰티 바람이 불고 있다. 중국에 국한됐던 이전 바람과는 다르다. 인플루언서의 '입김'을 타고 미국, 일본, 베트남 등 다양한 지역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자 K-뷰티를 무기로 새로운 성장엔진을 돌리려는 기업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CJ올리브영과 알리익스프레스가 대표적이다.
제2의 'K-뷰티' 붐이 불고 있다. 2010년대 초반 '설화수(아모레퍼시픽)' '후(LG생활건강)' 등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K-뷰티의 붐을 이끌었다면 지금은 중소 화장품 브랜드와 인플루언서들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지역도 넓어졌다. '1차 붐'이 일었던 중국을 넘어 미국·일본·홍콩·베트남 등지에서 고른 인기를 얻고 있다.
이 때문인지 올해 1~7월 화장품 수출액은 47억4788만 달러(약 6조3322억원)로 전년 동기(40억3154만 달러) 대비 17.7% 증가했다. 1~7월 기준 역대 최대 수출액이다. 그러자 K-뷰티를 등에 업은 기업도 주목을 끌고 있다. 국내를 대표하는 H&B스토어 'CJ올리브영(이하 올리브영)'과 중국 직구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알리바바그룹)'가 대표적이다. 두 기업은 과연 K-뷰티를 발판으로 커다란 성장을 이뤄낼 수 있을까. 하나씩 살펴보자.
■ CJ올리브영의 첨병론 = 국내 H&B스토어 시장을 장악한 올리브영의 새로운 목표는 'K-뷰티'를 무기로 삼아 세계시장에 이름을 알리는 거다. K-뷰티 세계화의 첨병이 되겠다는 것도 목표점이다. 내수시장에서 지금과 같은 수준의 성장세를 유지하는 게 사실상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1400개에 육박하는 점포 수 역시 '포화 상태'라는 분석이 나온다. 올리브영의 H&B스토어 시장점유율은 90%대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새로운 성장동력이 필요한 올리브영으로선 해외 진출이 필수가 된 셈이다.
실제로 올리브영은 다양한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8월 지하철 2호선 '성수역' 이름을 구매한 건 이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사이에서 '핫플'이 된 성수역 인근에 최대 규모의 플래그십 스토어 개점을 준비하고 있는 올리브영은 최근 '성수역(지하철 2호선)' 이름까지 사들였다.
외국인 관광객에게 올리브영이란 브랜드를 각인시키기 위해서다.[※참고: 올리브영은 10억원을 투자해 서울교통공사로부터 성수역 '역명병기권'을 따냈다. 오는 10월부터 3년간 성수역은 '성수(CJ올리브영)역'으로 변경된다.]
올리브영은 아울러 '글로벌몰' 육성 전략도 추진 중이다. 올리브영 글로벌몰은 2019년 론칭한 역직구몰이다. 해외 소비자가 올리브영에 입점한 상품을 주문하면 150여개국에 배송해준다.
글로벌몰 배송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물류센터도 재정비했다. 경기도 안산에 신규 물류센터를 구축하고 8월부터 시범운영을 시작했다. 해외 물류 업체별 출고 설비를 갖춰 통상 1주일가량 걸리는 글로벌몰 배송기간을 단축한다는 계획이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글로벌몰에서 취급하는 상품 수는 1만여개에 달한다"면서 "글로벌몰 육성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인 결과 올해 상반기 기준 매출액(이하 글로벌몰)이 전년 동기 대비 81%가량 증가했고, 회원 수는 50%가량 늘었다"고 설명했다.
■알리익스프레스의 확장론 = 올리브영과 비슷한 경로를 걷고 있는 곳은 알리익스프레스다. 중국 직구 상품을 주로 파는 알리익스프레스는 흥미롭게도 K-뷰티를 무기로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선봉장은 지난해 10월 론칭한 'K-베뉴'다. K-베뉴는 한국 브랜드 제품을 판매하는 카테고리다. 이를 전략적 거점으로 만들기 위해 지난 8일 160여개 K-뷰티 셀러를 대상으로 판매 전략 세미나도 열었다. 여기 엔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 코리아 대표의 전략적 의지가 담겨 있다. 그는 세미나 자리에서 "K-뷰티의 세계화를 위해 (셀러들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알리익스프레스가 자신들의 유통망을 통해 K-뷰티 제품을 해외시장에 팔겠다는 플랜을 사실상 공개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알리익스프레스는 K-베뉴에 한국 브랜드를 입점시키기 위해 중개수수료 면제 정책을 연장하고 있다.
올해 말까지 수수료 0% 정책을 이어간다. 알리익스프레스 측은 "수수료 면제 혜택뿐만 아니라 뷰티 판매 전략을 담은 맞춤 패키지 등 셀러들을 위한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관건은 두 기업이 K-뷰티란 무기를 얼마나 잘 활용할 수 있느냐다. 손성민 리이치24시코리아 대표는 "K-뷰티 브랜드들이 해외 진출을 위해 선택할 수 있는 플랫폼이 다양해진다는 점에서 CJ올리브영과 알리익스프레스의 행보는 긍정적이다"면서 말을 이었다.
"올리브영은 국내 H&B스토어 사업을 통해 뷰티 브랜드를 육성하는 노하우를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강점이 있지만, 글로벌 유통망 면에선 알리익스프레스가 강점을 갖추고 있다. 다만 알리익스프레스는 국내에서 '유해물질 논란'을 겪고 있어 안전성 등에 민감한 화장품 브랜드가 입점하기엔 장벽이 있는 게 사실이다." K-뷰티를 발판 삼아 글로벌 시장을 노리는 두 기업의 목표는 이뤄질 수 있을까.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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