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권 의대' 34년 동안 민주당은 뭐했냐···'공천장' 순천 하수인들의 처절한 몸부림

순천=박지훈 기자 2024. 8. 28. 17:1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희망의 동아줄 인가, 썩은 동아줄 인가]
‘찐명’ 국회의원 리스크 법적공방 전망 나와
이 대표 위해 ‘탈당’ 후 대응해야 목소리도
공모 참여 하면 순천대 온다는 확신은 있나
"전남 민주당 정치인이 의대 신설 망친다"
민주당 순천(갑)지역위원회는 지난 5월 31일 순천대학교 정문 앞 광장에서 순천대학교 의과대학 설립을 강력히 촉구하며 전남도의 단일 의대 공모 계획 철회를 요구하는 천막농성 출정식을 개최했다. 이날 출정식은 순천대 의대 설립 결의를 다지기 위해 김진남 의원의 삭발식을 진행하고, 순천 지역당원과 시민, 신민호·김정희 도의원, 나안수·강형구·이영란·김미연·정홍준·김태훈·신정란·장경순 순천시의원 등 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순천대학교 의과대학 설립의 필요성과 전남도의 단일 의대 공모 계획 철회를 강력히 요구하는 내용으로 진행됐다. 이날 김문수 의원은 “전남 동부권 주민들의 의사에 반하는 전남도의 독단적 의대 공모를 규탄한다”며 “의과대학 설립은 인구와 산업시설이 밀집한 동부권인 순천대학교에 되어야 하며, 전남도의 단일 의대 공모 계획은 균형 있는 지역 발전을 저해하는 정책이며, 반드시 철회되어야 한다”고 입장을 전했다. 사진 제공=전남도의회
[서울경제]

‘해와 달이 된 오누이’ 전래동화는 떡을 팔러 나간 엄마가 호랑이에게 잡아먹히고 집에 남겨져 있는 오누이까지 잡아먹으려는 과정의 이야기가 담겼다. 이 전래동화의 결론은 오누이는 잡아먹히지 않았고 하늘에서 내려온 ‘희망의 동아줄’을 타고 하늘나라로 올라가 해와 달이 되면서 미래에도 환한 빛을 밝혀주고 있는 반면, 눈속임으로 거짓을 일삼은 호랑이는 ‘썩은 동아줄’을 올라가다 결국···.

서선란 시의원도 지난 6월 3일 순천대학교 정문에서 삭발로 순천대의대 유치 및 전남도를 향해 강한 비난의 목소리를 냈다. 사진 제공=순천시의회
민선8기 들어 놀라운 발전을 이뤄내며 ‘일 잘하는 지자체’로 전국에 유명세를 떨치고 있고, 사실상 민주당 일당 체제의 전남에서 정부의 신뢰를 받고 있는 대한민국 생태수도 순천에서 ‘희망의 동아줄’과 ‘썩은 동아줄’이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전남권 의대 신설을 놓고 자기 주장을 비판하며, 지역사회에서 또한 비판 받고 있는 순천이 지역구 더불어민주당 김문수(순천·광양·곡성·구례갑) 국회의원을 중심으로 ‘줄 서기’ 행태를 보이고 있는 광역·기초 의원을 비롯한 지역에서 나름 '민주당 소속 정치인이야'로 불리고 있는 인물들이 그 주인공이다.

엊그제 까지만 해도 “전남권 의대 신설을 위해 전남도 공모에 반대 한다. 전남도는 당장 공모 철회하라”며 까까머리를 만든 김진남 전남도의원과 서선란 순천시의원은 벌써 장발이 됐나···. 공천장이 무섭긴 무섭나 보다.

순천시민을 비롯한 도민들의 건겅권·생명권이 걸려있는 전남권 의대 신설을 놓고 ‘자기 정치’를 하고 있는 지역구 국회의원이나 다가오는 지방선거에서 공천장을 받기 위해 ‘자기 정치’ 하는 이들 광역·기초 의원과 일부 시장 후보들. 하지만 현재 잡은 줄이 ‘희망의 동아줄’인지 ‘썩은 동아줄’인지 판단을 해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전남 순천시 낙안면 주민자치회는 지난 21일 낙안면 마을계획을 결정하는 주민총회를 마무리 하고 전남도 공모철회를 촉구하는 퍼포몬스를 진행하고 있다. 이날 민주당 소속 도의원과 시의원이 함께 동참해 눈길을 끈다. 사진 제공=순천시
김문수 의원. 그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지난 26일 검찰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2대 국회에 입성한 광주·전남 국회의원 중 일부도 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지만, 전남에서는 김문수 의원이 현재까지 유일하다.

김 의원은 총선 과정에서 지지도 여론조사 결과를 왜곡 해석한 게시물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 등지에 올린 혐의 등을 받는다. 이 밖에도 선거 전후 정치자금법 위반, 명예훼손 혐의 등 각종 고소·고발 사건에도 연루돼 있다.

지난 4·10 총선 과정에서 치열했던 후보자들의 이야기를 들여다 보자. 후보자 중 갓 검찰조직(검사장)에서 사표를 쓴 인물도 있는 만큼, 충분히 법적으로 공방이 예상되고 있는 것이 핵심이다. 당시 한 TV 토론회에서 이성수 진보당 후보는 원룸 무상 제공 여부를 질의했고 차량도 지인의 고급 차량을 제공 받은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김문수 후보는 자신이 이용한 순천시 오천동 원룸에 대해서는 타인 명의, 차량에 대해서는 유류비만 본인이 감당한 것으로 시인했으며 조력자의 활동에 대해서도 자원봉사로 대답했다.

하지만 신성식 무소속 후보는 김문수 후보에 대해 인력과 차량, 숙박을 무상으로 제공 받은 것은 ‘무상삼합’이라고 명명하고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4월 4일 고발)로 김 후보를 순천선거관리위원회에 고발했다. 이번 김문수 의원의 리스크와 관련 법조계에서는 법적공방이 이어질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전망을 내놓고 있다.

28일 오전 김문수 의원 순천 지역구 사무실 앞에서는 ‘민주 순천 청년’이라는 한 인물이 김문수의원의 탈당을 요구하는 피켓을 들었다. 피켓을 통해 “김문수 이재명을 위해 탈당하라!”란 내용으로 1인시위를 했다. 사진 제공=독자
김문수 의원 그는 ‘찐명’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경우 사법리스크로 자유롭지 못한 상황에서, 자신마저 논란의 중심에 서면 안된다는 것이다. 대선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이재명 대표에 도움을 주지 못할 망정 조금이나마 흠집은 치명타다. 그 이유는 치열했던 지난 대선 결과를 보면 누구나 알 수 있을 것이다.

이에 김문수 의원의 법적공방 전제 하에 일각에서는 여러 정치적 추측을 제기한다. △검찰·법원의 속전속결로 지방선거 전 마무리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을 위해, 지금까지 사례와 비춰볼때 탈당(민주당) 후 법정대응 등을 꼽고 있다. 지방선거는 물론 대선이 맞물려 있는 이유에서다.

여기에 최근 각종 비리 의혹으로 순천경찰서 구치소에 구속된 A순천시의원이 최근 민주당 탈당과 관련해서도 김문수 의원 보좌관이 권유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김문수 의원 자신의 리스크가 법적공방으로 이어진다면 이재명 대표를 위해서라도 탈당은 ‘선택이 아닌 필수’로 보여지고 있다. 실제 28일 오전 김문수 의원 순천 지역구 사무실 앞에서는 ‘민주 순천 청년’이라는 한 인물이 김문수의원의 탈당을 요구하는 피켓을 들었다. 피켓을 통해 “김문수 이재명을 위해 탈당하라”라는 내용으로 1인시위를 했다.

그렇다면 김문수 의원은 지역구(순천) 단체장에 이어 광역·기초 의원 공천장을 쥐고 흔들 동력이 상실하게 된다. 자연스럽게 사고지역에 지역위원장 교체다.

이 과정에서 보궐선거가 운운 되면서 기존의 인물은 물론 새로운 인물도 수면위로 드러날 것이다. 당연히 지역정가는 요동칠 것이고, 이 인물들이 가장 먼저 “선거를 도와달라”며 찾는 정치인이 누가 될지 판단한다면···. 아직 이 모든 것은 정치호사가들의 ‘만약’ 이지만, 김문수 의원 하수인으로 분류되고 있는 정치인들이 잡고 있는 ‘줄’은 ‘썩은 동아줄’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순천지역사회에서는 벌써부터 국민의힘 후보로 이정현 전 의원의 이름이 거론되는 등 들썩이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전남 순천시의원과 도의원들이 지난 20일 순천대 앞에서 갑자기 자신들의 주장을 뒤집는 전남도 의대 유치 공모에 참여하고 있다. 김영진 순천시의회 운영위원장(더불어민주당)은 이를 두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공천권을 가진 국회의원이 자기 말을 듣지 않으면 해당 행위나 마찬가지다 그런 발언까지 하는데, 국회의원 말을 듣지않을 의원들이 과연 몇 명이나 있겠냐”고 불만을 표출했다.이세은 순천시의원(국민의힘)은 “의대 유치 특위 위원인 저도 이번 논의 절차에 철저히 배제됐다”며 “공모 참여 관련 공지받은 사항이 없고 그 부분에 대해 입장을 들은 내용도 지금까지 없다. 그런 부분은 의회 절차에도 맞지 않고 민주주주에도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사진 제공=독자
현재 전남권 의대 신설과 관련해서도 정치에 관심 있는 순천시민들은 현재의 분위기를 제대로 알고 있는 듯 했다. 전남도민의 34년 숙원인 전남권 의대 신설.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정권’에서도 이뤄내지 못한 현안 사업을 지금 현 정권에서 “우리 해달라”고 하면 받아들이겠냐는 것이다.

대표적인 친윤(親尹)으로 분류되고 있는 전남 순천 출신 국민의힘 인요한 최고위원도 최근 김영록 전남도지사와 만난 자리에서 윤 대통령을 비판하는 전남지역 일부 국회의원을 거론하며 의대 유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겠느냐는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도가 주도하는 공모냐, 순천대의 단독이냐’를 떠나 최종 결정권은 국무총리, 장관, 광역단체장, 기초단체장, 국회의원도 아닌 대통령이다. 이에 정치호사가들과 일부 순천시민들은 “민주당(전남지역 국회의원 등 정치인)이 오히려 전남권 의대 신설을 망치고 있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순천에게는 희망이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전남을 방문하면 “순천”을 거론한다. ‘일 잘하는 지자체’로 치켜세우며 정부의 긴축재정 속에서도 ‘순천 챙기기’ 일화는 유명하다. 여기에 지난 16일 국회에서 열린 의대정원 점검 연석 청문회에서 장관 등의 발언을 유심히 들여다 보면, 전남도의 편을 들어주는지 순천의 편을 들어주는지 금방 알아차릴 수 있을 것이다. 그야말로 새로운 국면이다.

노관규 순천시장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전남도 공모에 응하면 순천대학은 배제된다는 ‘불길한 예측’을 내놓으며 순천대학에 전남도 의대 공모에 응하라고 주장하는 세력에 대해 “공모에 참여하면 100% 순천대로 의대가 오냐”라며 “그런 확신이 없다면 도대체 노림수가 뭐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무총리와 주무 장관들의 말이 하나도 변하지 않는 대통령의 발언 내용이 앵무새처럼 되풀이하는 만큼, 직접 대통령을 설득해 신설 의대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해법을 제시했다.

순천=박지훈 기자 jhp9900@sedaily.com

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