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 KBS 사장, 광복절 기미가요 논란에 “국민께 다시 한 번 사과”

“KBS, 친일하기 위해 광복절에 그런 방송 편성 안해”

(시사저널=조현경 디지털팀 기자)

박민 KBS 사장이 28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결산 보고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민 KBS 사장이 28일 광복절에 일본 국가와 복식이 나오는 오페라 '나비부인'을 방영한 것과 관련 사과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기모노를 입은 여자가 KBS 공영방송에 나온 그 사실 하나만으로 전국민이 분노하고 있다"며 "어떻게 한국의 공영방송이 광복절 0시가 되자마자 일본의 노래를 전국민에게 들려줄 수 있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 사실 하나만으로 충분히 사죄하셔야 하고 여러 번 사과하셔야 하는데 사과를 어떻게 하셨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에 박 사장은 "저는 금방 말씀 주신 수준에 있어서 사과는 했다고 본다"며 "KBS를 어떻게 보시는지 몰라도 친일을 하기 위해 그렇게 8월15일에 그런 방송을 편성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기미가요가 다른 날도 아니고 8·15 광복절 국민의 방송 KBS 국가기관 방송 전파를 탄 것에 대해 국민께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박 사장은 "이유야 어찌됐든 작품의 성격이 어쨌든 광복절 새벽에 기미가요가 연주된 또 기모노를 넣은 여성이 등장하는 그런 오페라를 편성한 것은 불찰이라 생각한다"며 "국민들께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앞서 전날 KBS는 광복절에 오페라 '나비부인'을 방송한 것과 관련 시청자들에게 거듭 사과했다. KBS는 시청자 청원 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일제를 찬양하거나 미화할 의도는 없었지만 시청자 여러분께 불편함과 걱정을 끼친 점에 대해 다시 사과한다고 밝혔다.

이어 파리 올림픽 중계로 계획보다 2주 뒤에 방송이 잡혔고, 담당PD가 나비부인을 편성에 넘긴 뒤 안식년에 들어가는 바람에 편성 부서와 공유도 부족해 이런 일이 일어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세세한 부분까지 챙기지 못한 점에 대해 다시 사과한다며 삼일절과 광복절, 한글날 등에 방송되는 프로그램에 대해 사전 심의를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