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률 높은데 예방은 전무”···암울한 대한민국 청년들

전문가들 “일본 사례 통해 자살 예방‧방지 위한 교육 정책 시급”

(시사저널=김경수 기자)

일자리를 못 찾아 취업을 접은 청년이 올해 다시 증가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금 대한민국의 1인 가구는 1000만 명인 시대가 됐다. 1인 가구 자살사망자 가운데 절반가량이 청년으로 조사됐다. 우리나라 자살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다는 오명을 받은 지 오래다. 자살 예방 교육의 체계가 부실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대목이다.

최근 보건복지부가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과 2015~2023년 '심리부검' 면담을 진행한 결과, 1인 가구 자살사망자 중 청년(34세 이하)이 차지하는 비율이 43.8%로 나타났다. 심리부검은 자살로 숨진 이의 가족이나 지인으로부터 얻은 진술과 기록을 토대로 자살 직전 사망자의 심리·행동 변화를 확인하고, 자살 원인을 추정하는 조사 방법이다.

다른 연령대와 비교했을 때 20대 후반의 자살률이 특히 높다. 취업, 주거, 경제적 문제 등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주된 이유다. 이에 따른 열등감과 우울감, 경제적 빈곤 등이 청년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

국가적 차원에서 자살 예방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웃나라 일본이 대표적인 사례다. 일본은 자살률이 증가하는 우리나라와 달리 3만5000명에 육박하던 자살자 수가 2010년을 기점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자살 사망자는 2003년 인구 10만명당 27.0명에서 2020년 16.8명으로 감소했다.

일본은 국가 차원의 과감한 인프라 구축과 예산 투입으로 자살률 감소를 이끌었다. 전문가들은 자살률을 떨어뜨린 일본처럼 자살예방 조직·인력·재정 공급자와 수급자 간 전달체계를 확보해 실제 수요자에게 적절히 공급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익중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전체 자살률이 조금은 떨어졌지만, 청년 자살률은 그대로다. 취업난, 경기 침체 등에 따른 어려움을 해소하지 못하면서 여전히 (청년은) 자살 고위험군에 속해 있다"며 "지방자치단체와 민간단체가 서로 합심해 '생명존중 교육' 강화 해야 한다. 이에 수반되는 예산도 정부에서 적극 늘려 교육이 보급되는 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