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모완일 감독 “선물 같은 ‘아없숲’, 놓치고 싶지 않았다”
넷플릭스 시리즈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이하 ‘아없숲’)는 한 수상한 손님으로 인해, 평온한 일상이 무너지고 걷잡을 수 없는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서스펜스 스릴러 물이다.
드라마 ‘미스티’(2018), ‘부부의 세계’(2020) 모완일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배우 김윤석 고민시 윤계상 이정은 등이 호흡을 맞췄다.
지난 27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카페에서 만난 모완일 감독은 ‘아없숲’에 대해 “애정이 큰 작품이다. 만드는 과정부터, 전 이 작품이 너무 좋다. 배우들도 사랑스럽고 어떻게 이런 사람들이 있을까 싶다. 너무 훌륭했다. 선물 같은 시나리오였다”며 “공모작에 선정된 작품인데, 작가님에게 왜 쓰게 됐냐고 물어본 적 있다. 방송용으로 생각한 대본은 아니었다고 한다. 시리즈물을 써본 적이 없는데 내가 쓸 수 있을지 해서 써본 거라고 하더라. 그래서 달랐구나 싶더라”고 말했다.
또 그는 “‘부부의 세계’ ‘미스티’는 이렇게 연출하면 잘되겠다는 확신이 있었는데 이건 미래를 알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존에 제가 작업한 것과는 다른 느낌이었다. 대본에서 날것의 매력이 느껴졌고 저도 처음에는 두렵기도 했다. 기술적으로 능수능란하지 않은데 내가 이 대본을 잘 표현할 수 있을까 싶어 선뜻하지 못했는데 계속 생각이 나더라. 내가 안 하고 다른 사람이 하면 너무 가슴이 아플 것 같고 계속 미련으로 남을 것 같았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제가 이런 비슷한 사건을 겪지는 않았지만, 감정적으로 제 이야기 같았다. 제가 살면서 힘들 때 혼자인 그 느낌을 잘 표현했다. 사건의 종류는 다르지만, 저희가 느끼는 감정이라고 생각했다. 나무가 쓰러졌을 때 아무도 나를 바라보지 않는다는 그 이야기를 잘 만들면 감동과 치유를 드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이야기했다.
이에 모 감독은 “초반에 불친절해서 시청자들이 끝까지 따라오지 못하면 전달이 안 될 텐데, 그러면 어떡하지 싶었다. 작가님에게 작가님이 할 일은 다했고 시청자들이 끝까지 보게 하는 건 제 역할이니까 최선을 다해보겠다고 했다. 저도 고민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그는 “자막이나 시간대에 따른 컬러로 바꾸면 얻는 것도 있겠지만, 이걸 친절하게 바꾸면 매력 있는 이야기가 아니라 생각했다. 저희가 전달하고 싶은 감정과 결론이 단순하고 명확하고 속도감 있게 연출하면 처음에 진입하고 보기엔 편할 수 있지만 8부까지 봤을 때 느끼는 감정의 종류가 다를 거라 생각했다. 시청자들이 느끼기에 그 사건을 같이 겪었다고 느끼게 하고 싶었다. 우리 작품은 ‘개구리들’의 이야기다. 특정한 한 사람의 개인사가 아니라 상준과 영하가 처한 상황과 감정이 큰 볼륨감으로 다가가게 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호평을 얻고 있는 미장센에 대해서는 “침입자에게 망가졌을 때 이 공간이 소중해야 한다. 소중한데 망가지면 안타까움을 더 크게 느낄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모두가 원하는 공간을 표현해 보자고 해서 건물을 구성할 때, 저기라면 누구나 머물고 싶다고 할만한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 저 공간이 특별하고 소중하다는 걸 표현하려고 했다. 숲도 그렇고 색감에서 그런 느낌을 잘 표현하고 싶었다”고 부연했다.
‘아없숲’을 함께한 배우의 캐스팅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김윤석과 윤계상에 대해 “너무 하고 싶은 배우들이었다”며 “김윤석이 해준다고 했을 때 정말 좋았다. 윤계상은 제 주변 사람들도 그렇고, 다들 좋은 사람이라고 하더라. 그게 담기면 좋겠다고 싶었다”고 말했다.
엑소 찬열에 대해서는 “예전에 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에 출연했을 때 기억이 강하게 남아 있었다. 그때 어른의 눈빛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몸은 어른인데 어린 아이의 눈빛을 가지고 있더라. 순진한 눈빛이 있다. 그래서 20년 전 성장을 멈춘 기호에 어울린다고 생각해 섭외했다”고 밝혔다.
닮은 외모로 화제가 된 찬열과 아역 캐스팅에 대해서는 “일부러 똑같은 사람을 찾은 건 아니다. 표현하기 어려운 감정이라 연기를 잘해야 했고 그래서 연기를 잘하는 아역을 캐스팅했다. 그런데 머리와 안경을 착용했는데 둘이 정말 똑같더라. 그래서 저희도 정말 행운이라고 생각했다”며 웃음 지었다.
모 감독은 “진짜 열심히 한다. 다들 열심히 하지만, 정말 애를 쓰면서 하더라. 충분히 잘하는데, 더 잘하려고 하길래 처음에는 신인이라 그런가 했는데 본인 루틴인 것 같더라. 삶을 살아가는 방식이 열심히 안하면 안되는 스타일이더라. 무슨 일이든 저렇게 하면 안 될 일이 없겠다고 생각했다. 존경스럽다. 저렇게 열심히 하는데 어떻게 못 할 수가 있나 싶었다”고 칭찬했다.
그는 고민시가 tvN 예능 ‘서진이네2’에서 인턴으로 활약한 것에 대한 이야기 나오자 “저희는 귀하게 대했는데, 거기서는 막 대하더라. 인턴으로 고생하더라. 나영석 PD에게 뭐라고 하고 싶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과거 나영석 PD와 KBS 예능국에서 일했던 그는 “저희에겐 금지옥엽이었고 정말 귀하게 대했다. 선물 같은 배우라고 생각했다. 누가 해도 힘들고 예민할 수밖에 없는 역할이지 않나. 그런데 늘 밝게 웃으면서 잘하니까 스태프들이 정말 사랑했다. 저희는 귀하게 대했는데 프로그램 내내 일만 시키길래 너무 하다 싶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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