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FR, 선택이 아닌 글로벌 트렌드…금융 소비자 효용 제고할 것”
김성준 금융위 “CD금리, 머지 않은 시기에 대체”
정종문 예탁원 “KOFR 시장 활용도 높이고자 최선”
시장선 “CD금리 수요는 여전, 점진적인 교체 이뤄져야”
[이데일리 유준하 기자] “기존 라이보(LIBOR) 금리나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의 한계는 근본적으로 산출되는 방식이 실거래가 아닌 호가 제시 가격에 기반한다는 것입니다. 실거래에 기반한 한국형무위험지표금리(KOFR)를 사용하는 게 금융소비자 효용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입니다.”
28일 한국은행과 자본시장연구원이 공동 개최한 ‘KOFR 활성화를 위한 주요과제 및 향후 추진방향’이라는 공동 컨퍼런스 패널토론서 공대희 한국은행 금융시장국 공개시장부장은 이같이 밝혔다.
그는 “KOFR을 준거금리로 하는 거래가 많아질수록 통화정책 유효성이 제고될 수 있다”면서 “KOFR로 전환되는 건 선택의 문제가 아닌 가야만 되는, 어떻게 가야 하는가에 대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날 컨퍼런스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개회사, 신진영 자본시장연구원 원장의 환영사,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의 축사가 있었으며, 이후 발표와 패널토론 순으로 진행됐다.
패널토론에 앞서 발표에 나선 백인석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은행간대출이자율(IBOR)이 경기에 역행하는 특성이 있는 반면, 무위험지표금리(RFR)은 경기에 순응하며 중앙은행 기준금리를 추종하는 만큼 안정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RFR의 역할이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KOFR 사용을 촉진할 수 있는 제도적 환경 조성과 레포(RP) 시장 선진화를 위한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 위원은 국내 CD 연계 금융거래 규모에 대해 지난해 9월말 잔액 기준으로 약 746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그는 “이자율 스왑 거래가 7000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추정한다”면서 “단계적으로 CD 수익률에서 벗어나 KOFR 중심의 지표금리 체계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봤다.
이어 발표를 한 황영웅 한국은행 금융시장국 자금시장팀장은 “KOFR 확산을 위한 기술적 기반이 조성되면 확산 전략을 통한 점유율 확대, 이후엔 KOFR의 지표금리 전환 등 3단계 계획에 민관합동 워킹그룹이 합의를 이뤘다”면서 “이에 오버나이트인덱스스와프(OIS) 시장 조성과 현물시장 기초가 되는 KOFR 변동금리부채권(FRN) 활성화를 위한 단계별 정책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우려 반 기대 반 업계 목소리…“CD 금리, 머지 않은 시기에 대체할 것”
이날 패널 토론에선 당국과 금융업계 실무진들의 우려와 기대가 제기됐다. 먼저 김남규 소시에테제네랄(SG)은행 FIC트레이딩 부문장은 “KOFR 커브를 통해 가격이 왜곡되는 점을 방지할 수 있으며 장기부터 단기 커브가 완성될 경우 정확한 프라이싱을 할 수 있는 길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중요지표 관리위원회 위원을 역임 중인 김누리 한양대학교 교수는 “OIS 활성화에서 우려되는 건 한국은 OIS 시장이 없었는데 이게 시장 참여자들의 수요가 없어 시장 조성이 안 된 것일 수 있다”면서 “인위적으로 조성할 경우 시장참여자들 반응이 없을 때의 사례가 이미 많다. 기우가 아니라면 OIS 시장 활성화 측면에서도 주도 면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성준 금융위원회 금융시장분석과장은 CD 금리를 멀지 않은 시기에 대체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오는 9월부터, 논의는 빨리 시작하되 이 과정에서 금융권 얘기를 많이 들을 예정”이라면서 “지표법상 주요지표를 선정하는 취지는 현실적으로 시장에서 많이 쓰이는 현실을 인정하는 거지 바꾸지 않겠다는 게 아니다. CD 금리는 멀지 않은 시기에 대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지택 금융투자협회 지표관리사무국장은 “CD 금리를 발행 주체가 아니라 은행·기관 간 중개역할을 하는 증권사가 협회에 중개금리를 제시하면, 저희가 단순평균해서 제시하고 있기 때문에 조작 이슈가 리보에 비해 떨어진다고 볼 수 있다”면서 “CD 금리를 유지하는 과정에서 증권사 협조를 구하는게 어려웠다”고 전했다.
박정환 대신증권 트레이딩부문장은 “시장에서는 여전히 CD 수요가 있기 때문에 점진적인 교체가 이뤄질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종현 하나은행 외환파생상품운용부장은 “당국 로드맵은 대출시장에서의 교체가 후반부에 시행되는데 개인적으론 대출 쪽에 조기 시행돼야 은행 변동금리부채권(FRN) 발행 수요를 끌어올릴 수 있는 만큼 조기에 하는 게 낫지 않나 생각한다”면서 “타 국가에서도 RFR 전환에서 저항이 가장 컸던 게 대출이었다”고 짚었다.
정종문 예탁원 KOFR사무국장은 향후 당국의 정책 방향성을 전했다. 그는 “오늘 컨퍼런스 이후 산출기관 입장에서 KOFR가 조금 더 금융시장에서 많이 쓰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FRN 관련해선 기업은행과 산업은행의 파일럿 발행을 기반으로 준비 중이신 기관들에게 설명드리는 기회를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장 조성하고 활성화하는 부분에 있어 작년에 OIS 마켓 컨벤션, 외부기관과의 검토 등을 했는데 단계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토론 말미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통화정책을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서 인프라 변경이 중요하다”면서 “CD금리 움직임하고 통화정책 메시지가 다르게 가면 커뮤니케이션이 어려운데 시장에서 많은 도움을 주셨으면 한다”고 전했다.
유준하 (xylitol@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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