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유통-원작-마케팅, ‘선업튀’의 글로벌 인기를 만든 것들[스경X현장]
“일본에서는 ‘선재 업고 유넥스트 튀어’라는 유행어까지 나왔습니다.”
올해 상반기 안방극장 가장 히트작으로 알려진 tvN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이하 선업튀)’의 열기가 여전하다. 국내에서의 반응도 그렇지만 해외에도 그렇다. 올해로 24회를 맞은 ‘국제방송영상마켓’에서도 그 열기를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선업튀’를 제작한 CJ ENM의 김도현 해외콘텐츠사업팀장과 제작사 본팩토리의 박순태PD 그리고 해외 유통 중 일부를 담당한 글로벌 OTT 라쿠텐 비키의 손정욱 팀장 등 지금의 ‘선업튀’를 만든 주역들이 그 원인을 네 가지로 요약했다.
이들은 28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국제방송영상마켓의 두 번째 날 ‘트렌드 세션’을 통해 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김도현 팀장은 ‘선업튀’의 해외 인기에 대해 “라쿠텐 비키의 경우에는 주요 5대륙의 거점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일본의 파트너 ‘유넥스트’라는 플랫폼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선업튀’와 함께 ‘유넥스트’의 새로운 가입자 수도 늘어나 ‘선재 업고 유넥스트 튀어’라는 신조어가 나올 정도였다”고 밝혔다.
이어 “대만에서도 아이치이 플랫폼에서, 동남아에서도 VIU라는 플랫폼을 통해 1위를 차지하는 등 전 세계 133개국에서 정상에 올랐다”고 상황을 전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의 진행으로 이어진 이날 세션에서는 ‘선업튀’의 인기에 대한 다각적인 분석이 이어졌다. 정덕현 평론가는 “우선 시스템화된 부분 ‘콘텐츠 제작역량’을 첫 번째로 들고 싶다. 이제 우리나라 드라마들이 거대 스튜디오 시스템을 통해 체계적으로 만들어지기 시작했다”고 짚었다.
그리고 ‘전략적인 공개’를 꼽았다. 정 평론가는 “콘텐츠도 중요하지만 이를 얼마나 해외에 효과적으로 알리느냐도 중요하다. 이제는 TV나 OTT 한 군데가 아닌 ‘멀티 플랫폼’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면서 “웹툰이나 웹소설 등 ‘원작 콘텐츠’가 얼마나 좋은지 그리고 드라마의 팬덤을 결집시키는 ‘디지털 마케팅’의 요소 역시 ‘선업튀’ 성공의 원동력”이라고 꼽았다.
박PD는 특히 ‘팬덤’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선업튀’의 경우에는 K팝 스타의 성장사를 다루면서 실제 극 중 아티스트가 실제 팬덤을 갖게 되는 이례적인 상황을 만들었다”면서 “원작을 통해 생겨난 팬덤의 요구를 잘 맞추면서, 새롭게 생겨나는 팬덤을 잘 관리하는 부분도 중요해졌다. 특히 기존의 방식과 달리 새로운 작가나 배우, 형식과 소재를 넣어 로맨틱 코미디로 잘 빚어냈다는 점이 잘 맞아떨어졌다”고 강조했다.
김도현 팀장은 “여러 요소가 있겠지만, 결국 좋은 이야기가 핵심인 것 같다. ‘선업튀’의 경우는 글로벌 시청자가 원하는 비현실적인 부분, 이를테면 키 크고 멋진 남자 주인공이 지고지순한 사랑을 하고 그중의 한 명은 양보하는 상황 등이 시청자들이 원하는 부분이었다”며 “앞으로 이러한 성공사례가 많이 나오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2024 국제방송영상마켓은 오는 29일까지 서울 코엑스 C홀 전시장과 4층 컨퍼런스홀 등에서 방송과 영상 분야의 새로운 흐름을 짚는 행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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